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복, 김진용 불러서 ‘송도 R2’ 재검토 지시
각종 의혹·논란 커지자, 서둘러 수습 ‘모양새’
인천경제청, 지난 12일 이어 26일 설명회 예고

인천투데이=김현철 기자│송도국제도시 8공구 ‘R2 블록’ 인근을 ‘K(케이)-콘텐츠 시티’로 개발하는 사업을 두고 벌어진 각종 특혜 의혹과 관련해 유정복 인천시장이 재검토를 지시했으나 인천경제청이 이를 무시하고 독자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유정복 시장의 '재검토 지시'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오는 26일 예정한 송도 R2 용지 개발관련 주민의견청취 행사를 취소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송도국제도시 8공구 R2 블록.
송도국제도시 8공구 R2 블록.

16일 인천시 관계자 등의 말을 종합하면, 유 시장은 인천경제청장 등 시 고위공직자와 일주일에 세 차례 진행하는 정기 간담회에서 김 청장에게 ‘K-콘텐츠 시티’ 사업에전면 재검토를 지시했다.

송도 R2 용지 개발사업 방식과 개발 구상을 둘러싸고 지역사회에서 각종 의혹이 제기되고 있고, 의혹이 또 다른 논란으로 확산하는 상황에서 유 시장이 '재검토'를 지시한 것은, 사전에 특혜 논란을 차단하기 위해 이례적으로 강한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풀이된다.  

‘K-콘텐츠 시티’ 사업은 지난 7월 자본금 1000만원에 설립한지 채 3달이 되지 않은 부동산 개발회사인 ‘K사’가 인천경제청에 공식 제안하며 본격화 했다.

이 과정에서 인천경제청이 ‘K사’를 염두에 두고 토지매매를 수의계약 방식으로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며 특정 업체를 염두에 둔 '특혜 논란'으로 확산됐다.

특혜 논란이 확산하자 인천경제청은 수의계약 대신 제안공모로 토지매매 방식을 선회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K사’의 제안대로 부동산 개발 위주의 공모 지침이 나올 것이라는 우려는 여전하다.

앞서 지난 12일 인천경제청이 진행한 ‘송도국제도시 8공구 R2·B1·B2 블록 제안공모’ 주민의견청취 행사에서도 경제청은 사업의 내용을 정확히 밝히지 않았다.

당시 김진용 인천경제청장은 “사업 타당성을 위한 일정 수준의 세대 분양이 필요하며, 공모 지침서를 만드는 과정에서 사업성을 면밀히 분석할 것이다”며 ‘K사’가 제안한 ‘K-콘텐츠’ 위주 사업을 강조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러나 사업 예정지 인근 주민들은 인천시 홈페이지 ‘열린시장실’ 게시판에 ‘송도국제도시 (R2, B1, B2 용지)난개발을 막아주세요’라고 시민청원을 하는 등 대규모 공동주택과 오피스텔 건립을 불허해달라고 요구하며 반발하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유 시장이 고심 끝에 이례적으로 강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전면 백지화’로 표현했지만, 사실상 손 떼라는 것이다”며 “‘사업비 마련을 위한 세대 분양이라는 전제부터 오해를 살 여지가 있다’는 것이 유 시장의 판단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천경제자유구역 내 다른 사업처럼 연구용역을 통해 토지별 특성에 맞는 개발방식을 먼저 검토하는 것이 순리다”고 덧붙였다.

인천경제청은 지난 12일 주민의견청취 행사에 이어 추가 의견 청취를 위해 오는 26일 두 번째 행사를 계획하겠다고 밝혔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유 시장의 백지화 지시는 알고 있다”면서도 “오는 26일 행사에 대한 변동은 없다. 현재까지는 행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