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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투데이 심혜진 시민기자] 빨래를 남편이 전담한 지 1년 조금 넘었다. 결혼 초부터 집안일을 나 몰라라 하는 남편 때문에 많이 다퉜다. 게으름이 문제인가, 무관심이 문제인가, 고민했다. 6년이 지나서야 알았다. 자기 일이란 생각이 아예 없는 게 문제라는 걸. 나는 무수한 집안일 가운에 가장 티 나는 몇 가지를 남편에게 통째로 맡기기로 했다. 청소기 돌리기, 빨래, 쓰레기 분리수거다. 처음 남편은 “그럼 넌 뭘 하려고” 하는 반응이었다. 그 외의 모든 일을 내가 한다고 답했다. 남편은 잠시 화장실과 현관, 고양이 화장실, 냉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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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혜진 시민기자
2020.02.10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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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투데이 심혜진 시민기자] 최근 유명 남성 연예인의 핸드폰이 해킹돼 문자메시지가 언론에 공개됐다. 나는 지인이 페이스북에 올린 기사 링크로 이 사건을 접했다. 누군가와 주고받은 그 문자메시지에는 여성을 흥밋거리나 성적 대상으로 바라보는 내용으로 가득했다.아무리 사적인 대화라 해도, 대중들 특히 여성의 인기와 신뢰에 기대어 활동해온 남성 연예인을 통해 여혐과 강간문화를 새삼 마주하게 되니 아주 불쾌했다. 지인의 페이스북에도 난리가 났다. 대부분 ‘화나요’를 눌렀고 ‘역겹다’는 내용의 댓글을 달았다. 그 사이에서 눈에 띈 문장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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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혜진 시민기자
2020.02.03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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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투데이 심혜진 시민기자] 2년 전 이맘때, 호스피스 병동이란 곳에 처음 가보았다. 후배가 결국 병실을 그리로 옮겼다는 말을 듣고 찾아간 터였다. 이제 막 마흔이 된 그의 몸에는 암세포가 너무 많이 퍼져 있었다.항암치료가 잘되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직후, 그러니까 아직은 완치의 희망이 조금은 남아 있었을 때 나는 막연히 그의 이야기를 듣고 기록하고 싶었다. ‘젊은’ 시기에 큰 질병이나 사고를 겪게 되면 ‘왜 하필 나한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는 이야길 들었다. 삼십 대 후반 나이에 암이 찾아오리라곤 그 역시 예상치 못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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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혜진 시민기자
2020.01.20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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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투데이 심혜진 시민기자] 2019년 마지막 금요일 밤. 열대여섯 명이 부평의 한 작은도서관에 모였다. ‘봄눈별’이라는 뮤지션의 연주회가 열린다기에 며칠 전부터 이날을 기다렸다. 연주회에 앞서 봄눈별이 직접 음식을 만들어준다고 했다. 7시 저녁식사, 8시 연주회, 참가비 1만 원. 이보다 더 완벽할 순 없었다.저녁식사 준비를 함께 할 사람은 미리 와도 좋다고 했다. 30분 전에 갔더니 긴 탁자에 손질한 채소들이 올려와 있고 커다란 솥에선 무언가 끓고 있었다. 봄눈별은 도서관 안쪽 공간에서 리허설을 하는 모양이었다. 익숙하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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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혜진 시민기자
2020.01.13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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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투데이 심혜진 기자] 2020년이라니! 내 연식이 오래돼서 그런가, 숫자에서 미래적 느낌이 확 풍긴다. 그런데 내 일상은 ‘미래’를 상상하던 어릴 때와 별반 다른 것 같지 않다. 외출할 때 타고 다니는 버스와 택시도 그대로이고 심지어 우리 집 앞엔 1980년에 지은 아파트가 여전히 건재하고 있다. 아무리 봐도 최첨단 미래도시와는 거리가 멀다. 대신 ‘미래’는 전혀 예상치 못한 모습으로 내 곁에 와있다. 바로 ‘인공지능’이다.2016년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이 바둑으로 승부를 겨룰 때만 해도 사람들은 설마 하는 마음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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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혜진 시민기자
