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일왕에게 폭탄을 던졌다”
일본서 홀로 외친 ‘대한독립만세’
1932년 1월 8일, 독립 위해 의거

인천투데이=현동민 기자│지금으로부터 92년 전 1932년 1월 8일, 일본의 심장인 도쿄 경시청 정문 앞에서 폭탄이 터졌다. 삼엄한 경호를 받으며 궁성으로 돌아가던 일왕 히로히토를 암살하기 위해 누군가 폭탄을 던졌다.

말이 다치고 궁내대신의 마차가 뒤집어졌지만, 일본 천황은 죽지 않았다. 그리고 한 남자가 “내가 일왕에게 폭탄을 던졌다”라고 일본 헌병들을 향해 외쳤다.

​순국선열 이봉창 (1901~1932) (사진제공 우리역사넷)
​순국선열 이봉창 (1901~1932) (사진제공 우리역사넷)

일왕에게 폭탄을 던진 인물은 한인애국단원 소속 이봉창(1901~1932, 의거·순국 당시 31세) 의사였다. 이 의사는 일본 헌병들에게 끌려가면서도 ‘대한독립만세’를 목 놓아 소리 질렀다.

이 의사는 이때 의거로 당시 일왕을 사살하진 못했지만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일본 제국주의가 신격화한 일본 천왕의 행차에 일본 수도인 도쿄에서 폭탄을 던진 일은 한국 독립 운동의 강인성과 한민족의 투지, 절개를 세계에 과시했다.

특히 이 의사의 장거가 알려지자 중국 각 신문들은 이 사실을 대서특필했다. 당시 중화민국의 장제스가 이끌던 국민당 기관지였던 <국민일보>는 “한국인 이봉창이 일왕을 저격했으나 불행히 명중시키지 못했다”고 보도하며, 일제 치하에서 고통 받는 식민지 국가 민족들의 마음을 대변했다.

이 의사는 1932년 9월 30일 오전 9시 경찰 350명이 둘러싼 가운데, 일본 도쿄법원에서 사형 선고를 받았다. 이 의사는 이후 같은 해 10월 10일 교수형을 받았다. 이 의사는 당시 미혼이었다. 향년 31세로 순국했다.

한편, 백범 김구 선생은 1945년 8월 15일 광복 후, 이봉창 의사의 유해를 일본으로부터 돌려받아 1946년 서울 효창공원에 안장했다. 이후 정부는 이봉창 의사의 공훈을 기리어 1962년 건국훈장 대통령장을 추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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