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일
2025-11-26 13:25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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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우주 육성 7000억 투자한다던 인천시 항공예산 '싹둑’

2022년 133억→2026년 80억... 4년 새 40% 깎여
4년 연속 감소 53억 증발... 2026년 15.7% 대폭 삭감
국방벤처센터 3년째 무산... K-UAM 콘펙스 전액 누락
경남 사천 비하면 인천시 항공·우주 예산·인력 쥐꼬리

인천투데이=이종선 기자 | 인천시가 5년간 7107억 원을 투입해 글로벌 선도 항공우주 혁신도시를 만들겠다는 구상을 발표했지만, 실제 예산 편성은 정반대 길을 걷고 있다. 항공과 예산은 2022년 이후 4년 연속 감소하며 53억원이 증발했다. 화려한 청사진과 달리 실제 재정 지원은 후퇴해 모순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K-UAM 콘펙스 현장. (사진제공 인천시)
K-UAM 콘펙스 현장. (사진제공 인천시)

7107억 투자계획 발표했지만 예산은 4년 연속 '뒷걸음질’

올해 4월 인천시는 ‘항공산업육성 기본계획(2025~2029)’를 발표하며, 5년간 총 7107억2500만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주요 항목을 보면, ▲항공MRO 클러스터 기반 강화 3043억원 ▲백령공항 건설 3337억원 ▲UAM·드론 산업 413억원 ▲우주·방산 산업 122억원 등이다.

하지만 계획이 무색하게도 인천시는 내년도 예산안을 편성하며 올해 대비 항공과 예산을 15.7% 삭감한 80억원 수준으로 편성했다.

지난 4년간 항공과 예산은 지속해서 삭감돼 총 52억8352만원이 증발했다. 2022년 132억7406만원이던 예산은 2023년 113억3906만원으로 19억3500만원(14.6%) 감소했다. 2024년에는105억 2594만원으로 8억1312만원(7.2%) 줄었고, 2025년 예산안은 94억8429만원으로 전년 대비 10억4166만원(9.9%) 삭감됐다. 2026년 예산안은 79억9054만원으로 전년 대비 14억9375만원(15.7%) 깎였다.

UAM 예산 70% 증발, 국방벤처센터는 3년째 0원

항공 분야 핵심 사업들의 예산 삭감은 더욱 심각하다. 차세대 교통수단으로 주목받는 도심항공교통(UAM) 체계 구축사업 예산은 2022년 35억원에서 2023년 34억6000만원, 2024년 29억5000만원, 2025년 16억8000만원으로 줄어들더니 2026년에는 10억8300만원으로 4년 만에 69% 감소했다.

당초 기대를 모았던 '아라뱃길 실증 비행'은 실제 UAM 기체 없이 헬기로 진행됐다. 시가 불과 몇 달 전 확정한 항공산업육성 기본계획은 인천이 글로벌 의장국으로 여는 'K-UAM 콘펙스(Confex)' 개최를 위해 2026년에 5억5000만원을 포함해 5년간 총 24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명시했다. 하지만 2026년 예산안에서는 관련 예산이 전액 누락됐다.

항공 MRO 생태계 육성의 핵심인 '인천항공산업 산학융합지구 조성' 예산도 2022년 40억9000만원에서 2024년 7억원까지 급감했다가 2025년 16억3000만원, 2026년 11억9000만원으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방위산업 분야는 예산 미반영으로 중요한 성장 기회를 놓칠 위기에 처했다. 인천시는 2023년부터 인천국방벤처센터 설립 예산 5억원을 요청했지만, 2026년 예산안에도 끝내 반영되지 않았다. 국방벤처센터가 설립되지 않으면 방위사업청이 주관하는 5년간 국비 약 250억원 규모의 '방산혁신클러스터' 공모 사업에 신청 자격조차 얻기 어렵다.

30일 열린 항공우주산학융합원 엔진연구실습동 준공식에서 참석자들이 보잉777용 PW4098 터보팬엔진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30일 열린 항공우주산학융합원 엔진연구실습동 준공식에서 참석자들이 보잉777용 PW4098 터보팬엔진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경남 사천에 비하면 인천시 항공·우주 예산·인력 쥐꼬리

이처럼 인천시 항공산업 전략적 계획과 재정 현실의 괴리가 크게 나타나고 있어 타 지역에 비해 산업 경쟁력 자체가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기준 인천시의 항공·공항 분야 예산 107억원은 시 전체 세출 예산 15조368억원의 0.07%에 불과했다. 반면, 인천처럼 항공산업을 중점 육성하는 경남 사천시는 시 전체 예산 중 2.86%를 항공·우주 분야에 투입하고 있다.

인천시가 항공우주산업을 미래 핵심 전략 산업으로 진정성 있게 육성하기 위해서는 단순 선언에 그칠 게 아니라 일관성 있는 재정 지원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인천시 항공과 관계자는 “아직 내년 예산 편성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시의회 상임위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의 과정에서 항공과 예산이 다시 확대될 수 있게 시의원들을 적극적으로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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