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순일 타워크레인 노동자 인터뷰

인천투데이=송승원 기자│지난 12일부터 16일까지 진행한 세월호 참사 10주기 기억 걷기 '다시, 동행'에 참가한 안순일씨는 건설현장에서 타워크레인을 다루는 노동자로 일한다.

그는 올해 1월 인천 강화도의 한 건설 현장에서 일을 마무리하고 다음 현장을 기다리고 있다. 전국건설노동조합 인천경기타워크레인지부 사무국장 등을 지냈고, '다시, 동행'을 추진한 인천 소재 노동자교육기관 창립부터 발기인으로 참가해 20년 가까이 함께하고 있다.

안씨는 2014년 4월 16일 발생한 세월호 참사가 있기 1년 전 세월호를 탔다고 전했다. 당시 그는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반대 시위에 참여하러 가는 길이었다.

〈다시, 동행〉 마지막 날, 안순일씨가 세월호 선체가 거치된 목포신항을 찾았다.
〈다시, 동행〉 마지막 날, 안순일씨가 세월호 선체가 거치된 목포신항을 찾았다.

“왜 그런 방송을 했는지 알 수 없다”

그는 “당시 여름 휴가철이었는데, 정원도 꽉 채워서 싣고 화물도 있는 대로 가득 채운 상태로 연안부두에서 출발했다”며 “당시만 해도 너무 좋은 기억만 있다”고 했다.

이어 “노래방이나 매점도 있고, 또 밤에 인천대교를 지나면서 불꽃놀이를 봤던 기억이 난다”며 “즐겁게 탔고, 그래서 2014년 참사 전까지 세월호는 좋은 기억으로 남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안 씨는 “참사 당시 세종시 건설현장에 있었다”며 “일을 마치고 종종 TV 앞에서 혼자 술을 마셨는데, 그때 뉴스를 접하면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고 떠올렸다.

또한 “참사 후 10년이 지나니까, 딱 아들이 고등학교 2학년이 됐다”며 “유가족들이 어떤 마음일지 감히 알 수는 없지만 느껴지는 게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해군을 나왔다고 전하며 “배가 기울어지면 구명 조끼를 입고 갑판으로 나와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승객이 아무리 많아도 갑판으로 나오는 것이 그리 오래 걸리지도 않는다”며 “안내방송으로 가만히 기다리라고만 하지 않았어도 더 많이 살릴 수 있었다. 왜 그렇게 대처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이런 아픔을 반복하지 않길”

안씨는 “참사가 있던 해에도 진도체육관에서 팽목항까지 걸었다”며 “안산 단원고등학교에서 국회의사당까지 걷기도 하고, 광화문 집회에도 참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10년동안 많은 사람들이 노력했는데 아직 진실다운 진실이 나오지 않은 것 같다”며 “제대로 책임을 지고 있지도 않고, 얼버무리듯 마무리된 것 같다”고 꼬집었다.

〈다시, 동행〉 마지막 날, 참가자들이 전라남도 해남군 인근을 지나고 있다.
〈다시, 동행〉 마지막 날, 참가자들이 전라남도 해남군 인근을 지나고 있다.

그는 “2022년 10월 29일 발생한 이태원 참사도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사고”라며 “핼러윈데이에 사람이 많이 몰릴 것을 뻔히 알았을 텐데도 충분한 인력을 투입하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또 “2022년 1월 발생한 광주 화정동 아파트 붕괴 사고나 2023년 4월 발생한 검단 주차장 붕괴 사고도 마찬가지”라며 “중대재해처벌법을 비롯해서 안전에 관한 규제를 더 강하고 세밀하게 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안씨는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맞아 유가족들의 아픔을 다시 떠올려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며 “앞으로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 안전망이 제대로 만들어져야 하지 않겠나”라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