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장애인활동지원기관 상근자 8층서 투신
6일 인천적십자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기자회견
“진상규명·가해자 법적 처벌까지 장례절차 중단”

인천투데이=김현철 기자│인천 장애인활동서비스지원기관 상근자가 본인이 일하던 기관이 입주한 건물 8층에서 투신해 숨진 데 대해 고인의 유가족이 공식 의견을 밝혔다.

6일 장애인서비스활동지원기관에서 활동지원사업팀장으로 일하다 숨진 A씨의 남편 B씨는 ‘직장 내 괴롭힘 근절, 인권 보호를 위한 유가족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아내의 억울함이 풀릴 때까지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4일 A씨는 본인이 근무하던 연수구 소재 빌딩 8층에서 투신해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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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장애인활동지원단체에서 근무하다가 투신해 숨진 A씨의 남편 B씨가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인천 장애인활동지원단체에서 근무하다가 투신해 숨진 A씨의 남편 B씨가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숨진 A씨는 가족에게 남긴 유서에 “대표의 괴롭힘을 더 이상 견딜 수 없다. 이렇게 떠나서 정말 미안하다”고 밝혔다.

A씨 사망 후 고인의 유가족이 고인의 휴대폰에서 찾은 두 번째 유서엔 “단체 이사 C씨가 9월 25일에 그만두지 않으면 이사회를 열어 형사고발하겠다고 협박한다”며 “이제 그만 할 때가 된 것 같다. 너무 지치고 힘들고 피곤하다”고 심경을 밝혔다.

A씨가 조합원으로 활동한 민주노총 다같이유니온과 유가족은 A씨가 사망한 다음날인 지난 5일 대책회의를 열고, 장례절차 전면 중단을 결정하고 진상규명과 가해자 처벌이 이뤄지기 전까지 A씨의 시신을 인천적십자병원에 안치하기로 했다.

6일 오전 인천적십자병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고인의 남편 B씨는 “A씨가 그 동안 직장에서 심한 괴롭힘을 받았다는 것을 미리 알지 못해 허망한 죽음을 막지 못한 것에 대해 통탄한다”며 “A씨의 시신을 인천적십자병원에 안치한 채 철저한 진상규명으로 가해자가 법적 처벌을 받을 때까지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황윤정 다같이유니온 위원장은 “‘장애인의 권익을 옹호하고 차별없는 세상을 위해 활동한다고 명시한 이 단체는 한 노동자를 지속적인 괴롭힘으로 죽음에 이르게 함으로써 단체 설립 취지를 역행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천시는 해당 단체의 사단법인 승인을 취소하고, 연수구는 장애인활동서비스지원기관 지정을 철회할 것을 인천시와 연수구에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A씨는 하반신마비 장애가 있으며, 지난해 11월부터 해당 장애인단체에서 활동지원팀장으로 일한 것으로 확인됐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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