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아라 녹색정의당 서구지역위원장 인터뷰

인천투데이=송승원 기자|10년 전 참사 당시 고아라 녹색정의당 서구지역위워장은 대학생이었다. 교수에게 사고 소식을 전해들었고 모두 구조했다고도 들었다. 그리고 그날 저녁 사람들과 만난 자리에서 고씨가 “모두 구해 다행”이라고 하자, 동석한 사람들이 ‘오보’라고 알려줬다. 

그날 이후 언젠가 본 TV 속, 배가 가라앉는 장면이 고씨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그는 ‘왜 구하지 않는 거지’ 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고 했다.

〈다시, 동행〉 참가자 고아라씨
〈다시, 동행〉 참가자 고아라씨

“지역주민과 함께 10주기를 기억하려 한다”

세월호 참사 10주기 기억 걷기 〈다시, 동행〉 4일차에 참가한 고씨는 2015년에도 팽목항에 왔다고 했다. 그는 “광주에서 팽목까지 걸었다”며 “그때도 걸으면서 힘들었지만 좋은 기억으로 남았다”고 말했다.

고씨는 올해 '다시, 동행' 순례에 참가하기 하루 전인 14일엔 인천에서 열린 전국시민행진에 참가했다. 이날 그는 인천시청부터 인천 가족공원 세월호일반인희생자 추모관까지 4.16km를 걸었다.

그는 “10주기를 맞아 걸으면서 '잊지 않겠다'는 마음을 다짐하고 안전한 사회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 고민하기 위해 왔다”며 “어제(14일) 걸으면서 이런 기억들을 어떻게 나눌 수 있을까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어 “참사 10주기를 맞아, 제가 살고 있는 인천 서구지역에서 어떤 활동을 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며 “유가족들이 하시는 연극이나 영화, 책 등을 우리 지역에서 주민들과 같이 공유하고 기억하는 활동을 기획해보려 한다”고 밝혔다.

고씨는 “10주기를 맞아서 걸으며 꼭 슬픔만 남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을 정돈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며 “그렇게 돌아가서 10주기, 나아가 더 오래 기억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소망했다.

〈다시, 동행〉 나흗날, 참가자들이 세월호 참사 피해자 우소영 학생의 약전을 읽고 있다.
〈다시, 동행〉 나흗날, 참가자들이 세월호 참사 피해자 우소영 학생의 약전을 읽고 있다.

“피해자를 조롱하는 시선이 괴롭다”

고씨는 당직 활동을 하기 전 ‘청년광장’이라는 곳에서 일했다. 그는 그곳에서 비정규직과 등록금 문제 등 청년들이 겪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 이후 그곳(청년광장) 친구들과 이런 참사가 왜 반복되는지 고민했었다”며 “국내에서 일어났던 대규모 참사들을 조사하고 공부했던 기억이 난다”고 전했다.

이어 “그때 내린 결론은, 결국 사람의 목숨이 비용 중 하나로 치부된다는 것”이라며 “목숨값이 더 싸다고 판단하는 것이기에, 이런 것을 제도로 바꾸지 않으면 사회가 저절로 달라지진 않을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고씨는 “이태원 참사가 핼러윈 축제 때 일어났다”며 “핼러윈 축제는 성소수자들이 자신을 온전히 표현하기도 하는 날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소중한 날이었는데, 그런 날에 발생한 참사가 누군가에겐 조롱거리에 불과하더라”며 “피해자들을 조롱하고 멸시하는 표현이 듣기에 너무 괴로웠다”고 토로했다.

그는 또 “어느 지인이 ‘놀러 가서도 죽고 일하러 가서도 죽는 게 말이 되는 사회냐’고 개탄 하더라”며 “우리 사회 안전망에 관한 문제고 결국 우리 모두에게 중요한 문제”라고 덧붙였다.

〈다시, 동행〉 나흗날, 참가자들이 세월호 참사 피해자 우소영 학생의 약전을 읽고 있다.
〈다시, 동행〉 나흗날, 참가자들이 세월호 참사 피해자 우소영 학생의 약전을 읽고 있다.

“나도 오늘 이 자리에 없었을 수도 있다”

고씨는 “1999년 인천 중구 인현동 화재 당시 고등학생이었다”며 “(화재가 일어났던) 그 가게에 일주일 전에 방문했었다”고 떠올렸다.

이어 “당시에도 사망자들이 엄연한 피해자임에도 되려 ‘불량 학생’으로 매도하는 분위기가 있었다”며 “그러나 본질은 엄연한 사회구조 문제에 있지 않았나”라고 지적했다.

끝으로 “그런 일들을 방조했던 경찰과 구청 등 사회에 책임이 있는데 개인에게 책임을 떠넘기려 한다”며 “이태원 참사를 비롯해 같은 선상에 있는 참사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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