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유씨 부자와 윤상현 보좌관 등 3명 영장실질심사
시민단체, “검찰 불입건 지휘 납득안돼”...경찰은 따를 수밖에

인천투데이=김갑봉 기자 | 경찰이 지난 4·15 총선 인천 동구ㆍ미추홀구을선거 불법개입 ‘함바게이트’ 유상봉(74)씨 부자와 윤상현(무소속) 의원 보좌관 J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인천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유씨 부자와 윤 의원의 4급 보좌관 J(53)씨 등 3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인천지방법원에 신청했다고 8일 밝혔다.

유상봉씨는 윤 의원 보좌관 J씨와 공모해 윤상현 의원을 당선시킬 목적으로 지난 21대 총선 때 보수진영 경쟁자인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안상수 후보를 검찰에 고소해 낙선시키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유상봉 씨는 경찰 입건 후 윤상현 의원이 시켜서 한 일이라고 진술했다.  하지만 경찰은 윤 의원에 대해서는 검찰의 '불입건' 수사지휘 결정을 따를수밖에 없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동구·미추홀구을 무소속 윤상현 후보가 보수진영의 표를 호소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동구·미추홀구을 무소속 윤상현 후보가 보수진영의 표를 호소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앞서 지난 4·15 총선에서 윤상현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에서 통합당 공천을 받지 못하자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윤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남영희 후보를 171표(0.15%포인트) 차이로 간신히 누르고 당선됐다. 보수표 응집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함바왕’ 유상봉 씨는 총선 당시 안상수 의원을 고발하면서 “2009년 안 의원이 인천시장으로 재직할 때 건설현장에서 이권을 챙겨주는 대가로 수십억 원을 받아 챙겼다”고 주장했다. 유 씨는 나중에 이게 윤상현 의원이 시켜서 한 일이라고 선거공작을 주장했다.

유 씨 부자는 또한 ‘윤 의원 쪽의 도움을 받아 아파트 건설현장 4곳에서 함바를 운영하게 해주겠다’며 지인으로부터 수천만 원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유씨 부자는 ‘선거 공작’을 대가로 경기 성남시 힐튼호텔 공사 현장 식당 운영권, 롯데백화점 일산점 음식 판매 입점권과 롯데백화점 구리점 입점권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윤상현 의원은 고 신격호 롯데회장의 조카사위이다. 성남 힐튼호텔의 시공은 롯데건설이 맡고 있는데, 윤 의원의 부인은 롯데 창업주인 고 신격호 회장 남동생의 딸이다.

유 씨는 경찰에 불법선거개입 혐의로 불구속 입건 된 후 KBS와 MBC 등 언론 인터뷰 때 지속적으로 윤상현 의원이 시켜서 안 의원을 고소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윤상현 의원은 유씨의 주장이 허위사실이라며, 유씨와 선고공작 공모를 전면 부인했다. 윤 의원은 이를 보도한 KBS 등 언론사에게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유씨 등 3명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9일 오후 인천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한편, 이번 구속영장은 유씨 부자와 윤상현 의원 보좌관한테만 청구됐다. 주요 피의자인 유상봉씨가 지속적으로 윤상현 의원이 시켜서 한 일이라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윤상현 의원에 대한 입건을 반대했다.

검찰은 지금까지 확보한 증거만으로 윤상현 의원이 직접 선거공작에 개입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윤 의원에 대한 '불입건 지휘' 결정을 경찰에 내렸다.

인천지검은 이미 지난 7월 수사 재지휘를 통해 윤상현 의원에 대한 불입건 수사를 결정했다. 경찰 쪽에선 이해할 수 없었지만 선거법 위반 같은 공안 사건의 경우 수사 단계부터 검사 지휘를 따르게 돼 있어 어쩔 수 없었다.

이광호 인천평화복지연대 사무처장은 “유상봉씨가 지속적으로 반복적으로 윤의원이 시켜서 한 일이라고 진술하고, 인터뷰까지 했다. 윤상현 의원의 직접 개입여부를 가리기 위해서라도 입건하고 수사를 했어야 했다”며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수사 재지위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