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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글을 읽는 당신이 어떤 맛을 좋아하는지 맞힐 수 있다. 스토커냐고? 물론 그건 아니다. 인간이 느낄 수 있는 맛의 종류는 단맛ㆍ짠맛ㆍ신맛ㆍ쓴맛 이렇게 네 가지밖에 되지 않는다. 그냥 찍어도 맞힐 확률이 25%나 된다. 최근엔 감칠맛과 지방맛이 추가됐다. 그래도 상관없다. 다른 맛들은 맛의 농도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쾌감이 불쾌감으로 바뀐다. 유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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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혜진 시민기자
2014.04.24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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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 같아서 글쓰기 뭣하지만 어쩔 수 없다. 지금 머릿속이 온통 이 생각으로 가득 차 있어서 다른 무엇을 쓰더라도 결국엔 이 이야기가 나올 것 같다.드디어 내게도 피아노가 생겼다. 요즘 세상에 피아노가 그리 귀한 물건도 아니고, 피아노 레슨에 질력이 난 이라면 피아노 얘기에 미리부터 고개를 가로저을 수 있겠지만, 내게는 피아노만큼 각별한 악기도 없다. 어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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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혜진 시민기자
2014.04.10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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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누군가 내게 무엇을 할 때 가장 행복하냐고 묻는다면, 주저함 없이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라고 대답할 것이다. 현재로선 이보다 더 간절한 대답이 없다.결혼한 지 두 달 만에 덜컥 아기가 생겼다. 유난하다 싶을 만큼 피곤이 쏟아지더니 검사 결과 임신이었다. 임신 6주 쯤 되자 슬슬 입덧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속이 미식미식 매스껍고 두통도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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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혜진 시민기자
2014.04.03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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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송한 목련 꽃봉오리가 돋아난 걸 보니 이제야 찬 계절이 물러간 것 같다. 벌써부터 남쪽에선 꽃소식이 들려온다. 마음이 단단하지 못한 탓인지, 내 기분은 날씨에 따라 곧잘 달라지는데, 이런 내게 봄은 그 어떤 보약보다 막강한 힘을 발휘한다.따뜻한 햇볕을 쪼이는 것만으로도 겨울 동안 몸 구석구석에 쌓인 차갑고 어두운 기운이 순식간에 사라지는 느낌이 들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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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혜진 시민기자
2014.03.27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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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일 집에 있는 날, 입이 심심한데 뭔가 해먹기는 귀찮을 때가 있다. 이럴 때 내 손은 라면으로 향한다. 라면을 잘게 부수어 전자레인지에서 1분 30초 정도 구우면 아주 바삭하고 고소한 간식이 된다. 여기에 스프를 살짝 더하면 금상첨화! 단언컨대, 생 라면과 감히 비교할 수 없는 맛의 신세계다.단,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바삭하게 구우려는 욕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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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혜진 시민기자
2014.03.13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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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가을, 나는 금강산에 있었다. 현대아산에서 마련한 2박3일 일정의 짧은 여행이었다. 용 아홉 마리가 산다는 구룡연과 구룡폭포, ‘선녀와 나무꾼’ 이야기의 배경이 된 상팔담, 그리고 ‘금강산 관광의 꽃’이랄 수 있는 만물상 산행을 했다. 수직으로 쩍쩍 갈라진 절벽들과 셀 수 없이 솟은 봉우리가 병풍처럼 펼쳐진,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하는 광경에 입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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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혜진 시민기자
2014.03.06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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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집 앞 편의점은 물론 거리 곳곳에서 ‘이 때’가 왔음을 요란하게 알린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초콜릿을 선물한다는 날, 밸런타인데이가 코앞이다. 당최 외우기도 힘든 ‘○○데이’가 달마다 있다는데, 밸런타인데이는 그 모든 ‘데이’의 원조 격이다.그래서일까. 유난히 소란스럽다. 빤한 상술이란 생각에 괘씸하기도 하지만, 참 우습게도, 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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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혜진 시민기자
2014.02.13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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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초, 천수만에 다녀왔다. 철새를 보기 위해서다. 텔레비전에서 가창오리 떼가 군무를 추는 장면을 볼 때마다 가슴이 뛰었다. 저 군무를 언젠가는 가까이에서 보리라. 그 꿈을 이루는 순간을 기대하며 천수만으로 향했다.결론부터 말하면, 기대했던 군무는 보지 못했다. 정보 수집을 덜 한 탓이다. 가창오리는 지난해 11월 러시아에서 날아와 천수만을 들르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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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혜진 시민기자
2014.01.28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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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말(馬)의 해가 밝았다’ 앞 문장은 과연 맞는 말(言)일까? 연말, 연초에 많이 오가는 이야기 가운데 유독 귀에 거슬리는 말이 있다. 해가 바뀌면 마치 띠도 바뀌는 것처럼 착각하게 하는 말들이다. 정확히 말하면, 띠는 2014년이 아니라 음력설이 되어야 바뀐다.시간을 열두 단위로 나눠 각각에 이름을 붙인 것을 십이지(十二支)라고 한다. ‘자(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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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혜진 시민기자
2014.01.23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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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 앞에 무심히 앉아 있다 어느 한 곳에 눈길이 멈췄다. 그곳에 이 책이 있었다. 세상에서 가장 짧은 문학으로 불리는 일본 운문 ‘하이쿠’ 모음집이다. 하이쿠는 단 한 문장으로 글을 끝낸다. 제목도 없다. 예를 들면 이렇다.‘내 집은 너무 작아 내 집에 사는 벼룩들도 식구수를 줄이네’ ‘사람들이 다가오면 개구리로 변하거라, 물속의 참외야’(이싸) ‘목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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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혜진 시민기자
