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정부 인천지방합동청사 앞 기자회견
“아내는 기관 팀장으로 자부심 갖고 일해”

인천투데이=김현철 기자│“노동자의 아픔을 위로해야 하는 내가 아내를 지켜주지 못한 죄책감에 사로잡혀있다. 노동자의 인권을 무시해 죽음으로 몰아간 기관 대표 A씨와 B이사를 해임시켜달라”

민주노총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인천본부 미추홀구지부장이자 전국정보경제서비스연맹 다같이유니온 소속 고 김경현 조합원의 남편인 계율씨가 11일 정부 인천지방합동청사에서 공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호소했다.

민주노총 전국정보경제서비스연맹 다같이유니온 소속 고 김경현 조합원의 남편 계율 전국공무원노조 인천본부 미추홀구지부장이 오열하고 있다. 
민주노총 전국정보경제서비스연맹 다같이유니온 소속 고 김경현 조합원의 남편 계율 전국공무원노조 인천본부 미추홀구지부장이 오열하고 있다. 

앞서 지난 4일 고 김경현씨는 자신이 몸 담고 일하던 장애인활동서비스지원기관이 소재한 인천 연수구 건물 8층에서 스스로 몸을 던져 숨졌다.

고 김경현씨는 가족에게 남긴 유서에서 “대표의 괴롭힘을 더 이상 견딜 수 없다. 이렇게 떠나서 정말 미안하다”고 밝혔다.

김씨의 남편 계율 공무원노조 미추홀구지부장이 찾은 고인의 두 번째 유서에서 김씨는 “B이사가 9월 25일 그만두지 않으면 이사회를 열어 형사고발하겠다고 협박한다”고 호소했다.

이날 계 지부장은 “아내는 아내 이상의 의미였다. 때로는 친구가, 때로는 누나가, 때로는 선생님이 됐던 사람이다”고 회상했다.

이어 “2005년 처음 만난 아내는 누구보다 장애인을 사랑하며 활동보조인(활동지원사)를 아끼고 배려하며 장애인 인권운동을 함께했다”고 한 뒤, “2022년 11월부터 해당 기관의 장애인활동지원사업팀장으로 일했다. 자부심을 가지고 즐겁게 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내가 일했던 기관의 A대표는 아내가 업무를 못했다고 주장하는데, 아내의 전 직장에서 평가를 종합하면, 결코 업무를 게을리 할 사람이 아니다”며 “(아내에게) 우울증이 있었다고 주장하는데, 평소에 밝고 명랑했다. 연애할 때보다 결혼 후에 행복함을 느끼고 살고 있었다”고 부연했다.

계 지부장은 또한 “A 대표가 하는 주장은 다 거짓이다. 정부 당국이 제발 진실을 밝혀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계 지부장 등 유가족과 고인의 죽음을 추모하는 인천 지역의 제 정당과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는 기자회견이 끝난 뒤, 고용노동부에 특별근로감독을 요구하는 서류를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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