2020.01.06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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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투데이 심혜진 시민기자] 크리스마스 이브 저녁, 남편과 동태탕을 먹었다. 다음날이라고 특별한 일정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언제부턴가 크리스마스가 아무렇지 않게 지나간다. 딱히 서운하거나 아쉽지도 않다. 아이나 애인이 없어서일 수도 있고, 어쩌면 이날을 특별하게 보내는 데 그동안 너무 많은 열정을 써버려서 이젠 뭘 해도 시큰둥한 건지도 모른다. 이른바 크리스마스 권태.어렸을 때 부모님은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방 안에 색색의 전구와 반짝거리는 솔을 달았다. 어느 해엔가 마당의 사철나무를 잘라 트리도 만들었다. 크리스마스 당일엔 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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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혜진 시민기자
2019.12.30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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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투데이 심혜진 시민기자] 엄마와 경기도 가평 동생네 다녀오는 길, 버스에서 내린 엄마가 허리를 못 편다. 불편한 의자에 세 시간가량 앉아 있어 순간적으로 뻐근한 줄만 알았다. 그런데 집으로 오는 내내 몇 걸음 못 걷고 가다 서다 반복했다.“엄마, 허리 아픈가 봐!” “아냐, 허리는 안 아프고 허벅지랑 종아리가 아프네. 송곳으로 쿡쿡 쑤시는 것 같아.” 2주 전부터 이런 증상이 조금씩 생겼다고 한다. 다음 날에도 증상이 가라앉지 않았다. 별수 없이 함께 병원에 갔다. 병명은 좌골신경통. 의자에 잘못된 자세로 오래 앉아 생긴 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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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혜진 시민기자
2019.12.23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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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투데이 심혜진 시민기자] 중ㆍ고등학교 때부터 철학은 내게 제일 어려운 과목이었다. 세상에 ‘이과 머리’ ‘문과 머리’가 정말 있다면, 나는 이과 쪽이고 실제로 이과를 택했다. 수업시간에 배운 소크라테스ㆍ칸트ㆍ공자ㆍ맹자ㆍ루소 등, 이들의 사상과 이론은 도무지 외워지지가 않았다. 학자마다 서로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이론을 만들어 설파했다는데, 내겐 그 말이 그 말 같았다.수학은 어렵긴 해도 공식이 있고, 수식을 잘 풀면 똑 떨어지는 답도 나온다. 그런데 철학의 사상들은 하나하나 외우지 않고는, 어렵게 외우더라도 의미를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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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혜진 시민기자
2019.12.23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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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투데이 심혜진 시민기자] 3년 전, 나를 따라온 길고양이에게 멸치를 한 번 삶아서 준 뒤로 멸치육수를 낼 때마다 그 고양이가 생각났다. 그땐 고양이를 무서워할 때라 물 먹을 곳을 찾기 어려운 길냥이에게 짠 마른멸치를 주면 안 좋다는 정도만 겨우 알았다. 한동안 육수에서 건진 멸치를 냉동실에 모아두기도 했다. 고양이에게 줄 만한 상황이 생기면 줘야지 싶었다.하지만 그런 기회는 저절로 오지 않았다. 고양이가 다니는 길목에 내놓았다면 좋았겠지만, 고양이를 동네에서 쫓아내고 싶어 눈에 쌍심지를 켜고 있는 이웃들에게 찍히는 게 두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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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혜진 시민기자
2019.12.16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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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투데이 심혜진 시민기자] 커피를 마시면 잠을 못 자고 심장이 두근대는 탓에 커피를 거의 먹지 않는다. 밤늦게까지 일을 해야하거나, 아침부터 비가 내려 기분이 축 처지는 날엔 간혹 점심 무렵에 커피를 마시곤 한다. 커피의 카페인은 사람 몸 안에서 평균 서너 시간 머물다 밖으로 빠져나간다지만 유독 내 몸에선 오래 머무는 것 같다. 오후 늦은 시간에 커피를 마셨다간 새벽 서너 시까지 잠을 이루지 못해 몸을 뒤척이기 일쑤다. 사실 카페인은 사람마다 영향을 미치는 정도인 민감도가 달라서 카페인의 효과는 여전히 연구 중이다. 일단은 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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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혜진 시민기자
