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3년 새 3.5배 폭증한 상황에 국경절까지 겹쳐 '유커 쓰나미' 우려
인천공항 면세점 이미 포화... 직원 "감당 어려울 것"
정일영 의원 "관세청 대비 소홀 시 대혼란 불가피"
인천투데이=김갑봉 기자ㅣ내일(29일)부터 중국 단체관광 무비자 입국이 재개된다. 이틀 뒤 시작되는 중국 최대 명절 국경절 황금연휴(10월 1~7일)와 맞물려 '유커(중국 관광객) 쓰나미'가 예상되지만, 면세점과 관세청의 준비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경고가 나온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정일영 의원(더불어민주당, 인천 연수을)이 27일 관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전국 공항 면세점 매출은 이미 폭발적으로 증가한 상태다. 2022년 6007억원에서 2024년 2조1459억원으로 3년 새 3.5배나 폭증했다.
올해는 더 심각하다. 2025년 상반기에만 1조7000억원을 기록해 작년 전체 매출의 79%를 이미 달성했다. 이런 상황에서 내일부터 내년 6월 말까지 시행되는 중국 단체관광 무비자 제도가 시작되면 면세점은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면세점 매출 2조원 시대... 중국인이 절반
면세점 이용객 수는 2020년 320만명에서 2024년 1333만명으로 4배 이상 늘었다. 특히 인천공항이 1148만명으로 전체의 86%를 차지해 사실상 인천공항에 부담이 집중되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은 핵심 고객이다. 2020년 235만명에서 2024년 550만명으로 늘어 외국인 방문객의 절반을 차지한다. 2025년 8월까지만 해도 426만명이 다녀가 전년 대비 23%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화장품이 4542억원으로 1위, 가방류 3180억원, 담배 2795억원, 주류 2232억원 순이다.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화장품과 명품 가방이 전체 매출의 37%를 차지한다. 면세점 근무 직원도 2024년 기준 1만7000명에 달하지만, 급증하는 수요를 감당하기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국경절-APEC 연속 개최 '특수 중 특수'
내일부터 시작되는 무비자 입국은 최악의 타이밍이다. 10월 1일부터 7일까지 중국 국경절 황금연휴가 시작된다. 중국 전역이 일주일간 휴무에 들어가면서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설상가상으로 10월 말에서 11월 초 경주에서 APEC 정상회의가 열린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직접 참석할 예정이어서 한국에 대한 중국인들의 관심이 극대화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 씨트립 자료를 보면 한국 여행 상품 예약이 전년 대비 180% 증가했다. 특히 서울-제주-부산을 잇는 '한국 3대 도시 투어' 상품 예약이 몰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경절 기간 하루 평균 3만명 이상의 중국 단체관광객이 입국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인프라·인력 준비 없이 개방 강행
정일영 의원은 "중국 단체관광객의 대규모 유입은 면세업계에는 분명 기회지만, 철저히 대비하지 않으면 면세점 혼잡, 서비스 불만, 불법행위 확산 등 심각한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인천공항 면세점은 이미 한계 상황이다. 주말 피크 시간대 계산대 대기 시간이 30분을 넘는다. 한 면세점 직원은 "지금도 주말엔 정신이 없는데 중국 단체관광객까지 몰리면 정말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토로했다.
정 의원은 "관세청은 면세점 운영 실태를 꼼꼼히 점검하고, 인력·인프라·안전관리 전반에 걸쳐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며 "특히 면세점 업계, 인천국제공항공사 등과 긴밀한 협력 체계를 구축해 대규모 관광객 증가에 따른 안전사고, 시설 혼잡 등에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장 10일간 이어지는 올해 추석 황금연휴 기간에도 글로벌 OTA 이용 소비자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다가오는 국정감사에서 중국인 단체 무비자 관광객 확대에 따른 인프라와 인력 준비 상황을 철저히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