2014.01.09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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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해가 지났지만 아직도 마음에 남아 있는 드라마가 있다. 김홍도와 신윤복의 이야기를 담은 ‘바람의 화원’이다. 신윤복을 김홍도의 제자인 동시에 여성으로 설정한 파격적인 상상도 흥미로웠지만, 무엇보다 드라마를 통해 이름난 두 화가의 그림세계를 맘껏 들여다볼 수 있어 참 좋았다. 드라마를 보면 단원 김홍도가 그린 ‘나비를 희롱하는 고양이(황묘농접도, 黃猫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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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혜진 시민기자
2014.01.0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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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모임에서 만난 이가 내게 심각한 표정으로 말을 건넸다. 그는 얼마 전 20여 년 동안 살던 아파트에서 단독 주택으로 이사를 했다. 사연인 즉, 이사간 집에서 연탄보일러를 사용하는데, 연탄이 예전에 비해 훨씬 작아진 것 같다는 것이다. 그래서 더 빨리 타고, 더 자주 갈아줘야한다고 불평을 했다. 연탄을 생산하는 이들이 서민들을 속이는 것 같으니 한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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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혜진 시민기자
2013.12.26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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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학생이 직접 손으로 써 학교 게시판에 붙인 대자보 한 장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안녕들 하십니까?’라며 당돌하게 질문 투로 던지는 제목부터가 심상치 않다.대자보의 내용인즉, 하루 파업했다는 이유로 노동자 4000여명이 직위해제 당하고, 시골마을에 고압 송전탑이 들어서 주민들이 음독자살을 하고, 엄연히 법적으로 대통령 사퇴를 요구할 수 있는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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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혜진 시민기자
2013.12.18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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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기온이 뚝 떨어진 어느 날이었다. 날씨 때문인지 점심시간이 되자 뜨끈한 칼국수 생각이 났다. 근처 식당을 찾아 나섰다. 식당 문을 열자 훈훈한 기운이 훅 밀려왔다. 오그라들었던 온 몸의 근육이 단번에 풀리는 느낌이었다. 식당 한 가운데 연탄난로가 놓여 있었다. 아! 연탄.연탄은 1980년대까지 가정 난방의 80%를 차지한 대표적 연료다. 난방 연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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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혜진 시민기자
2013.12.05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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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 내렸다 하면 다음 날 기온이 뚝뚝 떨어진다. 금방 겨울이 오려나보다. 같은 비라도 계절마다 느낌이 다른 것이 참 신기하다. 생명을 움트게 하는 봄비, 무더위를 식혀주는 한여름의 소나기, 나뭇잎을 떨어트리고 겨울을 재촉하는 가을비, 그리고 추운 계절에 마음까지 쓸쓸하게 하는 차가운 겨울비.지금이야 구름이 비가 되고 바다로 흘러들었다가 다시 증발해 구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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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혜진 시민기자
2013.11.21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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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시절을 보낸 80년대, 내가 살던 지역에선 일 년에 딱 열흘 동안 큰 행사가 열렸다. 4월 초, 벚꽃놀이를 겸한 군항제를 하는 것이었다. 평소엔 한적하기 그지없는 작은 도시의 시내가 그때만큼은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장사꾼들과 인근 지역에서 온 구경꾼들로 미어터질 지경이 된다.나는 군항제에서 난생 처음 팝콘과 바나나를 맛봤다. 손으로 자갈을 내리쳐 깨트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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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혜진 기자
2013.11.14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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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새를 좋아한다. 병아리나 참새는 물론, 제비, 두루미, 까치, 직박구리, 그리고 비둘기까지 하나같이 예쁘고 귀엽고 멋있다. 새와 관련해 떠오르는 기억도 꽤 많다.어린 시절, 느닷없이 마당으로 날아와 잠시 우리 집에 머물다 간 노란 새, 추석 무렵 갑자기 몰아친 돌풍에 담벼락에 머리를 부딪쳐 숨을 거둔 새끼 제비, 따갑고 억센 가시덤불을 헤치고 탱자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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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혜진 시민기자
2013.11.06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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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소셜네트워크서비스) 덕분에 굳이 직접 만나거나 따로 연락을 하지 않고도 일상을 서로 공유할 수 있게 됐다. 세세한 내용까지는 확인할 수 없더라도 직업이나 관심사, 활동반경은 대부분 드러나게 마련이다.그런데, 들여다볼수록 좀처럼 일상을 종잡을 수 없는 이들이 있다. 윤종필(38ㆍ문화기획자ㆍ사진) 대표도 그런 이들 중 한 명이다. 어느 날엔 초등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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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혜진 기자
2013.10.31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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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를 타고 퇴근하던 길이었다. 집에 도착할 무렵, 갑자기 밖에서 ‘펑’하는 소리가 들렸다. 워낙 가까운 곳에서 난 소리여서 나를 포함한 많은 승객들이 깜짝 놀랐다. 다행히 그것이 무슨 소리인지 금세 알아차렸다. 그날은 문학경기장에서 전국체전 폐막식이 열린 날. 버스가 경기장을 옆을 지나던 바로 그 순간, 폐막을 알리는 불꽃놀이를 시작한 것이다. 버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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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혜진 기자
2013.10.31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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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문화재단(대표이사 강광)이 11월 매주 일요일 오후 5시 송도 트라이볼에서 신진음악가 4인의 연주회 ‘동행 With Us(위드 어스)’를 개최한다.인천문화재단은 지역의 신진 예술가를 발굴하고 지원하기 위해 ‘문화예술 역량 강화 기획지원’ 사업을 진행해왔다. 이번 연주회는 인천에서 성장해 거주하고 있는 음악가들이 인천의 문화예술 공간에서 시작할 음악의 길
공연
심혜진 기자
2013.10.29 14: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