2019.12.09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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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투데이 심혜진 시민기자] 연말에 일이 잔뜩 몰렸다. 일상 해오던 글쓰기에 추가로 관공서와 계약한 원고를 마감하고, 글쓰기 강의를 마친 후 결과보고서를 작성해야한다. 때가 되면 어김없이 배가 고프다. 간단하게라도 밥을 먹고 다시 책상으로 돌아오기를 며칠. 그 사이 싱크볼에 그릇이 수북이 쌓였다. 그래도 내심 믿는 구석이 있다. 대부분 기름이나 양념이 묻지 않아 세제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니 그릇 개수는 많아도 맘만 먹으면 금세 끝낼 수 있다. 세제가 필요한 그릇들은 싱크대 위에 따로 챙겨뒀다.큰 건 하나를 마감한 날 아침, 미뤄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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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혜진 시민기자
2019.12.09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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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투데이 조연주 기자] 심혜진 작가의 책 ‘인생은 단짠단짠’ 북토크가 10일 오후 7시 부평구 연꽃빌라에서 열린다. ‘인생은 단짠단짠’은 심혜진 작가가 에 매주 연재했던 ‘심혜진의 사연이 있는 요리이야기’를 묶어 출간한 책이다. ‘인생은 단짠단짠’은 일상에서 만나는 달큼한 순간들과 눈물을 삼키는 짜디짠 사연들, 밥은 먹었느냐 안부를 묻고 싶은 사람들에 대한 추억을 담고 있다.심혜진 작가는 에서 기자로 활동했으며, 현재는 시민기자로 ‘사연이 있는 요리이야기’, ‘사소한 과학이야기’, ‘무지개책방’ 매주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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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연주 기자
2019.12.03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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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투데이 심혜진 시민기자] 엄마가 내 앞에 뭔가를 주섬주섬 꺼내놓았다. 에펠탑 모형과 감자 닦는 솔, 초콜릿 한 갑이었다. 칠순맞이 자축 선물로 유럽을 다녀오겠다는 엄마에게, 정말 아무것도 사 오지 마시라 신신당부했다. 사실, 흥미로운 볼거리 먹거리로 가득한 여행지에선 함께 오지 못한 누군가가 떠오르기 마련이고, 그를 위해 지갑을 열지 않기란 참 어려운 일이다. 아무리 여러 번 강조해 말해도 뭔가를 사 오시겠거니 예상은 했다. 다행히 엄마는 여행지에서 ‘호갱님’이 되지는 않은 듯하다. 주는 재미, 받는 기쁨을 공평히 나눌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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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혜진 시민기자
2019.12.0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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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투데이 심혜진 시민기자] “이 사진 멋지지 않아?” 엄마가 보여준 핸드폰 화면에는 독일 쾰른 대성당 앞에서 분홍색 바지를 입고 선 엄마 모습이 담겨 있었다. 엄마는 지난달 칠순 기념으로 유럽여행을 다녀왔다. 이때껏 해외라고 가본 곳은 일본뿐이라 엄마는 여행에 기대가 컸다. “유럽은 잘 사는 나라라서 그런가, 건물들을 다 돌로 만들었더라고. 몇 백년 된 건물인데도 그렇더라.” 거리에도 보도블록 대신 네모난 돌을 잘라서 깔아놓았더라면서, 그런 게 참 좋아 보이더라고 했다. 누구든 낯선 장소에 가면 살던 곳과 다른 점이 먼저 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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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혜진 시민기자
2019.11.25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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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투데이 심혜진 시민기자] 올해도 엄마는 어김없이 내게 전화를 했다. 김장 한 통 가져가라고. 나는 여느 때처럼 답한다. 딱 한 포기만 가져오겠다고. 고된 김장문화를 이어가는 데 손 하나, 입 하나 보태기 싫은 내 고집과 그래도 나눠 먹고 싶은 엄마의 욕구를 존중하려는 마음 사이에서 나름 타협점을 찾은 것이다.한참 전에 성장기가 끝난 것도 모자라 갈수록 통통해지는 나를 엄마는 언제나 더 먹이고 싶어 애를 끓인다. 일고여덟 살 때부터 식구들 밥을 차려온 엄마에게 누군가의 끼니를 염려하는 건 어쩌면 반사신경처럼 자동으로 일어나는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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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혜진 시민기자
