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살처분 대상만 5000두 넘어… 처참한 아수라장

[인천투데이 김갑봉 기자] 인천 강화군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5차 확진 판정이 나왔다. 파주에서 발생한 이후 9번째 확진 판정이며, 강화에서만 다섯 번째 확진 판정으로 강화는 살처분에 따른 처참한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농림축산검역관리본부가 방역하고 있다. (제공 인천시)

인천시는 26일 석모도에서 확진 결정이 난 후, 의심 신고가 접수된 인천 강화읍과 하점면에서도 농림축산검역본부의 정밀검사 결과 ‘양성’ 판정이 나왔다고 밝혔다.

강화읍 4차 확진 판정은 26일 11시경 농장주가 사육돼지 한 마리가 폐사하고, 임신 초기 상태 한 마리가 식욕 부진 증상을 보이자 의심 신고를 했고, 26일 밤 11시 방역 당국 검진결과 양성 판정이 나왔다.

해당 농가는 2000두를 사육하고 있고, 반경 3km 이내에는 17두를 키우는 농가가 하나 더 있다. 농식품부는 모두 살처분할 계획이다.

5차 확진 판정은 하점면 농장에서 발생했다. 하점면 농장주는 새끼돼지 3마리가 폐사하고, 2마리가 코피를 흘리는 증상을 보이자 26일 오후 5시 17분 면사무소에 신고했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27일 오전 7시 양성 확진 판정을 내렸고, 이동을 제한한 뒤 살처분 매몰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발생 농가 반경 3km 내에는 농가 2곳을 더 포함해 2800두를 키우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선 강화에서 발생한 돼지열병 확진 판정으로 모두 5개로 늘었다. 살처분 대상만 무려 5000(송해면 388, 불은면 869, 삼산면 2, 강화읍 980, 하점면 2800)두에 달한다.

강화에서 다섯 번째 확진 판정이 나면서 강화는 전 지역이 방역이 뚫린 것이나 다름없다. 특히, 석모도의 경우 사료를 먹이는 돼지가 아니라 집에서 노인들이 키우는 돼지 2마리인데, 여기서도 돼지열병이 발생했다는 것은 강화도 전 지역이 뚫린 것이나 다름 없다는 얘기다.

강화가 뚫리면서 인접한 영종도와 서구도 비상이다. 인천의 경우 북한 접경지역인 강화·옹진군을 비롯하여 5개 군·구에서 농가 43곳이 4만3108두를 키우고 있다.

시는 일단 인천 전체 돼지농가를 대상으로 일제 채혈을 26일까지 마무리한 상태이다. 시는 추후에도 임상 예찰과 혈액검사를 지속적으로 실시해 추가 발생 차단에 집중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재 흐름을 보면 막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시는 23일부터 강화·초지대교에서 진입하는 모든 차량을 대상으로 소독 후 통과하게 하고 있다. 또한 강화군 농가를 포함해 시 전체 돼지농장 입구 농장초소를 운여하고, 돼지농가 일일 소독지원을 하고 있지만 돼지열병은 확산하고 있다. 방역 당국이 발생원인과 감염경로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사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한편, 시는 지난 9월 17일 아프리카돼지열병 위기경보가 심각단계로 격상됨에 따라 시청 재난상황실에 가축방역대책본부를 마련한 뒤, 시장을 본부장으로 6개 실무반(8개 부서와 군부대, 경찰 등 유관기관 포함)을 편성해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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