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30년 지킴이 ㉗ 미추홀구 ‘얼레꼴레만두’
3대가 찾는 식당 인천 3대 떡볶이 ‘얼레꼴레만두’
대표 메뉴는 떡볶이에 만두를 담가먹는 ‘떡만이’
“장인 문화처럼 가능하면 100년 이어가고 싶어”

인천투데이=이서인 기자│누구나 한 번 쯤은 어린 시절 학교를 마치고 친구와 분식집에서 떡볶이를 사먹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떡볶이는 이렇듯 추억을 담고 있기도 하고, 적은 재료로 다양한 맛을 낼 수 있어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음식이다.

인천 미추홀구 한나루로 420에 위치한 ‘얼레꼴레만두’는 1982년부터 41년 째 ‘인천 3대 떡볶이’로 명성을 지켜왔다. 엽기떡볶이와 신전떡볶이 등 각종 떡볶이 프랜차이즈가 넘치는 가운데 사람들이 꾸준히 얼레꼴레만두를 찾는 이유는 뭘까.

<인천투데이>는 현재 얼레꼴레만두를 운영하는 유재익(46) 씨를 지난 17일 인터뷰했다. 유 씨는 사돈 어른인 김정숙(72) 씨로부터 2016년 7월에 얼레꼴레만두를 인수해 부인 장수연(45) 씨와 함께 운영하고 있다.

3대가 찾는 식당 인천 3대 떡볶이 ‘얼레꼴레만두’

현재 얼레꼴레만두를 운영하고 있는 유재익 씨.

얼레꼴레만두 1대 운영자인 김정숙 씨는 1982년 미추홀구 학익시장 골목에서 떡볶이를 팔기 시작했다. 이 골목에 떡볶이집은 10군데 정도 있었고, 의자없이 쪼그려서 먹는 포장마차 식당이었다. 이때부터 김 씨는 만두를 떡볶이에 담가줬다고 한다.

그러다 학익시장에서 2007년 큰 화재가 발생하면서 미추홀구 한나루로 412-3에서 얼레꼴레만두 간판을 달고 운영을 시작했다. 김 씨가 나이가 들면서 식당 운영이 어려워지자 유 씨가 인수했다. 이후 재개발로 미추홀구 한나루로 420로 한차례 더 이사했다.

유 씨는 “원래 대기업에서 과장으로 일했는데, 미래를 생각해 개인 사업을 하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며 “얼레꼴레만두는 어린 아이였던 학생이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3대가 찾아오는 식당이다. 명성을 믿고 운영해보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어 “얼레꼴레란 이름은 사돈 어른이 처음에 했던 옷가게 브랜드 이름을 따와서 붙인 것이다”라며 “식당을 오래 운영한 만큼 단골들이 정말 많은 데, 단골들은 그냥 ‘만두방’이라고 부르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유 씨는 식당을 인수하면서 김 씨가 내던 손맛을 지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특히, 만두를 빚는 일에 많은 시간을 들인다고 했다.

유 씨는 “사돈 어른은 처음에 만두를 손으로 빚었지만, 점차 손님이 많아지자 만두소를 넣는 기계를 구입했다”며 “하루에 만두를 2000~3000개 만들다 보니 아침 7시부터 3~4시간 가량 만두를 빚는다. 그러다 1년에 한 번 정도 기계가 고장나면 사돈 어른을 포함한 집안 사람들이 총출동해 함께 빚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수하고 처음엔 손님들이 맛이 바뀌었다고 얘기하기도 했는데, 이럴 때 사돈 어른의 도움을 받아 맛을 교정하기도 했다”며 “다양한 평가들이 많은데, 이제 리뷰 하나하나에 신경쓰기보단 시정할 부분은 고치면서 기본에 충실하려고 한다”고 부연했다.

대표 메뉴는 국물 떡볶이에 만두를 담가먹는 ‘떡만이’

얼레꼴레만두의 떡볶이, 만두, 순대.
얼레꼴레만두의 떡볶이, 만두, 순대.

