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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투데이] 주민이 지방정부 예산 편성과정에 참여하는 것이 법으로 제도화된 것이 2011년부터이니 10년째로 접어들었다. 2005년에 주민 참여 절차를 마련해 시행할 수 있다는 권고 차원의 조항이 만들어졌다가 의무화되고 제도로 명시되기에 이른 것이다. 주민 참여 방법도 더욱 넓혀서 새 시행령에 추가할 계획인 것으로 안다.이런 제도가 없던 시절에도 반상회나 간담회, 현장방문, 모니터 등으로 주민들의 건의사항을 듣는 시책이 지역마다 추진됐지만 사실 의무적이라기보다는 정책의지에 달린 것이었다. 주민 건의사항을 예산 사업과 비예산 사업으
칼럼
인천투데이
2020.02.24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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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투데이] 작년 이맘때 이 지면에 ‘지자체도 노동정책이 필요하다’는 제목의 칼럼을 썼다. 서울, 경기를 필두로 지자체에 만들어지고 있는 노동정책이 이제 인천에서도 시작돼야한다는 취지의 글이었다. 그 선결조건으로 관련 사업의 근거를 마련하는 조례 제정, 전담부서 신설 등 행정체계 구축, 정책 수립 세 가지를 제안했다.그 후로 1년이 지났으니, 인천시 노동정책이 얼마나 진척됐는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우선 노동정책 시행의 근거가 되는 ‘인천시 근로자 권리 보호 및 증진을 위한 조례’가 지난해 6월에 제정됐다. 조례에는 노동자 권리
칼럼
인천투데이
2020.02.17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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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투데이] 얼마 전 학교에서 집단따돌림을 당한 아이가 몇 명으로부터 일명 ‘의자 빼기’를 당해 상해를 입고 밟히고 맞고 모욕당했다고 언론이 보도한 사건에서, 피해학생을 때렸다는 학생의 변호를 맡은 적이 있다.학교폭력 피해학생의 보호자는 학교에 신고할 수 있고, 해당 사건이 형사처벌이 될 수 있는 사항이라면 경찰에 고소할 수도 있다. 이로 인한 손해가 있다면 법원에 ‘민사 소송’도 제기할 수 있다.위 사건은, 피해학생의 보호자가 학교에 신고하고 경찰에도 고소한 상황이었다. 사건을 조사한 경찰은 의자를 뺀 아이와 머리로 피해학생의
칼럼
인천투데이
2020.02.10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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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투데이] 바야흐로 평화통일 교육을 하는 시대다. 교육부는 법정 통일교육주간을 지정해 운영한다. 인천시 포함 광역자치단체 11개는 ‘평화통일 교육 활성화 조례’를 만들어 평화통일 교육과 남북 교육 교류를 추진하고 있다.그런데 그 일에 누구보다 앞장서온 인천지역 교사 네 명이 얼마 전 교단에서 쫓겨났다. 양심과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국가보안법의 칼날이 통일과 남북 교육 교류에 힘써온 교사들의 목을 겨눈 탓이다.학생들과 작별인사 한 마디 건네지 못했다. 방학 중 학교를 떠나야하는 교사들과 영문을 모른 채 개학을 맞이할 학생들에게
칼럼
인천투데이
2020.02.03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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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투데이] 2019년 한 해 동안 국회는 바람 잘 날이 없었다. 패스트트랙 법안을 둘러싼 동물국회, 조국정국 등, 연일 뉴스에서는 국회에서 벌어지는 사건사고 소식이 끊이질 않았다. 그랬던 20대 국회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가고 있다. 90여일 앞으로 다가온 21대 국회의원 선거는 이전 선거들과 많은 면에서 달라졌다. 준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시행되며, 만18세까지 투표권이 주어졌다. 21대 국회는 다양성을 좀 더 담을 수 있고 전보다 나은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하게 된다.그러나 최근 만18세 투표권 관련 주
칼럼
인천투데이
2020.01.20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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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투데이] 2020년 새해가 밝았다. 지난 연말 은 올해의 사자성어로 ‘한 몸에 두 개의 머리를 가진 새’를 의미하는 ‘공명지조(共命之鳥)’를 뽑았다. 시샘이 많았던 한 머리가 다른 쪽의 먹이에 독약을 넣었고, 한 몸을 가지고 있었던 두 머리 모두 죽고 말았다는 이야기를 가진 성어다. 그런데 이 화두는 그리 새삼스러운 것도 아니다. 지난 우리의 근대사에서 ‘공명지조’ 현상은 너무나도 많았기 때문이다.‘먼 옛날 이 연못엔 예쁜 붕어 두 마리 / 살고 있었다고 전해지지요. / 깊은 산 작은 연못 // 어느 맑은 여름날 연
칼럼
인천투데이
2020.01.06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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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투데이] 12월 25일, 고용노동부가 ‘2018년 전국 노동조합 조직 현황’을 발표했다.발표 내용에서 특징적인 점은 두 가지다. 하나는 민주노총이 조합원 약 97만 명으로 제1노총으로서 지위를 확보했다는 것이다. 이번 통계에는 현재 법외노조 상태인 전교조와 법적으로 노동자성을 인정받지 못해 노조설립증을 교부받지 못하고 있는 특수고용노동자들이 제외됐기 때문에 두 노총 간 실질적 격차는 더 클 것으로 보인다.두 번째는 전체 노조 조직률이 11.8%로 전년도에 비해 1.1% 상승했다는 것이다. 한국의 노조 조직률 실상을 고려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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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투데이
2019.12.30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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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투데이] 한국 사회에서 주거권은 살(Stay)권리가 아니라 살(Buy)권리인 것처럼 보인다. 부동산 불패신화에 돈 없는 사람도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집을 마련하지만, 월 수백만 원을 갚아야하는 하우스푸어가 되고 직장에서 잘리지 않을까 걱정하며 살아간다. 부자들은 부동산 투기로 자산을 증식한다. 이러한 투기세력의 활보는 높은 집값을 형성하고, 높은 집값은 서민 주거환경을 떨어뜨린다. 살(buy)권리는 절대적으로 보장받지만, 살(stay)권리는 경제적 수준에 따라 다르게 보장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진다. 이러한 현실은 방 쪼개기가
