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만공사, 인천~제주 화물선 2차 공모 불발
이미 목포항에 빼앗긴 물동량 시장경쟁력 약화
비욘드트러스트호 매각 후 1년 넘게 항로 공백
인천투데이=이종선 기자 | 인천과 제주를 오가던 대형 카페리여객선이 매각된 뒤 대안으로 추진한 화물선 도입이 또 다시 무산됐다. 지원 조건이 완화됐지만, 선사들은 여전히 물동량 확보 난항으로 예상되는 저조한 수익성을 우려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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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항만공사, 인천~제주 화물선 2차 공모 불발
인천항만공사는 인천~제주 항로 화물선 투입을 위해 진행한 인천항 연안2부두 선석 운영선사 모집 결과, 응모에 참여한 선사는 1개도 없었다.
공사는 지난해 9월에도 화물선 모집 공고를 했으나, 희망하는 업체가 없어 공모가 무산된 바 있다. 이에 공사는 당초 차량을 실을 수 있는 ‘로로선’으로만 제한했다가, 이번 모집에서 일반 화물선(바지선 제외)도 운항할 수 있게 했다.
또한 제주항 선석을 우선 확보한 선사로 제한한 조건도 없애면서 선사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이처럼 지원 문턱을 낮췄으나 관심을 보인 선사는 없어 공모는 두 번째로 무산됐다.
이미 목포항에 빼앗긴 물동량 시장경쟁력 약화
선사들은 이미 인천~제주 항로 공백이 장기화하면서 물동량 대부분을 목포항이 가져간 상황에서 시장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인천항 연안2부두에는 하역장비도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물류처리가 어렵다.
아울러 인천~제주 항로 화물선 운항은 여객선이 도입될 경우까지만 한시적으로 허용된다. 선사는 6개월 단위로 선석 사용 신청을 해야 한다. 선박을 신조 또는 용선으로 도입하더라도 향후에 다시 운영을 중단할 수도 있는 위험을 감수하긴 어려워 보인다.
비욘드트러스트호 매각 후 1년 넘게 항로 공백
지난 2023년 11월 여객선 운영 선사인 하이덱스스토리지는 인천~제주 여객항로를 운항하던 자사의 비욘드트러스트호(2만7000톤)를 다른 국내 선사인 씨월드고속훼리에 매각했다. 이에 따라 올해 1월부터 인천~제주 간 여객항로가 중단됐고, 해당 선박이 이용하던 연안2부두 선석 운영도 멈췄다.
이로 인해 인천항과 제주항 사이에 창출되던 연간 4600TEU 규모의 물동량은 현재 사라졌고, 하역을 담당하던 항만노동자 약 90명의 생계도 타격을 입었다. 화물선이 우선 복원되면 그나마 수도권 제주 농수산물 수급과 항만노동자 생계에 숨통이 트일 수 있다.
제주도와 내륙을 잇는 뱃길은 목포·완도·여수·부산항 등에 있다. 이중 현재 수도권을 잇는 가장 가까운 뱃길은 목포항으로 여객선과 카페리선이 모두 운영된다. 내륙과 제주도를 오가는 주요 농수산물과 잡화를 실은 화물차는 대부분 이 항로를 이용한다.
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향후 조건을 가다듬어 공모를 다시 진행할 수 있게 인천지방해양수산청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