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투데이ㅣ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 8공구 내 R2블록 1만세대 공급 고밀도 개발사업에 대한 ‘제2 대장동’ 우려가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유정복 인천시장도 모르게 진행되고 있어 공직기강 문란과 해이에 해당한다. 엄정한 조사와 엄정한 조치가 필요하다.

송도 8공구 R2블록(소유주 인천도시공사) 고밀도 개발은 인천경제청과 인천도시(iH)공사가 각각 보유한 송도 8공구 R2 용지와 송도 11공구 토지를 교환한 뒤, 인천경제청이 민간 투자로 R2 용지에 국내 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한 기획사가 케이팝아레나를 비롯한 오피스텔 1만세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처음 R2블록 토지 교환과 고밀도 개발 얘기가 나왔을 때만 해도 인천경제청과 iH공사 모두 송도 11공구 토지와 8공구 R2 용지를 교환한다는 얘기에 선을 그었다. 인천경제청은 "토지교환은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이는 허위로 드러났다. 앞서 인천경제청은 지난 2021년 SM·JYP·FNC 엔터테인먼트 등 국내 대형 기획사 3곳과 'K팝 문화도시 조성‘을 위한 상호협력 양해각서(MOU)를 했다.

인천경제청과 이들 기획사는 당시 인천경제자유구역을 케이팝(K-POP) 한류산업의 중심지로 조성하고 관련 산업을 발전시켜 도시 브랜드를 높이기로 의견을 모았다.

양해각서에 용지를 특정하진 않았다. 다만 양해각서의 기간이 올해 말까지라 일각에선 인천경제청과 인천도시공사가 11공구 토지 일부와 R2 용지를 교환하고, R2에 K팝아레나를 비롯한 오피스텔을 1만세대를 조성할 계획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송도 8공구는 이미 주택공급 포화상태라 학급이 부족한 과밀학급 문제로 홍역을 치르고 있고, 입주민은 대중교통과 광역교통 부재로 교통지옥이나 다름없다고 한다. 그런데 1만세대 공급을 골자로 한 고밀도 개발계획이 나오자 파문이 컸다.

파문이 확산하자 인천경제청은 iH공사와 토지교환은 없다고 일축했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다만 “당시 국내 대형기획사 3곳과 진행했던 업무협약 기간이 6개월 정도 남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큰 틀에서 업무협약을 진행했을 뿐 구체적인 장소나 계획을 정하진 않았다. iH공사가 보유한 R2 토지와 11공구 토지를 교환한다는 계획은 없다”고 일축했다.

iH공사 관계자 또한 “현재 계획된 인천경제청과 토지교환 협약 계획은 없다”며 “향후 검토할 가능성은 있지만 당분간 인천경제청과 R2 토지교환 협약 역시 없다”고 같은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인천경제청이 송도 8공구 R2 블록에 추진하던 ‘케이팝(K-팝) 시티’ 사업이 실체가 불분명한 사업자의 제안에 의해 검토된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경제청과 iH공사는 부동산 개발회사 등과 송도 8공구 ‘R2 블록’, ‘B1 블록’, ‘B2 블록’ 등을 ‘케이팝 시티로 조성하기 위한 MOU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특정업체와 수의계약을 추진하려 한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제2의 대장동 사태‘ 우려가 확산했다.

지난 19일 <인천투데이>가 입수한 공문을 보면, 김진용 인천경제청장은 지난 14일 조동암 iH공사 사장을 수신으로 하는 ‘상호협력 양해각서 체결 검토 요청의 건’을 제목으로 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토지교환은 없다’고 둘러댔으나 공문까지 주고받은 게 드러난 것이다.

지난 7월 14일 인천경제청장이 iH공사 사장에게 발송한 공문에는 “인천경제청은 케이팝 도시 조성과 관련해 지난 2021년 11월 ‘케이팝 FUTURE ENTERTAINMENT CITY 컨소시엄(가칭)’과 상호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사업을 추진했다”고 적혀있다.

또한 “컨소시엄은 컨소시엄 사업참여사의 일부를 변경하기 위해 ‘K사’에 대해 협의를 요청해왔다. iH공사가 해당 부분을 검토해달라”는 요청이 있다.

컨소시엄 참여의사를 밝힌 기업은 ‘K사’ 이며, ‘K사’가 참여 의사를 밝힌 날은 지난 7월 14일이다. ‘K사’는 사업 변경 제안을 하며 국내 유명 엔터테인먼트 회사의 투자의향서를 첨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도 8공구 R2 블록은 앞서 얘기한대로 iH공사가 소유하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에 속해 있어 외국투자법인이 아닌 경우 수의계약을 할 수 없고 공개경쟁입찰을 통해 땅을 확보해야 한다.

그런데 인천경제청이 ‘K-팝(케이팝) 시티’ 사업을 위해 국내 특정업체와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이를 매조지기 위해 iH공사에 협조를 구하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확인되면서 수의계약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특혜 비판을 자초했다.

게다가 사업 변경을 제안한 K사는 창립한 지 3달이 채 되지 않았고 자본금도 1000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경제청은 자본금이 1000만원에 불과한 회사 등이 보낸 사업 계획 변경 요청을 받은 날, 즉시 인천경제청장의 전결로 iH공사에 MOU 검토를 요청한 공문을 보낸 셈이다.

K사가 제시한 사업 계획은 사업 예정지의 80% 이상을 오피스텔로 채우고, ‘케이팝 시티’의 앵커시설인 ‘케이팝 아레나’의 면적 비율은 채 5%가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말이 ‘케이팝 시티 사업’이지 사실상 케이팝 외피를 두른 부동산 개발사업에 불과한 것이다.

실제로 ‘K사’는 부동산 개발회사 ‘N사’가 출자한 회사이며, ‘N사’는 송도 8공구 상업용지 R1 블록을 개발해 오피스텔 약 2500세대를 분양한 바 있다. 송도 8공구 R2 블록 개발 사업을 둘러싼 의혹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인천시와 인천시의회가 엄정하게 조사해 투명하게 공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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