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장-시의원 후보 사실상 러닝메이트
민주당, 남궁형 약진 속 2강 구도 성립
국민의힘, 박판순 약간 앞선다는 평가
여야 모두 시의원 후보 찾느라 ‘고심’

인천투데이=김현철 기자│인천 동구는 인구 6만8000여명으로 국내 수도권 자치구 중 유일한 인구소멸위험지역에 속한다. 동구는 재개발·재건축·주거환경개선사업을 차질없이 추진하며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말부터 차근히 입주를 준비하면 오는 2024년께 인구 10만명을 무난히 넘어설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인천의 중심에서 인구소멸지역으로 전락한 인천 동구를 이끌기 위한 후보군 사이에 물밑경쟁이 치열하다.

인천 동구청장 후보군, 왼쪽 위부터 Z자로 허인환, 남궁형, 전용철, 이종우, 박영우, 박판순, 오성배, 김종호.
인천 동구청장 후보군, 왼쪽 위부터 Z자로 허인환, 남궁형, 전용철, 이종우, 박영우, 박판순, 오성배, 김종호.

인천 동구는 지방선거 7번을 거치며 범진보로 분류하는 진영이 3차례, 범보수로 분류하는 진영이 4차례 집권했다. 범보수 진영이 1차례 더 집권했지만, 수도권 최초 진보정당 구청장을 배출하는 등 진보와 보수 양측 모두 자신의 텃밭으로 자부하기 어려운 지역으로 평가한다.

동구는 인천에서 강화군, 옹진군과 더불어 광역의원인 인천시의원을 단 1석만 배정받는다. 이 때문에 구청장 후보와 시의원 후보는 사실상 러닝메이트 관계에서 선거를 치른다. 

때문에 구청장에 대한 인기가 높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야당인 국민의힘 내 모두 구청장 후보 경쟁은 치열한 반면 시의원 후보는 뚜렷이 나타나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 인천 동구청장 후보군. 왼쪽부터 허인환, 남궁형, 전용철, 이종우.
더불어민주당 인천 동구청장 후보군. 왼쪽부터 허인환, 남궁형, 전용철, 이종우.

허인환 재선 도전...남궁형 출사표 ‘만지작’

지난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허인환 동구청장은 재선 도전이 확실하다. 지난 선거에서 제시한 공약의 이행율을 점검하는 등 재임 3년간 이룬 실적과 남은 과제를 정리하고 있다. 재선을 통해 자신이 그린 동구의 미래 모습을 완성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다만, 지난 6월 방역 수칙을 어긴 점이 드러나 정치·도덕적 생채기를 입은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허 구청장의 당내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남궁형(동구1) 인천시의원이 꼽힌다.  1980~1995년 태어난 세대를 일컷는 MZ세대의 정치적 도약이 강한 시대 분위기와 일치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1년 남은 의정활동에 주력하면서 정권재창출을 이룬 뒤 이후 행보를 고민하겠다며 확답을 피하고 있다.

지역 정가에선 인천 동구의회 민주당 소속 의원 4명 모두 남궁 시의원이 출마할 경우 남궁 시의원을 돕겠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주변의 출마권유도 점점 강해지는 모양새다.

허 구청장과 남궁 시의원 모두 대선 당내 경선 후보 중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대한 공식 지지선언을 했다.

이밖에 전용철 전 인천시의원도 조직정비에 나서며, 동구청장에 재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7년 전 경선과정에서 탈당한 점이 약점으로 꼽히지만, 시의원 시절부터 만나온 주민들과 만남을 넓혀가고 있다.

이종우 인천시 시민정책담당관도 후보군에 꾸준히 오른다. 지난 20년 지역 해묶은 난제였던 ‘동구 송현동~중구 신흥동 연결도로’ 문제 해결을 위해 지역 내 단칸방을 얻어 주민과 소통한 점은 지역 내에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주민 갈등이 극으로 달한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문제도 원만히 해결했다는 평가가 있다.

,왼쪽부터 야당인 국민의힘 인천 동구청장 후보군. 박영우, 박판순, 오성배와 정의당 김종호. 
,왼쪽부터 야당인 국민의힘 인천 동구청장 후보군. 박영우, 박판순, 오성배와 정의당 김종호. 

박영우 ‘스킨십’ VS 박판순 ‘당내 요구’

국민의힘은 박영우(동구나) 동구의원이 일찌감치 출사표를 던진 뒤 주민 접촉을 확대하고 있다. 그는 동구를 손바닥 보듯 알고 있다고 자신하며, 항상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주민과 소통 하고 있다. 의정활동에서 얻은 경험을 행정에 쏟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박 구의원의 당내 경선 가장 강력한 대항마는 박판순 전 인천시 복지국장이 꼽힌다. 퇴임 후 국민의힘에 입당해 최근 국민의힘 인천시당 여성위원장으로 임명되는 등 정치행보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본인의 출마보다 대선 승리가 먼저라고 하지만, 당내 요구가 있다면 마다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내비치고 있다. 

지난 7월 국민의힘 인천시당위원장 선거에서 박 전 국장은 배준영(인천 중구·강화군·옹진군) 국회의원을 지지했고, 배 의원이 당선되면서 박 전 국장의 당내 입지가 넓어졌다.

동구에서 오랜 기간 공직생활을 이어온 오성배 전 동구자원봉사센터장도 자천타천으로 차기 동구청장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오 전 센터장은 행정전문가로 정치인의 전시행정이 아닌 지역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다.

또 다른 야권인 정의당의 출마도 큰 변수다. 정의당에선 김종호 정의당 인천시당 사무처장이 준비하고 있다. 주민 갈등이 극으로 달했던 수소연료전지발전소 건립 과정 중 주민의 편에 서서 30일 간 단식투쟁을 진행하며 주민들과 함께한 점이 타 후보에 비해 가장 큰 장점이다. 김 처장이 출마할 경우 선거 결과가 뒤빚힐 수 있다는 우려가 민주당 내에서 강하게 나온다.

김 처장은 최근 동구 내 가장 큰 아파트 단지 중 하나인 솔빛주공1차 입주자대표회장까지 맡으며 지지기반을 넓히고 있다.

구청장 후보 경쟁은 치열하지만, 시의원 후보는 마땅히 나타나지 않고 있다. 민주당에선 남궁 시의원이 구청장으로 출마할 경우 장수진(비례) 동구의원이 가장 강력한 후보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남궁 시의원과 젊은 정치인 이미지를 갖출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반면, 국민의힘의 경우 구청장 후보 경선에서 낙마한 사람이 시의원 후보로 나설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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