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구, 소래포구축제 취소라며 '미스트롯' 공연 진행
중구, 구민의 날 문화행사 역시 가수공연·마술쇼 열려

[인천투데이 김현철 기자]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 여파로 국내 많은 행사가 취소되고 있는 가운데 인천 지자체 2곳이 행사를 강행해 빈축을 사고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진 판정을 받은 인천 강화 돼지농장이 27일 5곳으로 늘었다. 국내 9번째 확진판정으로 강화군에서 살처분됐거나 살처분 예정인 돼지는 15개 농가 1만 마리를 넘어서고 있다.

이에 인천에서 열릴 예정이던 축제를 연달아 취소하거나 연기하고 있다. 인천 남동구도 “돼지열병이 전면적 방역대책에도 지난 24일 강화군까지 확산돼 우려가 크다”라며 25일 소래포구축제 취소 의사를 밝힌바 있다.

남동구는 소래포구축제를 취소하고 가수들이 공연하는 행사로 대체한다고 밝혔다

남동구는 행사 취소를 선언했음에도 유명가수 거미, 코요테, 송가인 등 가수들이 공연하는 행사는 진행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남동구는 소래포구축제 예산의 매몰비용을 최소화를 위해 대체 기획공연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27일에는 소래포구축제 개막축하공연이 예정됐던 출연진이 공연하는 ‘열린음악회’를, 29일에는 폐막공연으로 예정됐던 출연진이 공연하는 ‘미스트롯’을 진행한다. 개막축하공연은 남동구청 대강당에서 거미, 코요테, 에이프릴 등이, 폐막공연은 남동소래아트홀에서 송가인, 홍자, 요요미 등이 각각 출연한다.

국내 각지에서 몰려드는 관광객이 아프리카돼지열병 전염인자를 옮길 여지를 차단하기 위해 소래포구축제를 취소했지만, 예산낭비를 막기 위해 남동구민만 참석하는 행사로 대체해 진행한다는 것이다. 사실상 무늬만 '취소' 인 셈이다.

인천 남동구에는 운연동과 도림동에 2곳 농장에서 돼지 약 700두를 사육하고 있다. 인천 남동구는 경기도와 맞닿아있어 방역이 뚫리게 되면 국내 전체로 퍼질 우려가 있어 방역당국에서도 촉각을 기울이는 지역이다.

이에 남동구 관계자는 “열린음악회는 동별로 22명 등 문화소외계층을 위한 자리이며, 미스트롯은 어르신들을 위한 행사”라며 “당일 입장권을 지참하지 않으면 입장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축제를 축소한데서 발생하는 민원도 많다. 여러 사정을 고려해 최소한으로 운영하는 만큼 이해해달라”고 덧붙였다.

인천 중구도 마찬가지다. 중구는 오는 28일 영종하늘체육공원에서 중구 구민의 날 행사를 계획하고 있었다. 당초 플리마켓과 공연 등 행사를 추진하고 있었지만, 32개 업체가 참여 예정이던 플리마켓 행사를 취소하고 공연만 진행한다. 공연에는 박주희, 김종서 등 유명 대중가수가 공연을 펼치고, 야외공연장에서는 마술쇼와 비보잉, 트롯트 공연이 준비돼 있다.

중구엔 돼지농가가 없지만 돼지 수 만 마리를 살처분하고 있는 중에 유명 가수들을 초청해 공연을 즐기는 모습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이다.

중구 관계자는 “외부에서 유입되는 인파 차단을 위해 플리마켓 등 행사는 취소했다. 문화공연 행사는 지역주민만 참석하게 조치했다”며 “중구는 양돈농가가 없고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행사장 주변 방역장치를 설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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