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춘, 재선 도전 의지 재피력
국민의힘, 내부 경선 치열할 듯

인천투데이=김현철 기자│내년 6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인천시장에 도전하는 예비후보자들이 추석 민심을 잡기 위해 나선 가운데 대결 구도에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 7번 진행한 민선 인천시장 선거에서 재선 사례는 단 두 번이다. 박남춘 인천시장이 재선에 성공하면 12년 만에 재선 시장이 탄생한다.

인천시장 후보군. 

지난 1995년 민선 1기부터 민선 7기까지 인천에서 재선에 성공한 사례는 고(故) 최기선 전 시장(1~2기)과 안상수 전 시장(3~4기) 등 두 명뿐이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지난해 6월 일찌감치 재선 도전을 선언했고, 지난 13일 모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재선 도전 의지를 재차 밝혔다.

박 시장은 “내가 기획한 각종 사업이 이제 모습을 드러내는데 사업이 제대로 자리를 잡으려면 앞으로 몇 년이 더 필요하기 때문에 재선에 도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인천의 가장 큰 현안인 2025년 수도권매립지 종료와 인천 자체매립지 조성 등을 위한 적임자는 박 시장 본인이라는 주장을 강하게 피력하고 있다.

박 시장의 가장 큰 경쟁자는 유정복 전 인천시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8년 6월 지방선거에서 박 시장은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나서 76만6186표(57.66%)를 얻어 자유한국당 후보로 나서 47만937표(35.44%)를 얻은 유 전 시장을 29만5249표차로 따돌리고 7대 인천시장으로 당선됐다.

당시 선거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치러진 선거로 민주당이 우세할 것이라는 전망 속 치러졌다. 하지만 돌아오는 지방선거는 이전과 다른 분위기로 치러질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지난 지방선거는 제19대 대통령선거(대선) 후 약 1년 후 치러졌다면, 내년 지선은 20대 대선 후 3개월 만에 치르게 된다. 신임 대통령 취임식과 불과 한 달 여 차이다.

대선 표심이 지선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보장은 없지만, 새 정부가 국정 안정론을 내세워 유리한 고지에 올라설 가능성이 크다.

대선의 향배를 모르는 현재 상황에서 박 시장과 유 전 시장 2강 구도로 좁혀지는 분위기가 강하다.

실제로 여론조사기관 알앤써치가 <경인방송> 의뢰로 지난 11~12일 인천시에 거주하고 있는 만 18세 이상 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차기 인천시장 후보 적합도 조사를 실시해 지난 13일 발표한 결과, 유 전 시장은 20.0%로 박남춘 인천시장 17.9%를 2.1%포인트차로 앞섰다.

다만, 인천 시민이 2강으로 꼽은 후보가 본선에 오르기 위해선 치열한 당내 경선을 치러야한다.

인천시장 민주당 후보군. 왼쪽부터 박남춘 인천시장, 홍영표 국회의원, 윤관석 국회의원, 김교흥 국회의원, 박우섭 전 남구청장
인천시장 민주당 후보군. 왼쪽부터 박남춘 인천시장, 홍영표 국회의원, 윤관석 국회의원, 김교흥 국회의원, 박우섭 전 남구청장

민주당, 재선 정부 배출할까

역대 재선 인천시장은 모두 보수진영에서 나왔다. 박 시장은 이를 의식한 듯 지난 6월 기자 간담회에서 “(당은) 재선해서 민주당이 추구하는 일을 진척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 하는 생각을 한다"고 밝혔다.

박 시장이 재선 의지를 강하게 피력한 가운데 같은 당인 민주당에선 자천타천으로 홍영표, 윤관석, 김교흥 등 3명이 거론된다.

홍영표(인천부평을) 국회의원은 부평에서 내리 4선을 한 인물이다. 친문 핵심으로 분류되며, 지난 5월 당대표 선거에서 송영길(인천계양을) 대표에게 아깝게 패한 뒤 시장 도전을 위해 절치부심하고 잇다는 소문이 나온다. 최근 대선 국면에서 이낙연 전 총리를 공개 지지했다.

