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일
2025-11-26 12:55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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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천시, ‘테르메’ 민간 제안 거절할 땐 언제고 ‘유치’ 홍보

18일 인천시, 테르메 그룹과 협약서 체결
송도 6·8공구 개발 우선협상대상자가 제안
인천경제청, 사업 제안 땐 ‘맞지 않다’ 거절
“협약서 내용 '민간 제안서' 내용과 똑같아”

인천투데이=김현철 기자│인천시가 민선 8기 유정복 인천시장의 유럽 출장 최대 성과 중 하나로 꼽는 ‘테르메(Thermae) 그룹’ 유치는 민간사업자가 먼저 시에 제안했던 사업으로 확인됐다.

테르메 투자유치 사업은 송도 6·8공구 개발 우선협상대상자가 전임 인천경제청장 재임 시절 제안했던 사업이다. 시와 인천경제청은 당시 이 제안을 거절했지만, 이번엔 제안과 같은 내용으로 상호협력 의향서를 체결했다.

시는 지난 17일(독일 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개최한 ‘투자유치 설명회’에서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테르메 그룹이 상호협력 의향서를 체결했다고 18일 밝혔다.

인천시는 지난 17일(독일 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프루트에서 개최한 ‘투자유치 설명회’에서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테르메 그룹이 상호협력 의향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사진제공 인천경제청)
인천시는 지난 17일(독일 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프루트에서 개최한 ‘투자유치 설명회’에서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테르메 그룹이 상호협력 의향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사진제공 인천경제청)

오스트리아에 본사를 두고 있는 테르메 그룹은 루마니아 등 4곳에서 힐링스파 리조트를 운영하고 있다.

상호협력 의향서는 테르메 그룹이 올해 안에 외국인직접투자(FDI) 2억달러를 신청하고 인천경제자유구역에 힐링스파 리조트를 조성하는 것이 골자다.

<인천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테르메 그룹 유치는 인천 송도국제도시 6·8공구 개발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가 먼저 제안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인천경제청은 당시 우선협상대상자의 제안을 거절했다.

우선협상대상자는 코로나19 대유행 이전부터 유럽을 왕래하며 테르메 그룹과 사업을 논의했다. 세계적인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하자 화상 회의를 30여차례 진행한 뒤 사업 구상을 마쳤다.

이를 토대로 인천경제청에 테르메 투자유치 사업을 제안했다. 하지만 인천경제청은 거절했다.

그런데 시와 인천경제청은 우선협상대상자가 제안했던 내용을 토대로 테르메 그룹과 별도 논의를 거쳐 이번 상호협력 의향서를 체결했다. 이 과정에서 시와 인천경제청은 맨 처음 사업계획을 제안한 우선협상대상자 측에 어떠한 설명이나 양해도 구하지 않았다.

우선협상대상자 관계자는 <인천투데이>와 통화에서 “테르메 그룹의 스파 유치는 우리가 송도 6·8공구를 최고의 랜드마크 시티로 만들기 위해 제안 했던 구상이다”며 “인천경제청은 우리가 제안했을 땐 거절하더니 이제 와서 유치했다고 홍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테르메 그룹과 신뢰를 쌓기 위해 수년간 공을 들였다. 이 신뢰는 우선협상대상자의 지적재산권과 같다. 사전 양해나 설명도 없이 발표를 하니 당황스럽다”고 덧붙였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우선협상대상자가 제안했는지 안 했는지 정확히 확인하기 어렵다"며 "관련 담당자는 현재 인천경제청장과 함께 유럽에 공무 국외 출장 중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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