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일
2025-11-26 11:30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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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노동·사회단체 "과로사, 사회 구조적 문제··· 중대재해 처벌해야"

장시간 노동 규제하고 건강권 보장 촉구
“과로사, 야간 노동·저임금 등 구조적 문제“

인천투데이=김도윤 기자│노동자 과로사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인천지역 노동·사회단체들이 이를 사회 구조적 문제로 규정하고 고용노동부에 적극적인 법 집행과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19일 오전 미추홀구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초장시간 노동과 연속 야간 노동, 초심야시간 배송으로부터 노동자 건강권을 지키기 위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자 과로사를 중대재해로 처벌하고 장시간 노동을 규제해 노동자 건강권을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인천지역본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 전국특성화고노동조합, 건강한노동세상 등이 참여했다.

“노동자, 강도 높은 노동 시달리다 쓰러져“

인천 노동사회단체들이 19일 오전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자 과로사를 중대재해로 처벌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인천 노동사회단체들이 19일 오전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자 과로사를 중대재해로 처벌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김광호 민주노총 인천지역본부장은 “지난 7월 런던베이글 뮤지엄 인천점에서 일하던 20대 청년 노동자가 주당 80시간 넘게 일하다 과로로 사망했다”며 “인천공항 자회사 노동자와 택배 노동자들도 강도 높은 노동에 시달리다 쓰러지는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살려고 일하는데 그러다 죽을 수밖에 없는 사회, 죽기 살기로 일해야 겨우 버텨내는 사회를 언제까지 노동자들이 견뎌야 하느냐"고 반문한 뒤 "신속하고 효율적인 작업을 위해 노동자 안전은 뒷전이고, 비용 절감과 이윤을 높이기 위해 노동자 안전은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천공항 자회사 노동자, 연속야간노동 시달려 

정안석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장은 "2024년 질병 사망자 3명 중 1명이 뇌심혈관 질환으로 사망했고, 지난해 노동자 360명이 야간 노동과 과로에 지쳐 세상을 떠났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인천공항 자회사 노동자들은 일반 국민보다 뇌심혈관 질환 유병률이 10%나 더 높고 매년 증가하고 있다"며 "이는 연속 야간 노동을 강제하는 3조2교대 노동의 구조적 문제"라고 꼬집었다.

박동균 전국특성화고노동조합 인천지부장은 "열정으로 포장된 장시간 저임금 노동의 현실이 청년 노동자를 짓누르고 있다"면서 "노동시간 단축은 노동자의 권리를 제자리에 돌려놓는 일이며 청년이 안전하게 일하고 자신의 미래를 그릴 수 있게 하는 변화의 출발점"이라고 주장했다.

“과로사, 야간 노동·저임금 등 구조적 문제“

양은정 건강한노동세상 사무국장은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노동기구(ILO)는 2021년 발표한 공동 연구 보고서에서 2016년 한국에서 10만 명당 5.9명이 장시간 노동으로 사망했다"며 "이를 통계청 자료에 대입하면 사망자가 2610명으로 계산된다"고 밝혔다.

양 사무국장은 이어 “현재까지 과로로 사망한 노동자와 관련해 산업안전보건법이나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수사가 진행되거나 기소됐다는 소식은 전혀 듣지 못했다"며 "고용노동부는 과로사를 노동자 개인의 책임으로 돌릴 게 아니라 야간 노동, 저임금, 불안정한 일자리 양산 등 구조적 문제임을 인정하고 중대재해로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민주노총 인천본부는 오는 26일부터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과로사를 중대재해로 처벌하기 위한 1인 시위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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