칼럼
인천투데이
2019.12.23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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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투데이] 얼마 전 A학교를 방문했을 때다. 그 학교에 정년이 1년 반 남은 선생님이 계셨다.그 선생님은 5년 만기가 돼 학교를 옮길 때가 됐지만, 옮긴 학교에 적응하는 게 쉽지 않고 남은 정년도 얼마 되지 않기에 ‘인천시 교육공무원 인사 관리 기준’에 따라 전보 유예를 요청했다. 그러나 학교장은 교원인사자문위원회도 열지 않은 채 그 선생님의 요청을 단칼에 거절했다.이런 일도 있었다. B학교에서 수학과 정원이 감축돼 한 명이 만기를 채우지 못하고 ‘TO감’으로 떠나야했다. 이런 경우에는 가장 오래 근무한 사람이 떠난다. 그런데
칼럼
인천투데이
2019.12.16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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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투데이] 국회가 또 멈췄다. 아무리 20대 국회가 엉망이라지만 이번마저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 이번에도 넘지 말아야할 ‘선’을 넘어버린 장본인은 자유한국당이다. 그들은 결국 대한민국의 어린이, 청소년, 청년, 여성, 소상공인, 재해민을 향해 비수를 꽂았다. 자유한국당이 필리버스터를 신청한 법안 199개의 면면을 살펴보면, 청년기본법을 비롯해 당사자들의 땀과 눈물이 섞인 법안들로 가득하다.단적으로 청년기본법은 20대 국회 1호 법안으로, 그것도 무려 지금 사태의 원흉인 자유한국당의 신보라 의원이 20대 국회가 개원하자마자 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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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투데이
2019.12.09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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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투데이] 2018년 12월 10일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홀로 일하던 김용균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 설레던 연말에 발생한 안타까운 사고 소식에 놀랐던 기억이 난다. 벌써 1주기가 다가온다.그사이 산업안전보건법 전부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고, 청년들이 안전하지 못한 일터에서 일하다가 죽거나 다치고 있다는 것을 많은 사람이 알게 되었다.안전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약속이 이어지면서 ‘고(故) 김용균 사망사고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석탄화력발전소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는 715쪽의 진상조사 결과 보고서를 발표했다. 하지만 위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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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투데이
2019.12.02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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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투데이] 수능한파를 기점으로 모처럼 찬바람 속에 눈발이 날린 걸 두고 첫눈이다 아니다, 가벼운 실랑이를 벌이는 속에 어느새 겨울이다. 크고 작은 행사에서도 얼마 남지 않은 한해 잘 마무리하시라는 인사말이 어색하지 않은 때다. 지나온 한해를 짚어보고 곧 다가올 새해를 가늠해야할 시기다.지방자치단체를 비롯한 기관마다 내년도 사업과 이에 따른 예산을 세우느라 분주한 때이기도 하다. 분야별로 지속해야할 사업과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느라 머리를 맞대기도 하고, 사업 수행에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며 눈치싸움에 기싸움을 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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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투데이
2019.11.25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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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투데이] 문재인 정부 들어서 민주노총이나 시민사회단체들이 외치는 주장에는 ‘제대로 된’이라는 수식어가 자주 붙는다. 문재인 정부가 촛불항쟁으로 제기된 수많은 사회개혁 과제 중 일부를 선거공약으로 내걸거나 정책으로 입안했지만 온전히 시행된 것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노동정책 영역에서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정책이 대표적이다. 정규직 전환 법원 판결을 수차례 받고도 여전히 노동자들이 투쟁을 하고 있는 톨게이트 사례만 보아도 그 실상을 알 수 있다. 직접고용이 아닌 자회사 설립,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경쟁채용을 도입해 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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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투데이
2019.11.18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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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투데이] 이주인권활동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일이다. 미등록으로 체류하던 한 가족이 단속됐다는 얘기를 듣고 출입국외국인청을 찾아갔다. 출입국외국인청 내 단기보호소에 구금된 상태였다. 이들은 본국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했고, 다만 어린 아이가 보호소에 구금돼있는 것은 적절하지 않으니 살던 집을 정리할 때까지 ‘보호일시해제’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더군다나 부인은 임신 초기였다.당시 출입국외국인청 관계자들이 한 말들이 잊히지 않는다. “요즘 보호소 내 ‘가족실’이 얼마나 잘 돼있는지 아느냐”는 거였다. “직원들이 애써 잡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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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투데이
