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전략적 오판이 부른 '나비효과'

인천투데이=현동민 기자│오늘로부터 74년 전인 1950년 1월 12일, 당시 미국의 국무장관인 딘 애치슨(1893~1971)이 선언한 ‘애치슨 라인(미국의 극동 방어선)’은 동아시아의 운명을 뒤바꾼다.

애치슨 라인은 일본 열도와 필리핀을 포함하고 있었지만 한반도를 제외했다. 이 의미는 군사적 측면에서 ‘한반도에 유사시 상황이 발생해도 미군이 지상군을 투입해 적극 개입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었다.

미국이 선언한 애치슨라인 (사진제공 국가보훈부 유튜브 자료 갈무리)
미국이 선언한 애치슨라인 (사진제공 국가보훈부 유튜브 자료 갈무리)

당시 북한 김일성(1912~1994)은 이미 한반도 무력 통일 야욕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는 1949년 3월부터 소련(USSR,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 연방) 공산당 서기장 스탈린(1879~1953)에게 한반도 침략 의사를 내비쳤다. 스탈린은 미국의 개입을 우려해 줄곧 거절했었다.

그러나 미국의 애치슨 라인 선언이 전쟁의 방아쇠를 당겼다. 미국이 한반도 개입 의사가 없다는 것을 확인한 스탈린은 곧바로 북한 김일성의 남한 침략 계획을 승인했다. 1950년 3월 중국 국가 주석 마오쩌둥(1893~1976)도 최종 동의했다. 그리고 이는 1950년 6월 25일 일요일 새벽 4시 북한의 불법 남침으로 발발한 한국전쟁을 야기했다.

애치슨 라인은 명백한 미국의 전략적 오판이었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가치를 고려하지 못했고, 애치슨 라인을 선언한 미국무장관 딘 애치슨 역시 ‘유럽 전문가’였지 동아시아의 흐름을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

국공내전 승리로 인한 중국의 공산화와 남한에서 미군정의 철수, 조선의용군의 북한 인민군 편입 등 누가 봐도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날 것 만 같은 시점에서 선언한 애치슨 라인으로 미국은 ‘한국전쟁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한국전쟁 발발 원인은 분명히 김일성의 한반도 무력 통일 야욕이 가장 크다. 그러나 또 다른 빌미를 제공한 것은 미국이 애치슨 라인이라는 오판으로 남한 불법 침략 세력에 자신감을 불어 넣어 준 점도 잊이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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