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내식당 이용 막고, 농성장에 소음측정기 설치
병원 측의 어설픈 대응···오히려 노조원들 자극

가천대길병원이 설립 된지 60년 만에 첫 파업이 진행 중이다. 병원도, 노조도 처음 맞는 파업에 서로가 지치고 힘든 상황이다. 환자들의 불편함도 이어진다.

전국보건의료노조 가천대길병원지부는 파업 첫 날부터 1000여명이 모여 병원의 부당함을 토로하며 이길여 가천길재단 이사장이 직접 나와 이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틀째인 현재는 첫 날보다 더 많은 인원이 모여 본관 로비 1층과 2층을 가득 채워 열기가 더하다.

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병원의 전향적인 태도가 중요하다. 하지만 병원은 노조와 대화하기 보다는 파업을 무력화 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구내식당에는 ‘파업에 참가한 직원은 식사가 불가하다’는 안내 게시물이 붙여놓는 등 파업 참가자들을 자극하기에 급급하다.

길병원 구내식당에 게시된 안내문

파업에 참가하다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구내식당에 간 직원들은 ‘파업에 참가한 사람은 식사가 불가능하다’는 게시물을 보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한 직원은 “해도해도 너무한다. 치사해서 밖에 나가서 밥을 먹었다. 다른 조합원들도 이것 때문에 굉장히 화가났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또, 지난 19일 오전에는 병원이 ‘불법행위에 대한 즉각 중단 및 재발 방지요구’라는 제목의 공문을 노조에 보내, “로비에서 구호를 제창하는 등의 행위는 환자의 안정과 비조합원의 업무수행을 방해하는 행위라며 이후에도 유사한 상황이 발생 할 때는 개개인 모두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노조의 파업농성장 바로 옆에 설치된 소음측정기

이 엄포에 대한 후속조치인 듯 20일 노조의 파업 농성장 바로 옆에는 전날 없던 소음측정기도 생겼다.

노조 관계자는 “이건 노조의 정당한 파업을 탄압하기 위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부서장 등 관리직들이 휴일인 직원들에게 전화해서 '쉬는날 파업 나가는건 불법이다. 가지마라'라는 압박도 준다. 병원은 이런데 신경 쓰지 말고 파업 사태가 빨리 끝날 수 있게 노조와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길병원 관계자는 “중식 식사는 원래 직원들에게 하루 1식을 급여 차원에서 제공 했던 것인데, 현재 무급 파업을 하고 있으니 원칙적으로 제공할 수 없다”며 “직원들의 불만이 있는 것은 알고 있지만 파업 참가자들도 이 부분은 이해해줘야 한다” 말했다.

이어 소음측정기와 관련해서는 “노조가 본관 로비에서 엠프를 사용하며 파업을 하고 있어서 시끄럽다는 민원이 굉장히 많이 들어온다. 병원입장에서도 진료를 보는 환자들이 있기 때문에 가만히 있을 수는 없어서 행동을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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