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사측, 15차 교섭에서 연기 의사 전달
노조 “비교시찰 후 교섭, 방문 취소는 문제” 지적
“조합원 사측 신뢰 바닥, 회복위해 적극 노력해야”

인천투데이=장호영 기자│한국지엠 본사인 글로벌지엠의 부사장의 8월 방한 일정이 연기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지엠은 임금교섭 해결 후 방문 일정을 고민 중이라는 의견을 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지부장 김성갑)는 지난 12일 한국지엠 사측과 진행한 2021년 임금협약을 위한 15차 교섭에서 사측이 ‘글로벌지엠의 키퍼 수석부사장 등 최고 경영진 2명의 방한 일정이 연기됐다’고 전했다고 밝혔다.

한국지엠 노사가 이달 7일부터 글로벌 지엠 총괄부사장 등을 만나는 벤치마킹 투어를 진행했다. 한국지엠 노사가 글로벌 지엠 관계자들을 만나 기념 촬영을 했다.(사진제공 전국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한국지엠 노사가 이달 7일부터 글로벌 지엠 총괄부사장 등을 만나는 벤치마킹 투어를 진행했다. 한국지엠 노사가 글로벌 지엠 관계자들을 만나 기념 촬영을 했다.(사진제공 전국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올해 6월 한국지엠 사측과 노조는 지엠 멕시코 실라오 공장과 미국 디트로이트 본사 등으로 비교시찰을 다녀왔다.

당시 노조는 지엠 관계자들을 만나 한국지엠의 장점을 설명하며 전기차 등 친환경 미래차 생산을 위한 투자를 요청했다.

이에 스티브 키퍼 수석부사장은 “지난해 노사협상이 어려웠는데 올해는 잘 해결되면 좋겠다. 경영진 쪽에서 2030년 한국의 비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분명한 비전이 있어야 하고 분명히 미래가 담보돼야하며, 노사 협력은 필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노조가 “한국지엠 미래비전을 위해 한국에 직접 와서 봐달라”고 정식 초대하자, 8월 중순께 한국지엠을 방문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15차 교섭에서 사측은 “임금교섭 중 오는 것은 불필요하다고 판단하고 교섭을 마치고 오는 것으로 일정을 잡았으나 잠정합의안이 부결되면서 8월 방문 일정이 연기된 상태”라며 “임금협상이 해결돼야한다”고 밝혔다.

이에 노조는 “벤치마킹(비교시찰) 후 교섭을 했는데 방문 취소한 지엠 본사 인식의 문제가 있다”며 “반도체 수급 문제로 부평공장 생산계획이 계속 축소되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지엠 사측은 임금협상 부결 후 현장 직접 소통 등 노력이 부족하다. 현재 조합원들의 회사에 대한 신뢰는 바닥인 상태”라며 “조합원들의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한 회사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정비부품 쪽의 구조조정은 현재도 진행 중이고, 성과금을 포함한 임금 문제와 부평2공장의 미래 전망이 불투명한 문제가 부결의 주된 원인”이라며 “세종부품물류센터 노동자들은 휴가를 반납하고 일해도 물량 처리를 못하고 있다. 이런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측은 “10억 달러 투자비 확보 시 멕시코로 투자가 될 수 있었는데, 창원공장에 투자가 되는 등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투자는 진행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날 노조는 사측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정회를 선언했다. 또한, 노조가 제출했던 2021년 임금협상안 관련 사측이 새로은 제시안을 가져올 때까지 무기한 정회를 하기로 했다.

앞서 한국지엠 노사는 14차 교섭 끝에 ▲기본급 3만원(호봉승급 포함) 인상과 일시·격려금 450만원 지급 ▲부평공장 미래차종 유치를 위한 공동의 노력 지속과 조속한 시일 내 미래발전위원회 활성화 ▲부평2공장 생산 제품 최대한 생산물량 확보위해 노력 ▲부평2공장 현재 생산 차종의 공장운영계획 수립과 생산일정 연장 ▲창원공장 관련 신차 적기 양산 계획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엔진 생산 연장 가능성 지속 검토 등이 담긴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이후 노조는 지난달 26일과 27일 잠정합의안 찬·반 투표를 진행했으나, 조합원 7633명 중 6727명(88.1%)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3441표(48.4%)로 과반수를 넘지 못했다.

이에 따라 노조는 지부장 명의로 성명서를 내고 “조합원의 뼈아픈 질책을 무겁게 받고 향후 임금 협상 투쟁을 준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사측과 재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한편, 반도체 물량 부족으로 한국지엠 부평2공장은 오는 9월까지 가동을 전면 중단하고, 부평1공장은 9월부터 한달 동안 2교대 근무를 1교대로 전환해 50%만 가동된다. 반도체 수급 문제가 해결되면 10월부터 정상 가동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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