얼레꼴레만두의 대표 메뉴는 국물이 많은 떡볶이에 만두를 담가먹는 ‘떡만이’이다. 특히 만두피가 얇은 편이라 떡볶이 국물과 잘 어울린다. 떡볶이는 자극적이지 않고, 달달하면서도 약간 매콤해 남녀노소에게 인기가 있다. 특히, 국물이 많아 해장용으로 찾는 사람들도 많다.

유 씨는 “처음에 손님들이 떡볶이에 만두를 담가먹는 음식을 떡볶이반만두반, 만떡이, 만두랑 떡볶이를 섞어달라는 등 다양하게 불렀다. 그러나 떡만이가 좋겠다고 결정해서 아예 메뉴판에 넣었다”며 “떡만이를 맛있게 먹는 방법은 국물을 담은 숟가락에 떡을 반으로 잘라 만두와 함께 올리고, 후추 살짝 뿌려먹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얼레꼴레만두가 인천 3대 떡볶이로 꼽히는 이유를 묻자, 유 씨는 “특별히 좋은 재료를 쓰는 것이 비법”이라며 “사돈 어른의 철학대로 제일 비싸고, 신선한 좋은 재료를 쓴다. 그러니 맛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순대도 도화동 ‘제일시장’에서 새벽 4시에 사온 것을 당일에 판매한다”고 강조했다.

유 씨는 얼레꼴레만두가 점점 유명해지면서 티브이(TV) 인터뷰 요청이 많아졌지만, 이에 잘 응하지 않는다고 했다. 식당이 유명해지면 단골들이 피해를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유 씨는 “방송에 나가면 국내 각지에서 손님들이 많이 찾아온다. 그러나 하루에 만들 수 있는 양은 정해져있고, 손님들이 몰리면 기다리는 시간도 길어지고 음식을 급하게 만들어야할 것”이라며 “단골들이 와서 기다리다가 그냥 가는 등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생각에 TV 인터뷰에 잘 응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뜻하지 않게 가게가 갑자기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지난해 말 연예인 KCM이 한 프로그램에서 우리 떡볶이를 맛집이라고 꼽은 덕분에 일주일 정도 손님들이 붐볐다. 또, 한 유명 유튜버는 국내 떡볶이 중 4위로 평가하기도 했다”며 “이럴 때 뿌듯하다. 사실 코로나19로 전보다 손님이 줄었는데, 도움을 받은 셈”이라고 부연했다.

“일본의 장인 문화처럼 가능하면 100년 이어가고 싶어”

얼레꼴레만두의 예전 모습.
얼레꼴레만두의 예전 모습.

유 씨와 아내 장 씨는 각각 만두와 떡볶이를 담당해 직접 요리한다. 유 씨는 “아내는 손님이 많은 날에 떡볶이를 1000번 푸는데, 손목이 아프다고도 한다”며 “그래도 음식 맛을 지키려면 남을 시키는 게 아니라 직접 만들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래도 유 씨는 일본의 장인 문화처럼 가능하다면 얼레꼴레만두를 100년까지 잇고 싶다고 했다.

유 씨는 “단골들에게 ‘3대 떡볶이를 잘 지켜줘야한다’, ‘식당이 멀지 않은 곳으로 이사해서 다행이다’는 등의 애정섞인 말을 종종 듣는다. 이럴 때 얼레꼴레만두를 잇고 있음에 뿌듯함을 느낀다”며 “분명히 힘든 부분이 있지만, 가능하면 100년을 잇고 싶다. 아들이 이어서 한다면 시키고 싶다”고 전했다.

이어 “또, 손님 중에 분점을 내달라고 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관리를 못하면 맛이 변하기 때문에 분점을 왠만하면 내지 않는다”며 “대신 멀리서 오기 힘든 손님들을 위해 밀키트(식재료, 양념, 조리법 세트)를 출시하려고 개발 중이다”고 덧붙였다.

얼레꼴레만두의 만두.
얼레꼴레만두의 만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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