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30년 지킴이 ㊷ 중구 민영활어공장
인천 1호 수산물 유통업체 ‘민영’ 운영하는 자부심
끊임없는 도전정신과 차별화 전략으로 키워온 ‘민영’
“파산 위기 극복... 아들·손주가 이어가는 게 소망”

인천투데이=이서인 기자│초밥은 단촛물로 간을 한 밥에 싱싱한 회를 올려 먹는 음식이다. 맛있는 초밥을 만드려면 재료의 신선도는 물론 요리사의 기술도 중요하다. 인천에 맛있는 초밥을 만드는 미스터초밥왕이 있다. 3대째 잇고 있는 ‘민영활어공장’이다.

이민규(61세) 씨는 부모님께 수산물 판매업을 이어받아 40년 넘게 중구 인천종합어시장을 지키고 있다. 1대 사장인 어머니 김귀이(86세) 씨가 1976년에 사업자를 등록한 ‘민영푸드'는 47년째 이어지고 있다.

이민영 민영활어공장 대표.
이민영 민영활어공장 대표.

민영푸드 계열사 중 민영활어공장은 지난 5일엔 인천지방중소벤처기업청 ‘백년가게’로 지정되기도 했다. ‘백년가게’는 30년 이상 업종 변경없이 영업을 지속한 가게이다.

민영활어공장 본점은 중구 연안부두로33번길 37에 있다. 인천종합어시장에서 활어회와 초밥 등을 팔고 있다. 가맹점은 22개에 달한다.

인천 1호 수산물 유통업체 ‘민영’ 운영하는 자부심

민영활어공장 전경.
민영활어공장 전경.

이민규 씨의 아버지는 어부였다. 어머니 김귀이 씨는 아버지가 잡아온 생선을 고무대야에 넣고 연안부둣가에서 팔았다. 당시 간판은 없었지만 손님들은 어머니를 ‘민영엄마’라고 부르며 생선 등을 사갔다. 이민규 씨의 어릴 적 이름은 ‘이민영’이었다.

인천종합어시장이 1975년 개장하면서 김귀이 씨는 1976년에 사업자를 등록했다. 외아들인 이 씨는 대학생 때부터 어머니의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일을 배웠다. 그러다 이민규 씨는 판매 영업 업무가 본인 적성에 맞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씨는 “부모님 가게에서 대학교 1학년 때부터 아르바이트를 했다. 그러다 보니 장사에 재미를 느꼈고 대학을 졸업하고 1981년부터 바로 이어받았다”며 “대학은 법학과를 나왔다. 그러나 수산시장에서 좌판을 놓고 판매하는 영업이 재밌었다”고 말했다.

이어 “활어 운반차와 냉동차를 사서 인천 호텔 등에 대형으로 납품했다. 인천에서 처음으로 수산물을 유통한 것”이라며 “지금은 인천에 수산물 유통업체가 수천개지만, 당시엔 우리밖에 없었다. 우리가 1호다”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끊임없는 도전정신과 차별화 전략으로 키워온 ‘민영’

이민규 씨가 연어초밥을 만들고 있다.
이민규 씨가 연어초밥을 만들고 있다.

현재 민영활어공장 본점의 주말 일 매출은 4000만~5000만원에 달한다. 이 씨의 끊임없는 도전정신과 차별화 전략이 사업 규모를 키웠다.

이 씨는 “처음엔 활어회만 팔았다. 그러다 초밥을 팔고 싶어 1998년에 일본에서 초밥 만드는 기술을 배웠다”며 “아직까지 재래시장에서 초밥을 파는 게 우리밖에 없다. 특히, 우리 가게의 즉석 활어 초밥이 유명하다. 신선도 면에서 누구도 따라올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생선을 살아있는 상태에서 바로 잡아 초밥으로 만드는 게 ‘즉석 활어 초밥’이다. 다른 데서 먹을 수 없는 활어 식감을 우리 가게에서 느낄 수 있다”며 “맛있는 초밥을 만들기 위해 일식 요리사들의 교과서인 ‘미스터초밥왕’ 만화책을 10번 이상 봤다. 초밥을 만드는 게 재밌고 행복하다”고 부연했다.

또, 이 씨는 지난해부터 새로운 도전으로 민영활어공장 유튜브 ‘연안부두의 전설’을 운영하고 있다. 이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기 위해 유튜브 과외도 받고 있다.

이 씨는 “유튜브를 시작한 게 새로운 도전이었다. 채널을 운영하기 위해 학원과 과외를 다니기도 했다”며 “그런데 배우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현재 아들 친구의 도움을 받아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그래도 나중엔 스스로 운영하고 싶어 계속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채널에 올린 브이로그 영상 조회수는 70만회 가까이 됐다. 유튜브 파급력 덕분인지 올해 매출이 지난해 대비 50%가량 늘었다. 내가 유튜브에 도전한 것은 정말 잘한 일이다”며 “유튜브를 보고 온 손님들이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연안부두의 전설' 유튜브 갈무리.
'연안부두의 전설' 유튜브 갈무리.

“파산 위기 노력으로 극복... 아들·손주가 이어가는 게 소망”

현재 큰 규모 사업을 하고 있는 이 씨도 파산 위기를 몇차례 겪었다. 그러나 이 씨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죽기살기로 노력했다.

이 씨는 “2013년 전복라면 체인 사업을 하다가 파산했다. 당시 돈이 없어 여동생이 살고 있는 미국에 갔다. 미국에 있는 일식당 100여곳을 다니면서 새로운 메뉴 개발에 힘썼다”며 “하루 1~2시간씩 자면서 메뉴를 개발했다. 2016년에 한국에 다시 와서 월세 40만원 가게에서 바닥부터 다시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새롭게 시도한 메뉴 중 몇가지가 인기를 얻으면서 2019년부터 매출이 늘었다. 정말 50대 중반에 파산하고 죽기살기로 일을 배웠는데 지금 보람을 찾고 있다”며 “바닥부터 다시 올라와 사업 실패를 보완하면서 운영하고 있는 게 강점이 됐다”고 부연했다.

현재는 36살인 이 씨의 아들이 체인사업 본부장을 맡아 운영하고 있다. 이 씨는 아들과 손주까지 계속 이 사업을 잇는 게 소망이라고 했다.

이 씨는 “아들이 판매 영업을 적성에 맞아한다. 나보다 더 잘 운영하고 있다. 정말 든든하다”며 “아들에 이어 손주까지 사업을 물려받으면 4대째 가업을 잇는 것이다. 100년, 200년 매장을 운영하는 게 내 소망이다”고 포부를 밝혔다.

민영활어공장이 팔고 있는 활어회.
민영활어공장이 팔고 있는 활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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