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톤 이상 카페리 신조 3년 뒤 투입 항로공백 여전
서해3도 주민 “20년 전 3000톤급 다녔는데 발전 없어”
해외 해운시장 중고선 물색 필요 관광개발 수요 충분

인천투데이=이종선 기자 | 현재 운항을 멈춘 인천~백령 대형 카페리여객선을 운영할 선사가 나타났지만, 한동안 항로 공백은 피할 수 없어 섬 주민들의 근심은 여전하다.

해당 항로에 투입될 선박은 신규 건조돼 오는 2026년에나 투입될 예정이다. 섬 주민 이동권 보장과 화물운송 경로 확보, 향후 여객선 수요 확대에 대비해서라도 중고선박을 대체 투입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 전경.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 전경.

옹진군은 지난 18일 인천∼백령 항로 대형 여객선 도입 지원사업 제안서 평가위원회를 열고 고려고속훼리㈜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25일 밝혔다.

이에 따라 고려고속훼리는 기존 하모니플라워호(2071톤) 보다 다소 제원이 향상된 2000톤급 이상의 신규 카페리선을 건조해 해당 항로에 투입할 예정이다. 내년 초 선박건조 계약 후 연말에 착공하면 2026년 하반기에나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약 3년간 대형 카페리선 공백은 불가피하다. 주민들은 신규카페리 취항 시까지 차량 운반을 위해선 편도 12시간이 걸리는 화물선을 이용해야만 한다.

농수산물과 화물 등은 같은 항로를 오가는 코리아프라이드호(1600톤)에 적재할 수 있지만, 기존 카페리선에 비하면 협소하다.

서해3도 주민들은 지난 2020년부터 인천~백령 항로에 하모니플라워호 선령 만료에 맞춰 3000톤급 이상의 카페리 대체선을 투입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항로공백 장기화 문제는 해결되지 못했고, 3000톤급 선박 취항조차 물 건너간 상황이다.

심효신 서해3도 이동권리추진위원회 위원장은 “하모니플라워호 취항 전 인천~백령 항로에는 잠시 3000톤급의 만다린호가 다닌 적 있다. 2000톤급보다 규모가 큰 만큼 날씨에 영향을 덜 받는 안정적인 운항으로 주민들은 만족했다”며 “20여년 전보다 뱃길 상황이 나아지지 않은 게 한탄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강릉·동해·울진과 이어지는 항로까지 감안하면 육지와 울릉도를 잇는 항로는 7개인데 백령도는 3개뿐이다. 울릉도의 반만이라도 돼야 한다”며 “유정복 인천시장은 올해 2월 백령도를 방문하면서 ‘서해3도에 거주하는 것만이라도 애국’이라고 말했지만, 현실은 기본권조차 지켜지지 않고 있다. 3년 공백기간에 대체선을 투입하는 게 섬 주민들에 대한 예의”라고 꼬집었다.

포항~울릉 항로에 취항한 초쾌속선 엘도라도익스프레스호.(사진제공 대저해운)
포항~울릉 항로에 취항한 초쾌속선 엘도라도익스프레스호.(사진제공 대저해운)

울릉도 항로 6개 최신·대형 선박 즐비...백령도 ‘초라’

현재 육지와 울릉도를 잇는 여객선 항로는 총 6개다. 포항~울릉은 썬라이즈호(388톤)와 뉴씨다오펄호(1만9988톤), 엘도라도익스프레스호(3170톤)가 운항 중이다. 엘도라도익스프레스호는 아시아에서 가장 빠른 초쾌속선으로 운항속도는 무려 45노트(83.3km/h)에 달한다

여기에 강릉~울릉 초쾌속선 씨스타5호(338톤), 동해~울릉 초쾌속선 씨스타1호(388톤), 울진~울릉 카페리 울릉썬플라워크루즈호(1만4919톤) 등이 오가고 있다. 강원 양양과 울릉을 오가는 항로 개설 또한 논의되고 있다.

반면, 인천과 백령도를 잇는 정기항로는 고작 2개뿐이다. 매일 오전 인천항에서 출발하는 초쾌속선 코리아프라이드호(1680톤)와 백령도 용기포항에서 출항하는 코리아프린세스호(534톤)가 전부다. 두 선박 모두 차량을 선적할 수 없다.

게다가 오는 2027년 개항을 목표로 건설 중인 백령공항이 운영되면, 백령도의 관광객과 화물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50인승 소형항공기만으론 이를 모두 감당할 수 없고, 주변지역 개발에 따른 건설 자재 물동량 증가에 따라 카페리 수요도 덩달아 늘어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라도 중고선 카페리를 확보하는 건 수요가 충분하며, 향후 백령도와 중국 웨이하이를 잇는 국제카페리 항로 개설에 대비하는 방안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최정철 인하대 교수는 “세계 해운시장 추세를 보면, 그리스·덴마크·우루과이·아르헨티나·일본 등의 지역 경제상황에 따라 매물로 나오는 선박들이 일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중고카페리를 도입하면, 백령도에서 출발하는 항로에 추가 투입하는 방안까지 폭넓게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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