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계양구 정화조 비리 ‘정보공개 승소’ 공개 임박
[단독] 계양구 정화조 비리 ‘정보공개 승소’ 공개 임박
  • 김갑봉 기자
  • 승인 2019.11.01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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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 폭로 ‘명예훼손’ 항소심에 결정적 증거 확보
계양구에 대한 감사원 ‘공익 감사’ 청구 확대 전망

[인천투데이 김갑봉 기자] 인천 계양구 정화조 비리를 폭로한 당사자가 정보공개청구 소송에서 다시 승소했다. 계양구 정화조 비리를 폭로했다가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된 당사자 항소심에 유리한 증거로 작용할 전망이다.

계양구청 전경.(사진제공 계양구)
계양구청 전경.(사진제공 계양구)

김종필 전 삼신환경 대표는 계양구 정화조 비리를 폭로했다가 수차례 고소됐다. 김 전 대표는 2014년 6월 계양구 정화조 비리를 국무조정실 산하 공직복무관리관실에 제보했고, 공직복무관리관실 감사관은 제보를 토대로 감사결과보고서(2014년 7월)를 작성했다.

반면, 계양구와 계양구 정화조 업체는 김종필 전 대표를 업무방해와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다. 핵심 증거자료는 국무조정실 감사결과보고서였는데 증거자료로 채택이 안 돼 유죄를 받았다.

김 전 대표는 행정안전부에 감사결과보고서 정보공개를 청구했지만, 행안부는 재판이 진행 중인 사안이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김 전 대표는 명예훼손 혐의 패소 후 행정소송을 제기해서 2016년 2월 승소했다. 하지만 행안부는 2016년 3월 다시 정화조 업체의 개인정보와 영업비밀, 관리감독기관(=계양구)의 공정한 업무 지장 초래 등을 이유로 다시 거부했고, 김 전 대표는 다시 행정소송을 제기해 2019년 11월 1일 승소했다. 핵심 증거자료를 확보할 수 있게 된 셈이다.

김 전 대표는 2015년 명예훼손 혐의로 유죄를 받은 뒤에도, 계양구 정화조 비리 폭로를 멈추지 않았다.

김 전 대표는 지난해 2~3월 다시 공직복무관리관실 감사관의 감사결과보고서(2014년 7월)를 토대로 계양구 정화조 업체의 비리를 폭로하고, 계양구의 정화조 업체 관리 행정 개선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계양구청 앞에서 전개한 뒤 이를 알리는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김 전 대표는 주로 확성기와 페이스북을 이용해 “대행업체의 똥 청소비용 부당청구, 똥 청소량 부풀리는 동안 부당이득 편취, 똥 실적 보고서 조작, 담합을 통한 불법영업 등 위법행위가 있음에도 구민의 생활을 방해하는 본분을 망각한 계양구는 즉각 사과하라”, “계양구민에 정화조 요금을 과하게 청구한 업체, 계량 증명서를 위조한 업체, 담합한 업체에 허가를 취소하라”고 주창했다.

그러자 A환경 등 계양구 정화조 업체 6개 대표들은 다시 김 전 대표를 형법상 명예훼손과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그러나 인천지방법원(판사 김성은)은 올해 7월 “국무조정실 공직복무관리관실 감사관으로부터 감사 결과보고서를 받아 보고 계양구의 정화조 업체에 대한 적정한 관리감독을 촉구하는 등 공공 이익을 위해 사실을 적시한 것으로 보인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2015년 열린 재판 때는 재판부가 김 전 대표가 국무조정실 감사관으로부터 받았다며 제출한 감사결과보고서를 증거자료로 채택하지 않았으나, 올해 진행 된 재판에선 법원이 당시 감사결과보고서를 작성한 감사관을 증인으로 신청하고 해당 감사결과보고서의 신빙성 여부를 물은 뒤, 증거자료로 인정한 것이다.

법원 무죄 판결의 결정적 자료는 앞서 얘기한 것처럼, 국무조정실 공직복무관리관실이 2014년 6~7월 작성한 감사결과보고서였다.

