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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26 13:25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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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역사] 한국 근대 초등교육 시작, 소학교 설립 130주년

구한말 신학제, 국민교육의 문을 열다

인천투데이=현동민 기자│오늘로부터 130년 전인 1895년 11월 14일, 한국 최초의 근대적 초등교육기관인 소학교가 설립됐다.

구한말 학부(學部)가 같은 해 7월 '소학교령'을 공포한 데 이어 전국 각지에 소학교를 세우기 시작하면서, 한국 교육사에 새로운 장이 열렸다.

사정소학교(현 인천 중구 소재 신흥초등학교) 교정에서 조선인과 일본인 유소년이 야구 경기 중이다.(인천투데이 자료사진)
사정소학교(현 인천 중구 소재 신흥초등학교) 교정에서 조선인과 일본인 유소년이 야구 경기 중이다.(인천투데이 자료사진)

3년 심상과+2년 고등과, 5~6년제 교육체제

소학교령에 명시된 교육 목적은 아동의 신체발달에 비추어 국민교육의 기초와 생활에 필요한 보통 지식 및 기능을 갖추게 하는 것이었다. 소학교는 3년제 심상과(尋常科)와 2~3년제 고등과로 나뉘어 실제 수업연한은 5~6년이었으며, 만 8세부터 15세까지를 학령으로 정했다.

심상과에서는 수신·독서·작문·습자·산술·체조를 가르쳤고, 필요에 따라 한국지리·역사·도화·외국어를 추가할 수 있었다. 고등과에서는 본국지리·본국역사·외국지리·외국역사·이과·도화 등으로 교과목이 확대되었으며, 여학생을 위해 재봉과목도 개설됐다.

서울 10개교, 지방 50개교로 시작된 근대교육

소학교령 공포 직후 서울에는 수하동·장동·정동·재동·양사동소학교가 심상소학교로 설치되었고, 이어 미동·양현동·주동·안동소학교가 세워졌다. 고등소학교로는 교동소학교가 유일하게 설립되어 심상소학교 졸업생들에게 시험을 거쳐 입학 기회를 제공했다.

지방에는 1895년 각 관찰부 소재지인 수원·공주·충주·광주·전주·진주·대구·춘천·평양·영변·해주·함흥·경성 등에 공립 심상소학교가 설립됐다.

1896년에는 개성·강화·인천·부산·원산·경흥·제주 등지로 확대했다. 1905년 을사조약 체결 때까지 서울에 관립 10개교, 지방에 공립 50개교가 운영됐다.

일제강점기 거쳐 '초등학교'로

그러나 1905년 을사조약 이후 일제 통감부는 소학교를 보통학교로 개편하고 수업연한을 6년에서 4년으로 축소했다. 교육 목적에는 '충실하고 선량한 황국신민을 만든다'는 내용이 추가돼 민족정신 말살을 위한 도구로 변질됐다. 국어는 정규과목에서 제외되고 선택과목으로 격하됐으며, 일본어가 정규과목이 됐다.

1938년 제3차 조선교육령으로 다시 소학교라는 명칭을 사용했다가 1941년 국민학교로 개편되었고, 광복 50년이 지난 1996년에야 비로소 '초등학교'라는 이름을 되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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