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권광역급행철도 7월 예타 통과... 서울5호선과 김포~인천 구간 중복
5호선 B/C 0.8 불과... 김포시 건폐장 이전도 거부해 경제성 개선 막막
인천투데이=김갑봉 기자│서울5호선 검단·김포 연장사업과 GTX-D 노선의 북부 구간인 서부권광역급행철도가 같은 구간을 지나면서 두 사업의 동시 추진이 어려워졌다.
지난 7월 10일 기획재정부 재정사업평가위원회는 서부권광역급행철도 사업이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다고 발표했다. 이 노선은 김포 장기역에서 인천 검단과 계양을 거쳐 부천종합운동장역까지 21km를 신설하고, GTX-B와 연결해 서울 청량리까지 운행한다.
문제는 이 구간이 예타에서 경제성이 낮게 나온 서울5호선 검단·김포 연장 노선과 김포 장기역부터 인천1호선 101역까지 겹친다는 점이다. 같은 지역에 비슷한 기능의 철도 두 개를 건설하는 것은 중복투자라는 지적이 나온다.
낮은 경제성, 건폐장 이전도 막혀
서울도시철5호선 검단·김포 연장선 사업의 경제적 타당성(B/C값, 비용 대비 편익값)이 낮은 것으로 파악된 가운데 김포시로 이전하기로 한 건설폐기물처리장(건폐장)으로 인한 사업 지연 가능성이 제기된다.
31일 <인천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기획재정부는 서울5호선 검단·김포 연장선의 B/C값이 낮게 나오자 인천시와 경기 김포시에 B/C값을 올릴 방안을 마련하면 빠르게 검토를 진행하겠다고 통보했다.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은 지난해 9월 기자간담회에서 "서울5호선 B/C값은 0.8"이라며 "수도권에서 B/C 0.8은 예타 탈락을 의미한다"고 말한 바 있다. 예타 통과 기준인 1.0에 한참 못 미치는 수치다.
경제성을 높일 방법으로 거론됐던 건설폐기물처리장(건폐장) 이전도 막혔다. 김포시는 7월 말 현재까지 건폐장 이전 계획을 제출하지 않고 있다. 2018년 서울시 용역 결과를 보면 건폐장을 포함해도 김포 연장 노선의 B/C는 0.84에 그쳤다. 건폐장을 이전하지 않으면 0.4까지 떨어진다.
김포시는 지난해 12월 대광위가 인천시안을 채택할 경우 "건폐장 김포 이전 합의를 유지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실상 건폐장 이전을 통한 경제성 개선 방안이 무산된 셈이다.
주민들 "5호선이 더 필요한데..."
정작 주민들은 GTX-D보다 서울5호선을 원한다. <김포신문>은 지난 7월 보도에서 "서부권광역급행철도가 예정된 지역 주민들은 환영했지만 일부 지역에서만 이용할 수 있는 광역 노선보다 김포 관내 대부분에서 활용할 수 있는 서울지하철 5호선 김포·검단 연장 신속 예타 발표가 우선이라는 목소리도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GTX-D는 장기역에서만 탑승 가능하지만, 서울5호선은 김포 여러 지역에서 접근할 수 있다. 하지만 정부는 경제성이 확보된 GTX-D를 먼저 추진하고 있다.
민자사업 전환 가능성도
경제성 미달로 재정사업 추진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민자사업 전환 가능성도 제기된다. 서울5호선에 대한 예타조사에서 B/C가 기준치 보다 낮게 나오면서 사실상 재정사업 추진은 어렵게 된 상황이다. 대안으로 민자사업이 거론되는데, 이 또한 서부권급행광역철도와 경쟁구조라 사업성 확보가 의문이다.
인천 서북부와 김포 지역은 극심한 교통난에 시달리고 있다. 김포골드라인 혼잡도는 289%, 공항철도는 173%를 넘는다. 광역철도가 절실하지만 두 사업이 중복되면서 오히려 추진이 지연되고 있다. 정부의 명확한 교통정책 방향 설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