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해상풍력 배후항만 조성 연구’ 기존 입장 선회
설치 지원항만, 영흥 석탄재처리장·에코랜드 용지 후보
유지·보수 지원항만, 오스테드 주도 덕적도에 직접 조성
영흥화력 전력계통 연계와 옹진군 지역경제 기여 가능

인천투데이=이종선 기자 | 인천 해상풍력발전단지 조성사업을 지원할 배후항만으로 인천신항과 인천남항 대신 옹진군 영흥도와 덕적도가 유력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기존에 검토된 인천신항과 인천남항은 유휴면적이 부족하고, 해상풍력단지를 새로 설치힌 뒤에도 유지·보수(O&M)가 중요한데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는데, 이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해상풍력 사업 대상지 대부분을 차지하는 옹진군 지역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란 평가다.

덴마크 코펜하겐 연안 미델그룬덴 풍력발전단지(middelgrunden offshore wind farm)
덴마크 코펜하겐 연안 미델그룬덴 풍력발전단지(middelgrunden offshore wind farm)

13일 <인천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인천시는 인하대학교에 의뢰한 ‘인천 해상풍력 배후항만 조성 및 지역산업 연계방안’ 연구용역을 지난달 말 완료했다.

인천 해역에선 오는 2029년까지 총 19조원이 투입돼 3.7GW 규모의 해상풍력발전단지가 조성될 예정이다. 해당 용역은 국내 해상풍력 계획을 검토하고, 인천 해상풍력 발전사업자들의 수요와 인천항 현황, 관련 법규 등을 조사해 배후항만 개발여건을 분석하기 위해 이뤄졌다.

해상풍력 터빈은 한 대당 높이가 200m가 넘으며, 전력변환장치, 중속기, 제어기 등 핵심 부품장비들을 합치면 중량이 1000톤에 달한다. 그만큼 해상풍력발전기 설치와 유지·보수(O&M, Operation & Maintenance)를 뒷받침할 항만이 필요하다.

인천신항, 면적 협소 확장성 한계...선박 통항 지장 우려

용역보고서를 보면, 시는 설치 지원항만 대상지로 인천신항 배후단지를 우선 검토했다. 지난해 12월 해당 용역 중간보고회 당시 밝힌 구상과 다를 바 없어 보이지만, 이번엔 대안입지로 영흥도를 반영했다.

당초 시는 인천신항 배후단지 1-2단계 동측 31만4400㎡을 해상풍력 설치 지원항만으로 조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 규모는 면적이 협소해 향후 확장성과 활용도가 떨어지고, 해외 유력 배후항만과 비교할 때 경쟁력에서 뒤쳐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아울러 대형 컨테이너선박이 오가는 인천신항에 대형 해상풍력 구조물을 실은 선박이 동시에 오갈 경우 통항에 지장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그러자 최종보고서는 영흥도 외리 일원 4곳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한국남동발전이 운영하는 영흥화력발전소 석탄재 제1처리장, 제2처리장, 제3처리장(매립 예정)과 인천시가 민선7기 당시 자체매립지 조성을 위해 마련한 영흥에코랜드 용지 등이다.

영흥화력발전소 주변 인천해상풍력 설치 지원항만 후보지.(자료제공 인천시)
영흥화력발전소 주변 인천해상풍력 설치 지원항만 후보지.(자료제공 인천시)

영흥화력발전 석탄재처리장까지 검토...인천시 땅 영흥에코랜드 유력

이 중 가장 유력하게 검토되는 곳은 에코랜드 대상지로 보인다. 현재 용도가 정해져 있지 않으며, 도로가 인접해 용지 진입여건도 용이하다. 장래 추가 확장성은 낮지만, 전체 면적이 82만㎡라 인천신항 용지보단 2.6배가량 넓다. 인천시가 확보한 땅이라 인·허가 절차 등 개발 난이도 또한 낮다는 분석이다.

또한 에코랜드 용지는 영흥화력발전소와 가까워 기존의 전력계통을 활용하기 용이하다. 따라서 해상풍력으로 생산한 전력을 배후항만을 거쳐 송·배전하기 위해 필요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걸리는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3처리장 예정지(약 145만㎡)는 장래 확장성 차원에선 가장 적합하지만, 매립과정이 필요하고, 남동발전과 협의가 필요해 개발 난이도는 높다. 1처리장은 송전탑 이전이 필요하고, 2처리장은 땅이 협소하며 도로 진출입이 어렵다.

시는 영흥도에 해상풍력 배후항만이 조성될 경우 관련 산업군을 유치하고, 업체별 O&M 통합관리센터를 운영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덴마크 에스비에르 해상풍력 배후항만 전경.(사진제공 State of green)
덴마크 에스비에르 해상풍력 배후항만 전경.(사진제공 State of green)

유지·보수 항만, 오스테드 덕적도에 직접 건설·운영 추진

이어 시는 당초 유지·보수 배후항만으로 인천남항을 검토했다. 하지만 남항은 기존에 컨테이너터미널 운영사 2개(ICT·E1CT)가 자리잡고 있어 용지를 확보하기 어렵다. 이에 대안으로 해상풍력 사업 구역과 인접한 옹진군 덕적도가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달 정부로부터 발전사업허가를 받은 덴마크 국영기업 오스테드는 덕적도에 직접 향후 20~30년 이상 운영될 유지·보수 항만을 조성할 계획이다. 오스테드가 인천 앞바다에 조성할 해상풍력발전 용량은 오는 2030년까지 1.6GW로 국내 최대규모다.

오스테드 관계자는 “해상풍력 유지·보수 기지는 단지와 가까운 곳에 있는 게 유리하다. 해외 사례를 봤을 때, 유지·보수 기지가 완공돼 운영을 시작하면, 해당 지역의 인구유입, 숙박·상업시설 확충, 고용창출 등으로 경제활성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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