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평화복지연대 “시민 두 번 우롱한 협의회 다시 사과하라”

[인천투데이 김현철 기자] 인천 기초의원 95명이 지난 달 17일 태풍 ‘링링’이 휩쓸고 간 강화에서의 대낮 ‘술판?춤판’ 물의 사과의미로 성금 300만 원을 강화도에 전달했으나, 이 성금이 시민 혈세로 확인돼 파문이 다시 일고 있다.

인천군구의회의장협의회는 지난 달 17일 강화군 소재 한 고등학교에서 ‘군·구의회 한마음 체육대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인천 군·구의원 95명과 의회사무과 직원 80여 명 등 총 180여 명이 참석했다. 행사 비용은 모두 시민들이 낸 세금이다.

지난 17일 강화군 소재 고등학교에서 인천 기초의원들이 개최한 체육대회. 사진 속 의원들은 술을 마시며 머리에 꽃을 꽂고 춤 등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사진제공 '인천투데이' 독자)

당시 강화군은 제13호 태풍 ‘링링’이 강타해 무려 4000여 건의 피해가 발생한 상황이었다. 특히 이들이 ‘술판·춤판’을 벌이고 있던 시간은 행정안전부가 강화군에 대한 특별재난지역 지정을 위해 현장조사를 벌이고 있었다.

이에 인천평화복지연대는 지난달 23일 행사를 주최한 협의회의 사과와 행사비용 환수, 송광식 협의회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협의회는 지난 2일 사과 성명을 내고 태풍피해지역이었던 강화군에 성금을 전달하며 추후 자원봉사활동을 하겠다고 용서를 구했다. 당시 협의회가 발표한 성명엔 “의원들의 불찰로 미리 살피지 못한 태풍 피해 주민에게 위로의 마음을 전하고자 의원들이 작은 마음을 모아 피해복구 성금을 전달한다”고 밝혔다.

그런데, 협의회가 사과 의미로 전달한 성금 300만 원 역시 시민들이 낸 세금으로 드러났다. 군구의원들이 시민 혈세로 본인들의 잘못을 땜빵한 것도 모자라 거짓 사과를 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인천평화복지연대는 9일 성명을 내고, “군구의원들이 자발적 모금으로 성금을 전달했다면 시민들이 진정성 있는 사과로 받아들였을 것”이라며 “사과 성명과 달리 군구의원들이 스스로 잘못한 것을 시민 혈세로 땜빵한 것은 시민을 두 번 우롱한 것이다. 협의회가 낸 사과 성명은 사과로 인정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단체는 협의회에 ‘술판·춤판 행사비용 환수’와 ‘기탁한 성금을 환수하고 자발적 모금으로 성금할 것’을 요구했다.

연대는 “태풍재난지역에서 음주가무 행사를 개최한 것과 시민 혈세로 성금을 땜빵한 사건에 책임을 져야 한다”며 송광식 협의회장의 사퇴도 촉구했다.

이어 “행사에 참석한 군구의원들은 더 이상 시민들을 우롱하지 말아야 하며, 진정성 있는 행동이 없을 경우 행사에 참석한 의원들에 대해 특단의 조취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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