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기초단체장 릴레이 인터뷰] ② 고남석 연수구청장
쓰레기 감축ㆍ폐비닐 전처리 시설로 기존 소각장 사용
"남촌산단 조성, 주민 불신 심화... 주민의견 따라야"

인천투데이=이서인 기자│고남석(62) 연수구청장은 1958년 인천에서 태어났다. 1995년 인천시의회 의원 선거에 연수구 선거구로 나가 당선됐고, 1998년 재선에 성공했다. 이후 2010년 민선5기 연수구청장에 당선됐고, 2018년 민선7기 연수구청장에 재선하는 등 인천 연수구 선출직으로서 계속 정치를 해왔다.

연수구는 원도심과 송도국제도시 격차 문제를 비롯한 소각장·도시재생·남촌산단·GTX-B 등 다양한 현안이 있는 도시다. 송도국제도시에는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국내 굵직한 바이오산업이 모여있다.

인천시와 구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추진하는 ‘K-바이오 랩허브’ 구축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다. 송도에선 오는 10월 제5차 ICLC(유네스코 학습도시 국제회의)도 열린다. 기초자치단체로는 최초 유치라 구는 행사 성공 개최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고남석 구청장을 만나 K-바이오 랩허브 유치와 ICLC 행사 추진, 3년 동안의 구정활동과 남은 임기 동안의 과제를 들어봤다.

“'K-바이오랩허브' 연수구 송도 유치 총력”


고 구청장은 K-바이오랩허브는 연수구 송도가 최적지로, 반드시 유치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K-바이오랩허브는 바이오 실험공간, 공용장비, 네트워킹 등을 제공해 스타트업과 벤처기업 등을 육성하는 사업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5월 12일 총사업비 3350억원(국비2500억원, 지자체 850억원) 규모 ‘K-바이오랩 허브 구축사업’을 추진할 지방자치단체 모집 공고를 냈고, 공모결과를 7월 중 발표할 예정이다.

고 구청장은 “연수구 송도에는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이 있어 바이오산업은 상당히 앞서가고 있다”라며 "인천시민 11만1089명이 유치 서명에 참여하는 등 시민 열망도 강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K-바이오랩허브'는 생산·판매·연구 등 모든 시설을 갖춘 입지 요건이 중요한데 송도는 이를 모두 갖췄다”라며 “그래서 반드시 송도를 ‘K-바이오랩허브’로 선택할 수 밖에 없다. 또, 송도가 선정돼야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새롭게 만들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문화·예술·도시재생사업 추진해 원도심과 신도시 격차해소 노력

고남석 연수구청장.
고남석 연수구청장.

고 구청장은 임기 3년 간 연수구를 교육문화도시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고 했다. 이를 위해 문화·예술·교육사업을 역점으로 추진했다. 또, 원도심과 신도시 간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연수동 함박마을과 청학동 안골마을 등에 도시재생사업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송도국제도시 도서관과 연수문화예술회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도서관은 2024년 3월 준공, 문화예술회관은 2023년 12월 준공이 목표이다. 올해에는 지난해 주민참여예산사업으로  추천된 '우리 동네 발코니 음악회' 등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고 구청장은 "구민들이 문화생산자로서 참여하는 게 취약했다. 이에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시설 건립을 추진했다"라며 "또, 평생교육에도 신경써 관련 콘텐츠를 제작했다. 이 결과 기초자치단체로는 세계 최초로 ICLC를 유치했다"라고 말했다.

오는 10월 27~30일 송도컨벤시아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 글로벌 건강 교육과 위기대응'을 주제로 제5차 ICLC가 열린다. 국제회의뿐 아니라 교육박람회, K-POP 콘서트, 불꽃놀이 등 다양한 연계행사도 진행한다.

고 구청장은 건립이 지연 중인 문화예술 시설의 조속한 추진을 약속했다. 동춘동 '문화의집 아트플러그'와 옥련동 '연수아트플랫폼'(아트플러그연수)은 개관이 지연되고 있다.

고 구청장은 "동춘동 '문화의집 아트플러그'는 기부한 기업이 사업에 차질이 생겼다. 이 대안을 어떻게 할 것인지 논의하고 있다. 다양한 형태의 문화예술 활동이 진행될 수 있게 추진하겠다"라며 "옥련동 '아트플러그 연수'의 공간 건립은 다 됐으나, 입주 예술가들과 개선사항을 소통하면서 지연됐다. 곧 개관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구는 국토교통부 도시재생뉴딜사업에 선정된 연수동 함박마을과 청학동 안골마을사업을 2025년과 2023년까지 추진 중이다. 고 구청장은 도시재생사업이 마을공동체가 중심이 될 수 있게 추진하겠다고 했다.

