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30년 지킴이 ㊹  문화칼라 사진관
“고객과 적극 소통하며 변화 추구”
“고객의 행복한 시간 담고 싶어”

인천투데이=여수정 기자│인천 미추홀구 주안역 삼거리에는 사람들에게 최고의 순간을 선사하기 위해 35년 동안 노력한 곳이 있다. 찰나의 아름다움을 영원히 담아내는 ‘문화칼라 사진관(미추홀대로 742)’이 바로 그 곳이다.

문화칼라 사진관은 고 김철한씨가 1987년 작은 현상소로 개업하며 문을 열었다. 2004년부터 아들 김규동씨(40)가 운영 중이다.

김규동 문화칼라 대표.
김규동 문화칼라 대표.

문화칼라는 지난 7월 ‘이어가게’로 선정됐다. 이어가게는 30년 이상 업종 변경 없이 영업을 지속한 가게를 뜻한다.

문화칼라는 건물 노란 간판 아래 지하로 내려가면 된다. 입구 위를 보면 문화칼라인 걸 확인할 수 있다. ‘순간은 영원을 만듭니다’라는 김 씨의 사진철학이 담긴 문구가 있기 때문이다.

문화칼라는 가족사진을 전문으로 한다. 이외에도 증명사진이나 바디프로필 사진도 촬영한다.

현상소로 시작해 스튜디오로 확장… 2006년 30~40명 전신 담을 스튜디오 운영

지금은 지하에 있지만, 작은 현상소로 개업할 당시에는 옆 건물 1층에 있었다. 이후 현상소 옆에도, 같은 건물 3층에도 스튜디오를 개업해 운영하다 2004년 지금 자리로 합쳤다. 김 씨는 그때 사진관을 이어 받았다.

김 씨는 “예전에는 가족사진이나 아기사진 등을 전문으로 촬영하는 ‘스튜디오’와 필름 인화만 전문으로 하는 ‘현상소’를 분리해 운영했다”며 “필름카메라가 주류이고, 암실에서 현상하면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문화칼라 앞에 선 김규동 대표.
문화칼라 앞에 선 김규동 대표.

‘17분 인화’ 또는 ‘25분 인화’ 등으로 빨리 사진을 인화할 수 있는 점을 홍보하기도 했다며 현상소와 스튜디오의 차이점을 알려줬다.

이어 “어려서부터 부모의 영향으로 사진에 흥미를 느꼈고, 고등학생 때 사진을 본격 시작했다”며 “예술대학교 진학을 원해 사진 공부를 해야하는 것도 있어 고등학생 때 니콘사의 카메라 ‘FM2’로 사진에 입문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대학에서 순수미술을 전공했지만, 아버지가 스튜디오를 3층으로 확장하면서 조금씩 일을 도왔다”며 “2004년 이 자리에 스튜디오와 현상소를 합치기로 하고 서는 사진관을 도맡아 운영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김 씨는 2006년에 인천 최초로 30~40명의 전신을 담고 얼굴을 하얗게 효과를 주는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큰 규모의 스튜디오 운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김 씨는 “타이완의 웨딩 사진에서 유래했는데 전신을 담고 효과를 줘 얼굴을 하얗게 보정하는 것”이라며 “당시 주안역 사진관들 대부분은 지하상가에 있었고 공간 협소로 전신 촬영이 어려워 증명사진만 가능했다”고 말했다.

“고객이 원하는 사진이 우선, 변화 추구 위해 배움 지속”

김규동 문화칼라 대표가 스튜디오에 설치된 장비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김규동 문화칼라 대표가 스튜디오에 설치된 장비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김 씨는 촬영에서 가장 중요한 게 고객의 의사라고 했다. 그래서 촬영 때 고객과 계속 대화하고 결과물도 고객이 선택하게 한다고 했다.

