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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26 12:45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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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제주카페리 단절에 항만노동자 생활고”...해수부 ‘묵묵부답’

인천항운노조, 인천해수청에 운항재개 요청 답변조차 없어
“운항중단 1년째 노동자 87명 국민연금마저 체납 생계위협”
화물선도 사라져 인천~제주 연간물동량 약 4700TEU 증발

인천투데이=이종선 기자 |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과 제주항을 오갔던 대형 카페리여객선이 운항을 중단하면서, 그로 인한 피해가 항만노동자들에게까지 전가되고 있다.

해양수산부 산하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은 1년 가까운 기간 일감이 사라져 생계위협을 받는 노동자들이 요구하는 항로 복원 목소리조차 묵살하는 모양새다.

목포~제주 항로를 오가는 카페리여객선 퀸제누비아2호. 기존 인천~제주 항로에서 비욘드트러스트호 명칭으로 운항했다가 매각됐다.(사진제공 씨월드고속훼리(주))
목포~제주 항로를 오가는 카페리여객선 퀸제누비아2호. 기존 인천~제주 항로에서 비욘드트러스트호 명칭으로 운항했다가 매각됐다.(사진제공 씨월드고속훼리(주))

인천항운노동조합은 지난 15일 인천지방해양수산청(청장 이철조)에 인천~제주 카페리 운항 재개 협조요청 공문을 발송했다.

인천항운노조는 “지난 2023년 4월부터 장기간 휴항한 인천~제주 노선이 올해 1월 여객운수사업자의 면허 반납과 선박 매각으로 운항을 완전 중단했다”며 “이로 인해 선박 하역과 고박 작업을 수행한 노동자 87명의 수입이 1년째 생계위협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로 인해 일부 노동자들은 국민연금 체납으로 인한 가입 중단 위기까지 직면했다”며 “일선 현장에서는 노조 집행부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고용보장과 생존권 사수를 위한 대규모 집회를 계획하는 등 연일 강경한 분위기가 지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인천해수청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인천~제주 항로를 운영할 새로운 여객운수사업자를 선정하고, 조속한 운항 재개가 이뤄질 수 있게 최선을 다해줄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당부했다.

하지만, 인천해수청은 공문을 받은 지 일주일째 어떠한 답변도 내놓지 않고 있어 관할 행정기관으로서 책임을 방기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기존 사업자가 여객사업 면허를 반납한 지 3개월 다 돼가지만, 곧 신규사업자를 선정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 뚜렷한 계획도 마련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 제주행 부두와 건물도 활용하지 못하고 방치상태다.

<인천투데이>는 이철조 인천해수청장과 인천해수청 선원해사안전과에 인천~제주 카페리 신규 취항 계획을 수차례 문의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 제주행 전경.(사진제공 인천항만공사)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 제주행 전경.(사진제공 인천항만공사)

화물선도 사라져 인천~제주 연간물동량 약 4700TEU 증발

인천~제주를 오갔던 비욘드트러스트호는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7년 8개월여만인 지난 2021년 12월 취항했다. 이후 운항 도중 엔진고장 등 잦은 이상이 발견돼 지난해 4월 25일까지 6차례나 휴항했다. 총 운항기간은 1년이 채 안 된다.

이때부터 인천~제주 항로는 끊겼고, 올해 1월 결국 선박은 목포~제주 항로를 운영하는 씨월드고속훼리(주)에 팔렸다. 명칭도 퀸제누비아2호로 바뀌어 운항 중이다. 선박이 팔릴 때까지도 인천해수청은 관리·감독한다면서 해당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

비욘드트러스트호가 취항하면서 직전까지 인천과 제주를 오가던 화물선 KS헤르메스1호도 철수했기 때문에 인천~제주 항로는 완전 단절된 상태다. 이로 인해 인천항과 제주항 사이에 창출되던 완전히 물동량은 사라졌다. 이와 함께 하역업체 노동자들의 수입은 반토막이 났다.

인천항에서 매주 월·수·금 출항해 화·목·토 입항하던 비욘드트러스트호가 창출한 연간 화물 물동량은 약 4700TEU이다. 주요 품목은 겨울철 신선화물 (귤·무·당근·마늘·콜라비·메밀)과 삼다수, 공사용 철근 등이다. 여기에 출항할 때마다 자동차를 약 20대 이상 탁송했다.

인천항운노조 관계자는 “인천~제주 항로 복원 의무가 있는 인천해수청에 지속해서 향후 계획을 물었으나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며 “고용위기와 생계위협을 느끼는 항만노동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어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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