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옹진군, 고려고속훼리에 선정 취소 공문
새 여객선 출항시간 두고 옹진군-선사 '대립'
"우선협상대상자 재공모, 항로 공백 더 늘어"

인천투데이=이재희 기자│인천 옹진군이 인천~백령 대형 카페리여객선 취항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취소하면서 사업이 원점으로 돌아갔다. 옹진군은 운영선사를 재공모할 예정이다.

이로 인해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과 서해3도(백령·대청·소청) 항로의 카페리여객선 공백은 더욱 길어지게 됐다. 

1일 <인천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옹진군은 지난 28일 고려고속훼리에 우선협상대상자 취소 공문을 보냈다.

앞서 옹진군은 지난 7월부터 8월까지 인천~백령 항로에 대형 카페리선을 운영할 선사를 모집했고, 우선협상대상자로 고려고속훼리를 선정했다.

옹진군과 고려고속훼리는 지난달 25일까지 여객선 도입과 선박 운항 등을 협의할 계획이었다. 이 과정에서 선박 출항 시간을 두고 의견 충돌이 발생했다.

옹진군은 출항 시간을 오전 7시 50분으로, 고려고속훼리는 오전 8시 30분으로 입장을 밝혔는데, 결국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하고 협상이 종료됐다.

백령도 용기포항.
백령도 용기포항.

새 카페리여객선 출항시간 두고 옹진군-선사 '대립'

옹진군은 기존 인천~백령 항로를 다니던 하모니플라워호의 출항 시간이 오전 7시 50분인 점을 고려해 출항 시간을 결정했다.

그런데 고려고속훼리는 현재 같은 항로에서 오전 8시 30분에 출항하는 초쾌속선 코리아프라이드호의 시간을 오전 7시 50분으로 옮기고, 새로운 여객선을 오전 8시 30분에 운항하게 해달라 요구했다.

코리아프라이드호가 상대적으로 속도가 빨라 새 여객선보다 늦게 출발해도 서해3도 도착 시간이 겹칠 수 있어 이를 피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럴 경우 용기포항 시설이 협소해 승객 안전을 고려해 다른 여객선은 해상에서 대기해야 한다. 

그럼에도 옹진군은 오전 7시 50분에 운항하는 것이 맞다며 입장을 고수했다. 당초 7월 선사 모집 공고를 올릴 당시, 타 여객선 운항 시간을 당연히 배제해 생각했으며 여객 수요 측면에서도 더욱 낫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군은 먼저 코리아프라이드호가 먼저 출항하고, 새 카페리가 나중에 출항하면 먼저 출항하는 배가 손님을 태우고 나가면 뒷 배의 승객이 줄게 돼 그만큼 손실을 옹진군이 예산으로 보전해야 한다는 부담도 커질 것으로 판단했다.  

옹진군의 요구대로 오전 7시 50분에 새 카페리를 운항할 경우, 기존의 하모니플라워호가 운항하던 시간이기 때문에 주민들에게 익숙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반면 선사의 요구대로 오전 8시 30분에 새 카페리를 운항할 경우 인천이 아닌 타 지역에서 오는 관광객들이 카페리를 이용하는 데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다. 

주민 "운영선사 재공모, 항로 공백 더 늘어나"

결국 양 기관이 서로의 입장을 고수하면서 우선협상 기간이 10월 31일까지 뒤로 밀렸다. 하지만, 늘어난 협상 기간에도 의견 차를 계속 좁히지 못하자 옹진군은 협상자 선정을 취소키로 했다.

사업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자, 서해3도 주민들은 옹진군이 우선협상대상자를 다시 선정해 협상하는 기간만큼 항로 공백도 더욱 늘어났다며 호소하고 있다. 

심효신 서해3도 이동권리추진위원회 위원장은 “계획대로 진행했어도 카페리선 신규 건조 기간을 고려하면 결국 2026년 하반기 투입돼 3년 공백은 불가피했다”며 “그런데 이번 우선협상대상자 취소로 인해 항로 공백은 더 길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이 원점으로 다시 돌아온 만큼, 옹진군은 주민들의 교통 불편을 고려한 대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옹진군 도서교통과 관계자는 “선사와 의견차를 좁히지 못해 결국 선정 취소 결정을 내렸다”며 “11월 내로 선사를 재공모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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