윤관석(인천남동을) 국회의원은 3선으로 대표적인 송 대표계 인물로 꼽힌다. 송 대표가 인천시장 재임시절 대변인을 지내며 정계에 입문했다. 최근 당 대표 선거 후 당 사무총장으로 임명되는 등 지역 내 정치적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당직을 맡고 있어 대선 당내 경선에서 공개 지지를 못하지만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교흥(인천서구갑) 국회의원은 송 대표 인천시장 시절 인천시 정부부시장을 역임했다. 정세균 전 총리의 국회의장 시절 비서실장을 맡으며 정세균계(SK계) 핵심인물로 꼽힌다. 지난 지선에선 박 시장에게 경선에서 패배하며 본선에 나서지 못했다. 최근 대선 당내 경선에서 정세균 전 총리가 사퇴한 뒤 고심에 빠졌다.

지난 13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선 홍 의원이 7.1%, 윤 의원이 2.4%, 김 의원이 1.7%를 얻었다.

여기다 박우섭 전 미추홀구청장도 인천시장 선거를 출마를 염두에 두고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박 전 청장은 민주당 내 민평련계에 속하는 인물이다.

현재 민평련계 좌장으로 꼽히는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와 우원식(서울 노원을) 국회의원 등은 당내 경선에서 이재명 경기도 지사를 공식 지지하고 있다.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결과에 따라 박 전 청장의 입지도 달라질 전망이다.

지난 총선 당내 동구미추홀구을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후, 생활정치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인천시당 야당 후보군. 왼쪽부터 유정복 전 인천시장, 윤상현 국회의원, 이학재 전 국회의원, 강인덕 전 인천시체육회장, 문영미 정의당 인천시당위원장.
인천시당 야당 후보군. 왼쪽부터 유정복 전 인천시장, 윤상현 국회의원, 이학재 전 국회의원, 강인덕 전 인천시체육회장, 문영미 정의당 인천시당위원장.

유정복, 당내 경선 통과할까

유 전 시장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가장 앞서 있지만, 당내 경선을 통과하기 만만치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 전 시장을 가장 위협하는 후보는 윤상현(국민의힘, 인천 동구·‘미추홀구을) 국회의원과 이학재 전 국회의원이다.

국민의힘은 지난 8월 윤 의원의 복당을 승인했다. 윤 의원은 지난 총선 공천 결과에 반발해 탈당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해 21대 총선 최소표차(171표) 승리를 거두고 1년여 만에 금의환향했다.

지역 정가는 윤 의원의 복당이 내년 지방선거 인천시장 선거에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윤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함바 브로커’를 동원해 선거 공작을 벌였다는 혐의로 불구속 재판을 받고 있지만, 이번 복당으로 정치적 부담을 상당부분 덜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 의원은 지난 2번 진행한 총선에서 모두 당내 공천에서 배제된 뒤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만큼 지역 내 조직력이 강하다는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유 전 시장과 윤 의원은 내년 대선 국면에서 당내 경선 주자 중 어느 한 후보에게도 공식 지지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반면, 이 전 의원은 국민의힘 대선후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국민캠프 정무특보를 맡으며, 국민캠프 인천선거대책위원회를 주도하고 있다.

국민의힘 인천선대위는 강창규 부평을 당협위원장, 윤형선 계양을 당협위원장, 이중재 계양갑 당협위원장, 정승연 연수갑 당협위원장 등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임명했다.

공동선대위는 사실상 이 전 의원의 인천시장 선거본부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확정되면 이 전 의원의 인천시장 행보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다만, 이 전 의원은 이 전 의원의 친형과 서구출신 전 A인천시의원의 땅 투기 의혹의 수사결과가 큰 영향을 미칠 여지가 남아있다. 지난 13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이 전 의원은 3.6%를 얻었다.

윤 전 총장 전부터 ‘친윤석열’ 모임을 조직해 활동 중인 강인덕 전 인천시체육회장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강 전 회장은 유정복 시장 재임시절 인천시체육회 상임부회장을 지냈으나 최근 독자노선을 걷기로 했다. 윤석열지지 모임인 ‘윤석열을 사랑하는 공정과 정의의 모임’ 인천대표를 맡고 있다.

정의당은 문영미 인천시당위원장이 출사표를 던졌다. 미추홀구에서 3선 구의원을 지내며 지역 정치에 잔뼈가 굵었다는 평가다. 지난 지방선거에선 미추홀구청장에 도전했으며, 내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치열한 승부가 예상되는 가운데 강력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도에 활용한 9월 여론조사는 100%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이용해 구조화한 설문지를 이용해 ARS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은 6.8%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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