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진군ㆍ서구ㆍ계양구ㆍ남동구에 돼지농가 소재
남동구 뚫리면 경기ㆍ충청도 장담 못 해 ‘초비상’

[인천투데이 김갑봉 기자]인천 강화군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5차 확진 판정이 나오면서 사태가 심상치 않게 전개되고 있다. 시는 10월 12일로 예정된 시민의날 기념행사와 시민애뜰광장 개장식을 전격 취소하고, 방역 차단에 집중키로 했다.

우선 인천시와 강화군은 5차 확진에 따른 추가 발생을 차단하기 위해 행정력과 재정을 집중해 살처분을 서두르고 있다. 강화도에서 살처분 대상만 1만2000두에 달한다.

아울러 박남춘 인천시장과 박준하 행정부시장 등은 강화군과 서구, 남동구, 계양구, 영흥면 등 인천에 돼지농가가 소재한 모든 지역을 순회하며 방역 상황을 점검하고 보완을 지시했다.

시 보건환경연구원이 인천 전체 돼지농가를 대상으로 진행한 채혈검사 결과 추가 양성반응은 없는 것으로 나왔으나, 27일 오전 5차 강화군 하점면에서 5차 확진 결과가 나온만큼 고위험 농가에 대해 재검사를 추가로 실시하기로 했다.

현재 강화도에서는 해병2사단과 강화보건소, 축협공동방재단 등이 나서 도로?하천방재를 진행하고 있다. 강화와 인접한 군구와 돼지농가가 소재한 군구 또한 소독장비를 이용해 관내 하천방재를 실시키로 했다.

시는 9월~10월 예정된 축제와 행사를 자제하라고 기본방침을 내렸다. 부평구가 풍물축제를 취소한 데 이어, 시 또한 10월 12일로 예정된 인천시민의 날 기념행사와 시청 앞 새 광장 인천애뜰광장 개장행사도 취소키로 했다.

시가 이렇게 방역에 집중키로 한 것은 사태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27일 오전 강화에서 확진 판정은 파주에서 발생한 이후 9번째 확진 판정이며, 강화에서만 다섯 번째 확진 판정으로 강화는 살처분에 따른 처참한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강화군 하점면에서 다섯 번째 확진 판정이 나면서 강화는 사실상 전 지역이 뚫린 것이나 다름없다. 강화에서 돼지열병은 송해면과 불은면에 이어 삼산면(석모도)과 강화읍, 하점면으로 전방위 확산됐다.

특히, 석모도의 경우 사료를 먹이는 돼지가 아니라 집에서 노인들이 키우는 돼지 2마리인데, 여기서도 돼지열병이 발생했다는 것은 강화도 전 지역이 뚫린 것이나 다름 없다는 얘기다.

인천시가 25일 강화대교 아프리카돼지열병 거점소독시설에서 출입차량에 대한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강화가 뚫리면서 인접한 서구도 비상이다. 인천의 경우 북한 접경지역인 강화·옹진군을 비롯하여 5개 군·구에서 농가 43곳이 4만3108두를 키우고 있다. 이에 박남춘 시장과 박준하 부시장이 모든 지역을 대상으로 직접 현장 방역 점검에 나섰다.

강화와 인접한 서구는 오류동 농가 1곳에 2700두가 있고, 서구와 인접한 계양구 갈현동 농가에는 620두, 남동구 운연동 농가와 도림동 농가에는 각각 300두와 400두, 옹진군 백령도 농가와 영흥도 농가에는 각각 1300두와 200두를 사육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시는 일단 인천 전체 돼지농가를 대상으로 일제 채혈을 26일까지 마무리한 상태이다. 시는 추후에도 임상 예찰과 혈액검사를 지속적으로 실시해 추가 발생 차단에 집중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재 흐름을 보면 막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강화가 뚫린 만큼 인천 방역에서 이제 핵심 지역은 서구와 계양구, 남동구이다. 서구는 강화와 인접한 곳이라 서구가 뚫리면 계양구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며, 또 여기가 뚫리면 남동구도 장담하기 어렵다.

특히, 남동구가 중요하다. 남동구는 경기도와 인접한 곳이라 여기가 뚫리면 경기도와 충남도 장담하기 어렵다.

국내 사육돼지 1133만 마리 중 경기도는 200만 마리로 18%(2위)를 차지하고 있고, 충남은 240만 마리로 21%(1위)를 차지하고 있는 핵심 지역이라, 남동구 방역이 그만큼 중요하다.

한편, 방역 당국이 발생원인과 감염경로를 여전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사태의 심각성과 불안감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북한과 접경지역을 따라 흐르는 임진강 등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임진강 등의 하천수에서 돼지열병 바이러스 오염 여부를 조사한 결과 모두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다고 27일 밝혔다.

그동안 일각에선 북한의 감염된 멧돼지에서 비롯한 바이러스가 접경지역 하천을 따라 우리나라로 옮겨졌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러나 환경과학원이 23일부터 나흘간 포천, 연천, 파주, 김포 일대를 흐르는 한탄강(6곳), 임진강(11곳), 한강하구(3곳) 등 모두 20개 지점을 조사한 결과 바이러스 검출은 없었다. 감염경로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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