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무조정실 ‘계양구 정화조 비리감사’ 행안부와 동일
[단독] 국무조정실 ‘계양구 정화조 비리감사’ 행안부와 동일
  • 김갑봉 기자
  • 승인 2019.11.0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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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행정법원, “국정운영 투명성 확보위해 감사보고서 공개해야”
계양구 정화조 비리 폭로 ‘명예훼손’ 무죄에 결정적 증거 확보

[인천투데이 김갑봉 기자] 인천 계양구 정화조 비리를 폭로한 당사자가 행정안전부를 상대로 한 정보공개청구 행정소송에서 승소하면서 계양구 정화조 비리의 전모가 조만간 공개될 전망이다.

아울러 서울행정법원이 공개하라고 판결한 정보공개청구 자료는 계양구 정화조 비리에 대한 감사보고서로, 비리를 폭로했다가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된 원고의 항소심에 유리한 결정적인 증거로 작용할 전망이다.

계양구청 전경.(사진제공 계양구)
계양구청 전경.(사진제공 계양구)

김종필 전 삼신환경 대표는 계양구 정화조 비리를 폭로했다가 수차례 고소됐다. 김 전 대표는 2014년 6월 계양구 정화조 비리를 국무조정실 산하 공직복무관리관실에 제보했고, 공직복무관리관실 감사관은 제보를 토대로 감사결과보고서(2014년 7월)를 작성했다. 이 감사보고서는 행정안전부에 이첩됐고, 김 전 대표는 행안부에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당시 계양구와 계양구 정화조 업체는 김종필 전 대표를 업무방해와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다. 핵심 증거자료는 감사결과보고서였는데 증거자료로 채택이 안 돼 유죄를 받았다.

김 전 대표는 행정안전부에 감사결과보고서 정보공개를 청구했지만, 행안부는 재판이 진행 중인 사안이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김 전 대표는 명예훼손 혐의 패소 후 행정소송을 제기해서 2016년 2월 승소했다. 하지만 행안부는 2016년 3월 다시 정화조 업체의 개인정보와 영업비밀, 관리감독기관(=계양구)의 공정한 업무 지장 초래 등을 이유로 다시 거부했고, 김 전 대표는 다시 행정소송을 제기해 2019년 11월 1일 승소했다.

서울행정법원이 5일 공개한 판결문을 보면 법원은 국무조정실의 감사결과와 행정안전부의 감사결과가 동일하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행안부는 계양구에 대하여 관내 분뇨수집·운반업 및 청소대행업무와 관련한 감사를 실시했는데, 원고(=김종필 전 대표)와 계양구 사이에 관련 민사소송이 계속되자 이를 이유로 이 사건 감사를 중단했다”며 “이사건 정보는 이 사건 감사에 따라 생성된 자료로 국무조정실이 피고(=행안부)에게 송부한 자료와 실질적으로 동일하다”고 판단했다.

국무조정실이 행안부에 송부한 자료는 계양구 정화조 비리의 사실관계가 담겨 있는 자료이자, 정화조 비리를 폭로했다가 오히려 계양구와 계양구 정화조 업체로부터 업무방해 혐의와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한 사건의 결정적인 증거자료이다.

판결문을 보면 국무조정실은 2014년 6월 ~ 7월 4일경 계양구 관내 정화조 업체를 조사한 뒤, 2014년 11 환경부 장관과 행안부 장관에게 각각 감사보고서를 송부한 것으로 돼 있다.

아울러 당시 인천시장은 이 사건 감사와 동일한 사안에 대해 별도의 감사를 실시했고, 2018년 감사를 완료한 것으로 확인 됐으며, 행안부는 이 사건 감사가 인천시가 실시한 감사와 중복된다는 점을 고려해 2014년 중단한 이 사건 감사를 현재까지 재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정운영의 투명성 확보 측면에서도 공개는 공익적”

김종필 전 대표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이들은 국무조정실이 작성한 감사보고서가 초안에 불과하고, 확정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는데, 법원의 해석은 달랐다.

판결문을 보면 국무조정실 감사보고서를 전달받은 환경부 장관은 2014년 9월 인천시장을 비롯한 국내 광역자치단체장 등에게 “국무조정실에서 계양구 분뇨수집·운반 실태에 대한 공직복무 점검을 실시한 결과 분뇨수집·운반업체의 분뇨 계량증명서 이중사용, 분뇨 청소량 부풀리기, 정화조 미청소 건물 장기간 방치 등 해당 지자체의 분뇨수집·운반업체 관리·감독, 개인하수처리시설 내부청소 기준 관리에 대한 관리·감독이 전반적으로 부실한 것으로 확인됐으므로, 분뇨수집·운반업체에 대한 지도·점검, 개인 하수처리시설 내부청소 기준 준수 등이 철저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관할 지자체에 관련 규정 시달, 교육 및 홍보 등의 조치를 취하여 주기 바란다“는 내용의 공문을 송부했다.

서울행정법원은 이를 토대로 “이 사건 정보가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5호가 규정하는 비공개 대상 정보(=관리감독기관의 공정한 업무 지장 초래)에 해당한다고 판단되지 않으므로, 비공개 처분한 것은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법원은 특히, “이 사건 감사는 계양구 정화조 비위사실에 관한 감사로 국무조정실이 2014년 실시한 조사와 인천시장이 별도로 실시한 감사와 감사내용이 실질적으로 동일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서울행정법원의 이 같은 판결과 판단은 김종필 전 대표가 국무조정실의 감사보고서를 토대로 비리를 폭로했다가 고소당한 명예훼손 항소심에 결정적인 증거로 작용할 전망이다.

계양구 정화조 업체는 국무조정실의 감사보고서가 초안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는데, 법원은 해당 보고서가 행안부, 환경부에 전달된 보고서와 동일하고, 또 인천시가 실시한 감사와 동일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끝으로 국정운영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서도 공개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정보에 감사업무의 적정한 수행을 위하여 반드시 비밀로 유지해야만 할 고도의 정책적 사실이 기재돼 있다고 보이지 않는 반면, 원고(=김종필 전 대표)는 계양구 관내에서 분뇨수집·운반업을 하였던 사람으로 계양구를 상대로 관련 민사소송을 제기하기도 하였던바, 이 사건 정보는 국정에 대한 국민의 참여 및 국정운영의 투명성 확보라는 측면에서 이를 공개할 고도의 공익적 필요성이 있다고 인정되고, 이 사건 정보를 공개한다고 해서 피고(=행안부)가 수행하는 감사 등의 업무 수행에 현저하게 지장이 있을 것이라는 고도의 개연성이 존재한다고는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