2019.11.25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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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투데이 심혜진 시민기자] 뜨끈한 쌀국수 한 그릇을 순식간에 국물까지 다 마셨다. 몸이 노곤하다. 30분 전, 근처 오래된 가게 사장님 인터뷰를 마친 터였다.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에도 가게 안은 난방이 전혀 되지 않았다. 인터뷰가 끝나자마자 추위에 뻣뻣하게 굳은 뼈에서 우둑우둑하는 소릴 들으며 쌀국수집으로 들어왔다. 이 날씨에 가을 청바지를 입은 건 실수였지만 근처 맛집을 미리 검색해둔 건 정말 잘한 일이었다.역시 추위엔 뜨거운 국물이 최고다. 추위도 싹 가셨겠다, 배도 부르겠다, 인터뷰도 잘 마쳤겠다, 한결 기분이 나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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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혜진 시민기자
2019.11.18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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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투데이 심혜진 시민기자] 이달 말 책 출간을 목표로 요즘 출판사와 한창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원고를 교정하고 있다. 지난 여름, 본지에 연재 중인 요리에세이를 묶어 책으로 낸 터라 이번이 두 번째다. 하지만 내겐 새로 나올 책이 ‘진정한 첫 책’이란 생각을 한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바로 ‘사소한 과학이야기’를 묶은 책이기 때문이다. 우연히 시작한 과학에세이가 나를 글 쓰는 삶으로 이끌었으니 내겐 각별할 수밖에 없다.이 지면에 글을 써온 것이 햇수로 9년째, 내년이면 10년이 된다. 4년 전 ‘100회’를 자축하며 쓴 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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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혜진 시민기자
2019.11.11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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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투데이 심혜진 시민기자] 엄마는 언니를 임신했을 때 신 과일이 먹고 싶었다고 한다. 다행히 주위에 석류가 많았다. 내 남동생 때는 매운 게 그렇게 당겨서 주인집 밭에 있는 빨간 고추를 매운 줄도 모르고 따 먹었다고 한다. 문제는 나였다.“너를 임신했을 땐 고기가 먹고 싶더라고. 늬 외삼촌이 딱 한 번 고기를 한 근인가 사 왔는데, 식구들이 많아서 먹고 싶은 만큼 먹질 못했어. 그때 못 먹어서 지금도 고기를 좋아하나 봐.”그냥 고기를 좋아한다고 말해도 될 것을, 엄마는 굳이 내 임신에서 원인을 찾는다. 사실 엄마는 나를 임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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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혜진 시민기자
2019.11.11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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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투데이 심혜진 시민기자] 써야할 글이 많던 날, 배는 고픈데 싱크대엔 전날부터 쌓아놓은 설거지거리가 가득하고, 밥솥은 텅 비어있고, 냉장고엔 김치통만 가득했다. 그래도 낙담하거나 한숨을 쉴 필요는 없다. 내겐 알라딘의 요술램프 지니처럼 소원을 말하면 들어주는 핸드폰이 있으니까. 물론 주머니 사정에 따라 소원의 규모가 달라진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긴 하지만.나는 배달 앱에서 ‘중국집’을 누르고 볶음밥을 ‘장바구니’에 담았다. 1만 원어치 이상 주문해야 배달이 가능하다는 안내문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탕수육도 제일 작은 것으로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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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혜진 시민기자
2019.11.04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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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투데이 심혜진 시민기자] 중학교 때부터 20대 중반까지, 날마다 같은 번호의 버스를 타고 다녔다. 지금 내가 사는 곳도 처음 인천에 와 살던 동네에서 고작 네 정거장 떨어져 있을 뿐이다. 그러니 요즘도 외출할 때면 종종 그 버스를 탄다. 그때나 지금이나 버스 안에서 바라보는 거리 풍경은 그리 달라진 것 같지 않다. 거리가 조금씩 변해가는 모습을 늘 지켜봐왔기 때문이리라.며칠 전 외출했다가 돌아오는 길에 가을볕이 좋아 버스 타기가 싫었다. 집까진 걸어서 한 시간 남짓 거리. 버스 안에서 수도 없이 바라보던 길을 걷는 건 처음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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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혜진 시민기자
2019.10.28 1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