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5도 여객선 결항률 30.5% 3일 중 한번 끊겨
인구대비 여객선 수용률 서해5도 17% 울릉 36%
울릉 여객선 항로 6개인데 서해5도 3개 절반뿐

인천투데이=이재희 기자│인천 서해5도(백령·대청·소청·연평·우도) 인구를 모두 합치면 울릉도 인구를 훌쩍 넘는다. 하지만 울릉도에 비해 서해5도 여객선 운항 노선은 반쪽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3000톤급 이상의 대형 카페리여객선이 전혀 없어 기상악화에도 배가 뜨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13일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KOMSA) 취재를 종합하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에서 백령도 등 서해3도를 오가는 여객선의 전체 결향률은 40.2%이며, 인천~연평 항로 배편 결항률은 22.8%로 나타났다.

이 중 서해5도 전체 결항률은 총 30.5%로, 3일 중 1번꼴로 뱃길이 끊긴 셈이다. 14일 오늘도 백령도 등 서해3도 항로 여객선 운항이 기상 악화로 중단됐다.

인천과 백령도를 오가는 코리아킹호가 백령도 용기포신항에서 여객을 태우는 모습이다.
인천과 백령도를 오가는 코리아킹호가 백령도 용기포신항에서 여객을 태우는 모습이다.

인천~백령 항로 지난해 11월부터 1년 넘게 카페리 공백상태

인천~백령 항로의 경우 지난해 11월 인천~백령 대형 카페리 하모니플라워호가 운항을 중단한 이후, 신규 선사 모집이 되지 않아 1년 넘게 운항 공백 사태가 계속되고 있다. 옹진군은 7번째 공모를 진행했으나 무산되자 재공모를 할지 공영제를 도입할지를 두고 다시 검토하고 있다.

또한 인천~연평 항로에 하루 왕복 두 차례 운항하는 코리아킹호가 오는 24일부터 내년 2월 4일까지 선박 정기 검사로 휴항할 예정이라, 주민 1일 생활권이 붕괴될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주민 반발이 빗발치자 선사 고려고속훼리는 백령~인천 항로의 코리아프린세스호(534톤)를 해당 항로에 투입해 1일 2왕복 운항을 유지키로 했다.  

급한 불을 끄긴 했지만, 매년 같은 사태는 반복된다. 여객선 비수기인 동절기에 선박 정기 검사 일정이 몰려있는데다, 서해5도를 다니는 여객선 대부분이 겨울철 강풍 등 기상 악화로 운항 통제를 받기 때문이다. 

서해5도 인구 울릉도 넘는데 여객선 주민 수용도 못해

이는 서해5도를 합친 면적과 인구가 비슷한 울릉도 상황과 대조된다. 지난해 기준 서해5도 면적은 74㎢, 울릉도는 73㎢으로 별 차이가 없다.

주민등록거주 거주 세대와 인구를 보면 올해 10월말 기준 서해5도 8440명, 울릉도 9090명으로 거의 비슷하다. 인구통계에 잡히지 않는 서해5도 복무 군인 6000여명까지 합치면 실거주 인구는 울릉도를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두 섬 지역 주민의 현실은 매우 상반된다. 현재 울릉도와 육지를 잇는 여객선 항로는 총 6개다. 우선 포항~울릉 항로에만 썬라이즈호(388톤)와 뉴시다오펄호(1만9988톤), 엘도라도익스프레스호(3170톤) 3척이 운항 중이다.

추가로 강릉~울릉 항로에 초쾌속선 씨스타5호(338톤), 동해~울릉 항로에 초쾌속선 씨스타1호(338톤), 울진~울릉 항로에 카페리 울릉썬플라워크루즈호(1만4919톤) 등이 다닌다.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과 연평도를 오가는 플라잉카페리호.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과 연평도를 오가는 플라잉카페리호.

반면, 인천~백령 항로의 여객선은 코리아프라이드호(1680톤)와 코리아프린세스호 단 2척이다. 인천~연평 항로의 여객선은 코리아킹호 1척으로, 서해5도에 다니는 여객선은 3척이 전부이다.

게다가 서해5도는 섬 주민 여객 수요조차 충당하지 못하고 있다. 관광객 수요가 대부분인 울릉도와 비교된다.

지난해 인하대학교 경인씨그랜트센터의 섬 지역 이동권 조사를 보면, 서해5도 섬 주민 인구 대비 여객선 수용률은 16.7%로 울릉도 36.1%보다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민 "여객선 공영제 운영과 중고선박 투입 우선"

이런 이유로 서해5도 주민들은 이동권 보장을 위해 정부가 책임지고 여객선 운항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심효신 서해3도 이동추진권리위원회 위원장은 “인천~백령 항로의 대형 카페리 여객선 공모는 여전히 제자리 걸음이고, 동절기가 다가오는 만큼 대부분 여객선이 결항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서해5도는 접경지역이란 이유로 야간운항도 할 수 없어 오전에 일을 처리하러 나가는데 배가 끊기면 돌아올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여객선 운항 안정성 확보를 위해 정부가 예산 지원을 확대하고 인천시가 자체 예산 투입 의지를 보여야 한다”며 “동시에 인천~백령 항로에 현재 운항 공백을 고려해 중고선박이라도 우선 투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옹진군 도서교통과 관계자는 “정부 지원 없이 운항 결손금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선사 공모를 진행하고 있으나, 재정적인 부담이 있다"며 "정부가 맡아 공영제로 해당 항로를 운영할 것을 계속 건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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