2019.11.11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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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투데이] 지금부터 20년 전이다. 그 당시 나는 20대 새내기 교사로 인천의 한 여고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그날은 학교축제가 열려 뭔가 특별한 날이었지만, 학교의 시작은 여느 때와 다름없었다. 교문에는 학생부장 선생님과 학생부 선생님들이 사찰 문 앞을 지키는 사천왕상 같은 험상궂은 얼굴로 학생들의 치마 길이, 머리 길이, 신발 색깔, 명찰 착용 여부, 손톱 검사 등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그래도 축제인지라 오전 전시는 흥성스러웠고, 그 분위기는 오후 공연으로 이어져 아침 교문 풍경은 모두 사라졌다. 마지막 공연이 끝났을 때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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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투데이
2019.11.04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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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일, 일본의 수출규제 사태 이후 한국 시민사회가 자발적으로 벌인 ‘NO아베,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100일을 넘어섰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관련 융단폭격에 가까운 언론보도가 쏟아질 동안에도 불매운동의 물결은 조용하지만 멈추지 않은 채 요동쳤다.지난 9월, 일본이 우리나라를 상대로 한 교역량은 작년 대비 수출이 15.9% 줄었고, 무역수지흑자도 25.9% 감소했다. 8월보다 감소폭이 더 커지면서 불매운동이 일본의 예상대로 반짝하고 마는 것이 아니라, 장기화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그밖에도 닛산ㆍ도요타ㆍ렉서스 등 일본차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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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투데이
2019.10.28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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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투데이] 조국 법무부 장관이 취임 35일 만에 사퇴했다. 몇 달 동안 ‘조국 사퇴’와 ‘조국 수호’, ‘검찰 개혁’이라는 구호와 함께 ‘청년’이라는 단어가 언론과 정치권을 장악했다. 하지만 내 주변 청년들은 ‘다시 켜진 촛불’에 반응하지 않았다.“그들만의 리그다.” “나와 관계없는 이야기다.” “가진 사람들이 더 높은 곳으로 가기 위한 공정성 싸움이 아니냐.” 오히려 더 큰 냉소와 무기력이 느껴졌다.최근 보도로 2018년 사망한 청년 배달노동자의 사례를 접했다. 면허가 없었음에도 알바 현장에서 배달 업무를 지시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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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투데이
2019.10.21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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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투데이] 10월 9일 한글날. 한글날은 한글이라는 문자가 만들어진 것을 기념하는 날인 동시에 그 문자의 창제자인 세종대왕의 업적을 기리는 날이기도 하다. 문자를 읽을 수 있는 대한민국 국민 비율이 99%. 현재 한국의 문맹률은 제로에 가깝다. 그것이 반나절만 공부해도 읽고 쓸 수 있는 문자를 만든 세종대왕의 공이라는 것을 거의 모든 사람이 공감할 것이다.하지만 문해력의 문제로 가면 조금 달라진다. 2002년 발표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조사 결과에서 한국인의 실질 문해율은 22개 나라 중 20위였고, 2014년 조사 결과도
칼럼
인천투데이
2019.10.14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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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투데이] 인천 지역경제에서 한국지엠이 차지하는 비중이 어림잡아 25% 안팎이다. 수출과 고용 등 여러 면에서 그러하다. 한국지엠이 재채기를 하면 지역 경제주체 전반이 바짝 긴장해야하는 형국이다. 이런 한국지엠에 지난해 파란만장한 일이 많았다. 설날 직후 시작한 군산공장폐쇄 통보를 시작으로 글로벌 GM 차원에서 부도 협박까지 해가며 한국정부에 요구한 공적자금 지원은 8월 즈음 8100억 원 지원으로 마무리됐다. 그런데 합의서(합의서에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는 한국정부와 한국지엠 외에는 아무도 모른다)에 잉크도 마르기 전에 한국지엠
칼럼
인천투데이
2019.10.07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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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투데이] 추석에 시골에 내려갔다. 친척들이 모여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주된 화제가 조국 장관 임명이었다. 대화 도중 친척 한 분이 ‘학종(학생부종합)은 금수저 전형이야. 학종 없애고 옛날처럼 수능으로 애들을 뽑아야 돼’라고 말하셨다. 그리고 그분은 다시 “나는 우리 애들을 농어촌 전형으로 대학에 보낼 거야. 여기 ○○고가 작년에 농어촌 전형으로 서울에 있는 ○○대 갔대”라고 말하시는 거였다. 가만히 이야기를 듣던 나는 “학종 없어지면 농어촌 전형도 없어지는 거예요. 그리고 농어촌 전형 같은 학종 없어지면 강남 대치동 학
칼럼
인천투데이
2019.09.23 1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