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성갑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장
“글로벌 지엠, 한국지엠 장점 이미 잘 알고 있어”

인천투데이=장호영 기자│한국지엠 노사가 이달 7일부터 5일 간 모회사인 글로벌 지엠의 멕시코 실라오 공장과 미국 디트로이트 본사 등으로 ‘비전투어(비교시찰)’를 다녀왔다.

한국지엠 노동조합 관계자들이 미국 본사를 방문해 지엠의 총괄 책임자들을 만나 장시간 의견을 주고 받는 자리를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엠은 석유 연료를 사용하는 내연기관 자동차 생산을 중단하고 2035년부터 전기차와 수소차 등 미래자동차로 전환을 발표했다.

한국지엠 노사가 이달 7일부터 글로벌 지엠 총괄부사장 등을 만나는 벤치마킹 투어를 진행했다. 한국지엠 노사가 글로벌 지엠 관계자들을 만나 기념 촬영을 했다.(사진제공 전국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한국지엠 노사가 이달 7일부터 글로벌 지엠 총괄부사장 등을 만나는 벤치마킹 투어를 진행했다. 한국지엠 노사가 글로벌 지엠 관계자들을 만나 기념 촬영을 했다.(사진제공 전국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현재 한국지엠 공장에선 내연기관차 만을 생산하고 있다. 부평1공장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레일블레이저를 생산하고 트랙스 일부 생산라인을 운영하고 있다. 부평2공장은 말리부와 트레일블레이저를 생산하고 있다.

창원공장에는 신축한 도장공장이 운영 중이고 스파크를 생산 중이며 2023년부터 크로스오버유틸리티(CUV) 신차를 생산할 계획이다. 지엠은 내연기관차 생산 중단을 선언했지만, 아직 한국에서 미래차 생산 배정 이야기는 나오기 않고 있다. 특히 부평2공장의 경우 2022년 이후 생산계획이 없는 상태라 전기차 생산 등 미래 발전 전망을 세우는 것이 중요한 상황이다.

이번 비교시찰에는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 김성갑 지부장과 김봉옥 정책실장, 장순용 창원지회장이 참가했다. 사측에선 카허카젬 사장과 최종 부사장, 클레이튼 부사장 등이 참여했다.

“글로벌 지엠 이미 한국지엠 장점 잘 알아”

“한국정부·인천시, 전기차 유치 함께 해달라”

지난 21일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사무실에서 만난 김성갑 지부장은 비교시찰이 한국지엠의 미래를 담보하는데 중요한 주춧돌을 찾는 의미있는 일정이었다고 평가했다. 또한 지엠에 한국지엠의 장점을 충분히 설명했고, 지엠이 이미 한국지엠 장점을 잘 아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했다.

김 지부장은 “한국지엠에서 생산하는 트레이블레이저와 트랙스는 미국에서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미국 딜러 판매 총책이 4시간을 걸려 찾아와서 한국에서 생산할 수 있는 연간 50만대 물량을 전부 가지고 와도 다 팔 자신이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서 만든 차량의 품질 만족도가 매우 높았고 내연기관차를 가장 잘 만드는 곳이 한국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었다”며 “한국지엠의 기술력과 높은 제품의 질, 엘지의 전기차 배터리 등 전기차 전환을 위한 인프라(기반)가 잘 돼있는 점에 대해서도 지엠 총괄책임자 6명이 모두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21일 전국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김성갑 지부장이 글로벌 지엠 미국 본사에 비전투어(비교시찰)를 다녀온 뒤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21일 전국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김성갑 지부장이 글로벌 지엠 미국 본사에 비전투어(비교시찰)를 다녀온 뒤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노조가 비교시찰 후 공개한 보고서를 보면, 지엠은 한국지엠의 2030년 비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계획이 공개된 것은 없다. 다만, 노조의 초청에 스티브 키퍼 지엠 수석부사장이 올해 8월 중순께 한국을 방문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 지부장은 “면담에서 ‘한국지엠의 2030년 비전을 준비하고 있다’는 말을 정확하게 했지만, 구체적인 계획이 확인된 것은 없다”며 “2018년 군산공장 폐쇄 후 한국정부와 산업은행의 지원을 받으면서 경영정상화 10년 전략을 세웠다고 들었다. 계산해보면 2029년까지 10년의 전략 이후 비전을 준비 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 자동차업계에선 유일하게 키퍼 지엠 부사장이 일정에 함께 했다”라며 “올해 8월 한국을 방문하면 한국지엠 뿐 아니라 정부 관계자도 만나 의미있는 대화를 할 것이라고 예상된다”고 전했다.

노조 간부들은 비교시찰 당시 지엠에 한국 정부가 2030년까지 전기차 등 미래차에 44조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하고 집행하고 있는 점을 강조하며 한국지엠에 전기차 배정을 적극 요구했다.

김 지부장은 “한국정부가 2030년 미래차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자동차업계 노조가 속한 전국금속노조는 자동차포럼에 적극 결합해서 미래차 전환을 함께 논의하고 있는 점과 한국지엠지부가 인천시에 자동차포럼을 제안하고 구체화하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는 점도 지엠에 알렸다”고 말했다.

끝으로 “지엠 내부에서도 세계의 공장들이 전기차 생산을 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한국정부도 그렇고 인천시도 한국지엠 부평공장에서 전기차가 생산될 수 있게 자동차포럼에 적극 참여하고 유치에 함께 해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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