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제안서에 K-팝 공연장은 5%
공동주택, 오피스텔은 84.8% 계획

인천투데이=김현철 기자│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송도국제도시 8공구 R2 블록 인근을 ‘K-콘텐츠 시티’로 개발하는 계획을 검토 중이다. 사업용지 85%를 공동주택과 오피스텔 등 주거시설로 채울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 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지난 8일 <인천투데이>가 입수한 ‘인천 송도 K-콘텐츠 시티 사업제안서'를 보면, 제안서를 제출한 K사는 송도 8공구 R2·B1·B2 블록과 송도달빛축제공원 등을 사업대상지로 정하고 이 중 84.83%를 공동주택과 오피스텔로 채우겠다고 밝혔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제출된 송도 K-콘텐츠 시티 사업 제안서 일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제출된 송도 K-콘텐츠 시티 사업 제안서 일부. 

‘K-콘텐츠 시티’의 핵심 시설로 꼽히는 ‘돔 공연장’과 ‘K-콘텐츠’ 관련 시설은 각각 5.09%와 4.52%에 불과하다. 두 시설을 합쳐도 전체 사업 면적에 10%에 미치지 못한다.

겉으로 ‘K-콘텐츠 시티’로 포장한 주택 분양사업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K사가 제출한 제안서에 명시한 단지 배치도를 보면, 사업대상지 대부분이 주거단지로 채워져 있다.

주택개발 사업을 위해 사업대상지 인근 송도 8공구 PL1 블록을 현재 주차장 용지에서 학교 용지로 전환하는 내용도 제안서에 담았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제출된 송도 K-콘텐츠 시티 사업 제안서 일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제출된 송도 K-콘텐츠 시티 사업 제안서 일부. 

앞서 지난달 25일 김진용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송도 8공구 R2·B1·B2 블록에 ‘K(케이)-콘텐츠시티’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사업 예정지에 국내 엔터테인먼트를 유치하고 공연장을 건립하기 위한 비용을 주택개발 사업 수익으로 충당한다는 계획도 발표 내용에 포함했다.

하지만, 대형 공연시설은 인천 영종도와 청라국제도시는 물론 경기도 하남, 일산 등 수도권 곳곳에서 이미 추진하고 있어 중복 투자가 될 것이라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당시 김 청장의 발표를 두고, ‘인천경제청이 수의계약을 추진하기 위해 접촉한 업체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후 <인천투데이>는 인천경제청이 송도 8공구 R2 블록을 소유하고 있는 인천도시공사에 수의계약으로 토지 매각이 가능한지 묻는 공문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이 공문에 특정 업체 이름을 명시하며 특혜 논란을 자초했다.

인천경제청은 특혜 논란이 가열되자 검토했던 토지매각 방식을 수의계약에서 제안공모 방식으로 변경했지만, 수년 동안 K-콘텐츠 시티를 준비한 사업자에게 유리한 공모가 될 것이라는 우려는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K-콘텐츠 시티 구상을 백지화하고, 국제공모 등으로 지역이 발전할 수 있는 개발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인천경제청은 ‘송도 8공구 R2·B1·B2 블록 제안공모’ 사업과 관련해 오는 12일 오후 1시부터 인천경제청에서 주민의견청취 행사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김 청장이 일각에서 제기하는 우려를 해소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