물론 이 보고서는 아직 비공개 상태이고, 재판부가 증거자료로 채택한 보고서는 김 전 대표가 감사관으로부터 받아 제출한 것이다. 재판부가 증거자료로 인정한 것은, 증인으로 나선 감사보고서 작성 감사관이 ‘김 전 대표에 넘긴 보고서와 최종 보고서가 큰 차이 없다’고 증언했기 때문이다.

올해 7월 법원이 공개한 감사결과보고서를 보면, 계양구는 업체별로 가좌분뇨처리장 일일 반입량 배당제를 실시(2013년 5월)하면서 전년도 기준 업체별 처리실적과 적재용량을 50%씩 반영해 업체별 일일 반입량을 책정해 문제가 없다고 했다.

그러나 감사 결과보고서는 “A환경은 처리용량 95톤의 98.9%인 94톤을 배당받았고, 삼신환경은 처리용량 42톤의 71.4%인 30톤을 배당받아 형평성에 문제가 있으며, 기존에 배당을 많이 받은 업체만 향후에도 계속 많은 양을 배당받는 등, 부익부빈익빈 문제점이 노출됐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결국 계양구는 전체 반입량(265톤)의 53.2%인 141톤을 A환경과 B환경에 배당함으로써 특정 업체에 특혜를 준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감사 결과, 계양구는 행정처분에서도 특혜를 베푼 것으로 드러났다. 계양구는 수시 또는 매달 점검으로 일일 반입량을 위반한 업체에 행정처분을 하게 돼있다. 배당제를 실시한 2012년 5월 A환경, B환경, C환경은 삼신환경이 일일 반입량을 위반했다고 민원을 제기했고 계양구는 행정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삼신환경이 민원을 제기한 A환경과 C환경의 일일 반입량 위반 사실에 대해서는 행정처분을 하지 않았다.

이 감사 결과보고서는 “2013년 5월~2014년 6월 분뇨처리장 일일 반입량을 확인한 결과 거의 매일 A환경, B환경, C환경의 위반사항이 발생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삼신환경 행정처분 이후 단 한 차례도 점검이나 행정처분을 하지 않는 등, 계양구가 특정 업체를 비호한 사실이 있다”고 지적했다.

국무조정실 공직복무관리관실은 “이러한 계양구의 특정 업체에 특혜 제공과 위법 행위 방조 등 관리감독 소홀과 직무태만 아래 대행업체의 청소비용 부당청구, 청소량 부풀리기를 통한 부당이득 편취, 청소 실적보고서 조작, 담합을 통한 불법영업 등 위법행위가 자행됐다”고 밝혔다.

법원은 “공직복무관리관실 감사관이 법정에 출석해 ‘감사보고서(초안) 내용은 제보자인 피고인(=김종필)에게 감사가 마무리된 상태에서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보냈고, 최종적인 감사 결과보고서는 자신이 보지 못했으나 초안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을 것으로 추측된다. 제보자가 처음 첩보를 줬을 때만큼의 큰 부당이득 규모는 아니지만 잘못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고, 계양구의 관리감독 소홀 문제가 분명히 있었기에 지적했다’고 진술했다”고 판시했다.

김 전 대표를 고소한 A환경 등은 항소했다. 항소심에서도 감사결과보고서와 감사관의 진술이 핵심 증거자료에 해당할 전망이다.

검찰 공소장을 보면, 경찰 수사기록에 감사관은 계양구 정화조 비리가 별 것 아니라고 진술한 것으로 기록돼있다.

그러나 감사관은 법정에 출석해 ‘국무조정실에서 다룰 정도로 규모가 큰 비리가 아니라고 한 것이지, 별 게 아니라고 하진 않았다’고 진술하며 경찰 수사기록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2심도 이 부분이 쟁점이 될 전망인데, 김 전 대표가 행안부를 상대로 한 정보공개 행정소송에서 승소하면서, 김 전 대표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아울러 계양구 정화조 비리의 전모 또한 공식적으로 드러나게 돼, 계양구에 대한 대대적인 감사 청구로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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