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진 녹색정의당 당원 인터뷰

인천투데이=송승원 기자|세월호 참사 10주기 기억 걷기 〈다시, 동행〉 첫날인 지난 12일 진도 팽목항 인근에 위치한 기억의숲으로 항하는 길에서 한수진씨와 이야기를 나눴다.

한 씨는 2014년 4월 16일 발생한 세월호 참사는 충분히 구할 수 있었고, 살릴 수 있었음에도 그러지 못한 것이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 씨는 정의당(현 녹색정의당) 당원으로 당시 2014년 6월 열릴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의당으로 출마한 예비후보를 돕고 있었다.

참사 이후엔 선거운동을 접고 지금처럼 진도를 걸었다. 광화문까지 가서 진상 규명을 요구했지만, 같은 해 9월 ‘폭식 투쟁’이라는 비인간적 반대세력과 마주쳐야 했다고 전했다.

〈다시, 동행〉 참가자 한수진씨가 16일 세월호 참사 피해자의 이름이 적힌 노란 종이를 들고 있다.
〈다시, 동행〉 참가자 한수진씨가 16일 세월호 참사 피해자의 이름이 적힌 노란 종이를 들고 있다.

“10년 전에 걸었던 그 길”

한 씨에게 그날 기억을 묻자, “당시 지방선거를 앞둔 시기였다”며 “당시 정의당으로 구의원에 출마한 예비후보의 선거운동을 돕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는 모두 구출했다는 소식을 듣고 다행이라고 생각했다”며 “그런데 그것이 전부 오보라는 말을 듣고 너무 안타까웠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 문제를 지금까지 해결하지 못한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애초에 이렇게까지 커질 사고가 아니었다. 사실상 구조를 포기해버린 것이 아니었냐”고 비판했다.

한 씨는 “그해 가을 세월호를 잊지 말자며 목포에서 진도체육관까지 걸었다”며 “당시엔 사람도 무척 많았다. 아마 백수십명에 달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때까지만 해도 정권이 바뀌면 해결될 줄 알았다”며 “촛불의 결실을 통합민주당(당시 더불어민주당)이 모두 가져갔지만 결국 다를 게 없었다”고 비판했다.

〈다시, 동행〉 사흘째, 참가자들이 서부해안로 산책길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다시, 동행〉 사흘째, 참가자들이 서부해안로 산책길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비인간적 행태에 치를 떨었다”

세월호 활동으로 피해를 입은 적은 없냐는 질문에 “우리는 없었지만, 유가족들이 정말 많은 고초를 치렀다. 광화문에서도 한참 싸웠던 것 같다”고 답했다.

유가족 등이 광화문에서 단식 투쟁을 하고 있었는데, 9월에 온라인커뮤니티 ‘일간베스트’ 회원 수백명이 광화문에서 치킨과 피자 등 배달음식을 시켜먹은 일이 있었다. 유가족을 조롱하기 위함이었다.

한씨는 “당시 정말 참담했다”며 “유가족에게 자식 팔아서 돈 벌려고 한다는 비난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참사 후 10년이 지나면서, 우리가 기억하겠다고 외쳤는데 잊고 살지는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오랜만에 다시 걷는다는 소식을 듣고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참사가 있기 직전 해에 세월호 배를 타고 제주도에 간 적이 있다”며 “어쩌면 우리 가족이 피해자였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남 일 같지 않았다”고 했다.

끝으로 “우리가 때로는 잊을 수 있고, 365일 세월호를 기억하겠다고는 못하겠다”면서도 “그래도 영영 잊지는 않아야 할 것 같다. 기억은 서로를 이어주는 인연 아니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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