“사진작가는 고객의 가장 빛나는 모습을 찍어야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만의 방식만 고집할 수 없다. 사진 기법에 의존하기 보다는 피사체인 고객과 대화하려고 노력한다. 대화를 하다보면 고객이 원하는 사진이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다. 고객 의견을 반영한 사진이 초점이나 구도 등이 정확한 사진보다 좋을 때가 있다. 예술이나 아름다움은 우연에서 기인하는 거 같다. 인물 사진은 피사체와 소통하며 다름을 추구할 수 있다. 그래서 인물사진이 재밌다.”

김 씨는 사진협회에서 만난 다른 작가에게 조언을 구하고 대학원에도 입학하며 끊임없이 사진을 공부하고 있다.

김 씨는 “사진협회에서 사진을 독학한 한 형님을 만났는데, 조예가 참 깊은 사람”이라며 “번역기를 돌려가며 외국 정보를 습득하는 그 형님에게 포토샵이나 조명 활용법, 촬영법 뿐 아니라 열정도 배웠다”고 말했다.

이어 “일을 하다보니 사진을 더 깊게 공부하고 싶어 2014년 대학원에 진학했다”며 “일부러 광고 사진 전공을 택했다. 보통 사람을 촬영하는 직업이라 ‘인상사진업’이라고 하는데, 광고사진 전공을 배우며 사람을 더 잘 담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김 씨는 미국프로사진가협회가 인정하는 ‘사진명장(PPA master degree)’이다. 고객에게 신뢰를 주고 싶은 마음에 도전해 2019년 미국프로사진작가협회가 인정하는 명장이 됐다.

“앞으로도 끊임없이 연구해 사람들의 행복한 순간 영원히 남기고 싶어”

김규동 문화칼라 대표가 스튜디오에서 카메라 촬영을 하는 모습.
김규동 문화칼라 대표가 스튜디오에서 카메라 촬영을 하는 모습.

김 씨는 사진관 운영 중 가장 보람있는 일은 가족들이 돌아가신 아버지 영정사진을 웃는 얼굴로 할 수 있게 해줘 감사하다는 말을 할 때라고 했다.

김 씨는 “고객 중에 ‘아버지가 평소 무뚝뚝하고 웃음이 없는데 가족사진 촬영 때 웃는 모습을 포착해줘 덕분에 사진을 편집해 영정사진으로 사용하고 안치할 수 있었다’고 감사를 전하는 일이 종종 있다”며 “이럴 때 보람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사진은 시간을 붙잡아 두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사람들은 좋은 순간을 머릿 속에 간직하는데 내가 할 일은 행복한 순간을 연출해 영원히 남기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씨는 앞으로도 사진 연구에 소홀하지 않아 전문성을 쌓아 차별된 모습을 고객에게 보이고 싶다고 전했다.

김 씨는 “아기 때부터 가족사진을 계속 촬영하는 고객이 있는데 군을 제대해서 이제 부모와 여동생을 데리고 온다”며 “이런 단골이 많아 여기를 못 떠나는데, 단골이 사진의 질이 예전과 달라졌다고 실망할까봐 끊임없이 연구하는 것도 있다”고 했다.

또한 “공부란 조금씩 변화하는 거라고 생각하기에 계속 공부할 생각이다”라며 “공부를 하며 조명의 각도나 스튜디오 인테리어를 바꾸는 등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요즘은 스마트폰에 카메라가 있어 누구나 사진사이고, 카메라 앱이 발전해 사진을 찍기 위한 환경이 잘 갖춰진 시대”라며 “세상의 변화에 맞춰 사진관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예전에는 연예인을 꿈꾸는 등 특별한 경우에만 프로필 사진을 찍었는데 최근에는 누구나 찍고 있다”며 “최근에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몸매를 만들어 ‘바디프로필’을 찍어 올리는 것이 유행이다. 이에 맞춘 스튜디오도 꾸며놨다”고 전했다.

문화칼라 스튜디오의 모습.
문화칼라 스튜디오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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