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씨컨텐츠, ‘케이팝 콘텐츠 시티’ 제안
“미리 준비한 사업자를 위한 공모” 비판
김진용 청장 “민선 7기부터 준비한 사업”

인천투데이=김현철 기자│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송도 8공구 R2 블록 개발 사업을 두고 수의계약 특혜 논란을 빚다 제안공모로 전환 한 지 하루 만에 사업을 제안한 회사가 나타났다.

26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 등의 말을 종합하면, 케이씨컨텐츠(PFV)가 오는 2029년까지 인천 연수구 송도동 324번지 일원(송도 R2·B1·B2 블록) 21만369㎡(약 6만3000평)에 2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공연장과 아파트·오피스텔 등 주거시설을 조성하는 사업계획을 담은 제안서를 인천경제청에 제출했다.

김진용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이 송도 8공구 R2 블록 개발 특혜의혹과 관련한 설명회를 개최하고 사업 구상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김진용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이 송도 8공구 R2 블록 개발 특혜의혹과 관련한 설명회를 개최하고 사업 구상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이 업체는 전체 사업비를 6조8000억원으로 추산했다. 이 중 공연장 조성비는 약 4000억원으로 추산됐다.

앞서 지난 25일 김진용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은 <인천투데이> 등이 제기한 송도8공구 R2 블록 개발 사업 특혜 논란에 대한 의혹을 해명하기 위해 ‘K-POP(케이팝) 콘텐츠 시티’ 구상을 발표하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김진용 인천경제청장은 기존 수의계약으로 추진하던 개발 방식을 공개 제안공모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공모 제안 시점은 9~10월로 얘기되자 공모를 준비할 시간이 부족해 특정 업체를 염두에 둔 공모가 아니냐는 지적으로 이어졌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선 대체적으로 “기존에 이 사업을 준비한 업자를 위한 공모이다. 기간이 짧아 다른 업체가 준비할 시간이 부족할 것이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한 “R2 블록은 중심상업지구로 상업용지인데, ‘케이팝’이 아닌 다른 주제로 채울 수는 없나”라는 질문도 있었다.

이에 대해 김진용 청장은 “‘케이팝 콘텐츠 시티’는 민선 7기 인천시부터 거론됐던 얘기이다. 다른 업체들도 준비할 시간이 충분히 있었을 것이다”며 특정 업체 사전 선정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면서 “케이팝 보다 더 중요한 부분이 있다면 바꿀 수 있지만, 의견은 케이팝으로 모아졌다”며 “(주제를) 특정하지 않고 공모를 하면 감당이 안 되는 여러 분야가 다 들어온다. 분야를 정해놓고 가는 것이 맞다”며 ‘케이팝 콘텐츠 시티’ 추진을 강조했다.

이 같은 간담회가 있은 지 하루 만에 한 업체가 김진용 청장의 구상을 그대로 옮겨 담은 ‘6조8000억원’ 규모의 사업제안서를 제출했다.

케이씨컨텐츠는 지난 14일 인천경제청에 국내 유명 엔터테인민트 회사의 투자의향서를 첨부해 인천경제청이 추진하는 ‘케이팝 FUTURE ENTERTAINMENT CITY(가칭)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싶다는 내용을 담은 제안서를 발송한 업체이다.

이 회사는 창립한 지 석 달이 채 되지 않았고, 자본금도 1000만원에 불과하다. 자본금 1000만원에 불과한 회사가 6조8000억원 규모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셈이다.

케이씨컨텐츠는 현대건설, 메리츠증권, 부동산 개발회사 넥스플랜, A엔터테인먼트, 외국인투자법인 등으로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를 설립해 사업비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넥스플랜은 ‘R2 블록’ 인근 ‘R1 블록’을 개발해 오피스텔 약 2500세대를 분양한 곳이다. 현재는 송도 국제업무단지 ‘B2 블록’ 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케이씨컨텐츠 측은 “인천경제청의 사업 방식에 따라 사업을 추진하겠다. 케이팝 공연과 크리스털 라군은 송도는 물론 인천시민에게 새로운 차원의 즐거움을 제공할 것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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