고 구청장은 "현재 원도심은 베드타운(주거지 역할도시) 아파트 단지로 조밀하게 구성됐다. 아파트는 단순히 잠만자는 공간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 공동체가 형성되기 어려운 여건이다"라며 "두 도시재생사업에서 마을공동체가 잘 형성될 수 있게 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고 구청장은 연수구 원도심과 신도시를 모두 활성화하는 철도교통망인 GTX-B와 KTX·제2경인선·수인선 등이 잘 추진될 수 있게 지역 국회의원들과 잘 공조하겠다고 전했다.

쓰레기 감축 등으로 소각장 증설말고 ‘현대화’해야

인천 'K-바이오랩허브 구축'유치에 11만1089명이 서명했다.(사진제공 연수구)
인천 'K-바이오랩허브 구축'유치에 11만1089명이 서명했다.(사진제공 연수구)

인천시는 지난해 11월 2025년 수도권매립지 사용 종료 선언과 함께 인천만의 자체매립지 조성과 폐기물 전처리 시설인 광역소각장 7곳 운영 계획을 밝혔다.

당시 시는 송도와 청라 소각장은 현대화 사업을 추진하고, 권역별 소각장을 중구·남동구·강화군 등에 조성하기로 했다. 부평·계양 권역은 추후 결정키로 했다.

시의 발표 후 연수·미추홀·남동구는 남부권 자원순환 정책협의회를 구성하고 남동구와 중구에 짓기로 한 소각장 계획을 철회하라며 반발했다.

이와 관련, 고 구청장은 쓰레기양을 계속 줄여 소각장을 증설하지 말고 현대화해 처리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강조했다.

고 구청장은 "2025년 수도권매립지를 종료하고, 환경을 위해 새로운 방식을 고민해야한다"라며 "소각장 문제는 이런 취지로 시작했다. 인천·서울·경기가 수도권매립지 문제를 합의해야한다. 서울과 경기도 새로운 쓰레기 정책을 만들어야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용량을 늘리기 위해 소각장을 짓는 게 아니라 현재 쓰레기양을 줄이고, 기존의 소각장을 고도·현대화하는 것을 시에 강력히 건의한다"라며 "연수·미추홀·남동구 구민 135만명이 쓰레기 소각 자체를 효율적으로 해 모범을 보이겠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연수·미추홀·남동구가 사용하는 송도소각장은 쓰레기 550톤을 처리할 수 있다. 남동구와 미추홀구에 폐비닐 전처리 시설을 지어 200톤을 각자 처리하게 하면 충분히 현재 시설로도 쓰레기 소각량을 감당할 수 있다"라고 부연했다.

"남촌산단 조성, 주민 불신 심화... 주민의견 따라야"

고남석 연수구청장.
고남석 연수구청장.

남동구가 추진 중이지만 연수구 선학동 일대가 영향권에 있어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는 남촌산업단지 조성 관련해선, 주민 불신이 심화됐다며 주민 의견을 전적으로 따르겠다고 했다.

남동구는 HDC현대산업개발 등과 민관합작 남동스마트밸리(주)를 설립해 남촌동 625-31번지 일원에 남촌산단을 조성하고 있다. 그런데 연수구 선학동 일대 아파트, 초등학교와 불과 100m도 채 떨어져 있지 않은 상황이다. 사전 주민협의도 없었다.

특히,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에는 환경오염물질 위해성결과 발암물질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주민설명회 때 배포한 요약자료에는 발암물질이 없는 것으로 허위로 보고해 주민을 우롱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고 구청장은 "주민이 당당한 주권자로서 요구하고 합리적인 대안까지 모으려는 게 굉장히 바람직하고 의미있다"라며 "이 문제도 결국 행정이 되돌아보고, 주민 의견을 받아들여 행정오류를 제고시킬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남촌산단 조성 문제는 주민들이 완전 불신하고 있다. 주민들이 강하게 얘기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 주민들이 반대하는 것을 강요하는 것은 옳지 않다"라며 "주민이 요구하는 건강권과 환경권 등을 고려할 때 행정당국과 개발업자는 개발만 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 주민의견을 받아들여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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