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기초단체장 릴레이 인터뷰] ① 이재현 인천 서구청장

인천투데이=장호영 기자│2018년 6월 지방선거에서 처음 당선된 후 3년 간 구정활동을 펼친 이재현(61) 인천 서구청장은 전라남도 영광 출신이다. 1987년 기술고시 합격 후 환경부에서 일하다 2015년 기획조정실장으로 명예 퇴직했다. 2018년 1월까지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을 맡았다.

지방선거 출마 당시 이 구청장은 환경부에서 근무하고 수도권매립지공사 사장을 맡은 경력을 내세워 환경 전문가임을 강조했다. 지방선거 출마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의 환경특별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서구는 수도권매립지가 있는데다 환경오염 물질을 많이 내뿜는 공장, 발전소도 위치해있어 인천에서 가장 많은 환경 민원이 있는 곳이다. 환경 전문가를 내세워 당선된 이 구청장의 구정 3년 동안 서구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지난 11일 이 구청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환경 문제 해결이 역점 과제

이재현 인천 서구청장.
이재현 인천 서구청장.

이 구청장은 임기 시작후 가장 역점으로 추진했던 과제를 환경 문제 해결로 꼽았다. 그동안 서구는 국내 가장 환경이 열악한 도시라는 꼬리표가 붙어 있었다.

때문에 당선 후 서구를 ‘클린 서구로 만들겠다, 더 나아가 한국을 대표하는 국제환경도시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고, 환경 문제에 적극 대응했다.

이 구청장은 “야심 찬 포부를 가지고 지역의 여러 환경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3년 간 활동해 여러 환경 분야에서 성과가 나왔다”며 “노력한 만큼 하나둘 결실을 맺게 돼 뿌듯하다”고 말했다.

서구에는 수도권매립지, 공단, 발전소가 몰려 있어 유독 악취와 미세먼지 민원이 많은 곳이다. 이 구청장이 환경 문제 해결을 선언하고 나서자, 주변에선 ‘그게 정말 되겠는가’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그동안 환경과 관련 정책은 사후 단속과 관리 중심이었는데, 민관이 함께 협력해 예방 중심 정책을 펼치는 것으로 패러다임을 바꿨다. 민관 참여형 사물인터넷(IoT) 미세먼지 모니터링 시스템, 미세먼지 핵심사업장 자발적 협약, 서구 클린로드단 운영 등이 대표적이다.

국내 최초로 사물인터넷(IoT) 기반 ‘악취·미세먼지 통합관제센터’를 구축해 24시간 안취관리도 하고 있다. 이런 노력 덕분에 최근 2년 동안 악취 민원이 46% 감소했고 지난해엔 인천 최초로 ‘맑은 공기 모범도시(Good Air City)’로 선정되기도 했다.

2025년 수도권매립지 종료와 쓰레기 선진화 처리체계 구축


서구에 수도권매립지가 조성된지 30년이 넘었다. 매립지로 수십년을 고통받고 있는 서구이기에 쓰레기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한 선진화 사업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것이 이 구청장의 설명이다.

서구는 ‘자원순환 신경제모델’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2025년 수도권매립지 종료 실현과 함께 소각과 매립을 최소화하고 감량과 재활용 중심의 쓰레기 선진화 처리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민간 개발 기술과 공공이 힘을 모아 가장 많이 배출되지만 가장 재활용이 안 되는 폐비닐과 폐플라스틱 물량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이를 자원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지역주민들을 위한 일자리 창출 사업도 결합시키려하고 있다.

서구는 이러한 내용이 포함된 ‘자원순환 선도형 순환경제 커뮤니티 구축사업’이 지난해 12월 환경부 공모에서 선정돼 추진 중이다.

일회용기를 최대한 감량하고 다회용기를 생활화할 수 있게 하는 ‘공유용기 서비스’, 폐플라스틱이나 폐비닐을 통해 연료나 물질을 만들어내는 재활용센터, 쓰레기종량제 봉투까지 파봉해서 재활용품을 과학적으로 선별하는 ‘스마트 에코리싸이클링 센터 구축’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이 구청장은 “재활용으로 버려지는 쓰레기가 제대로 분류작업이 되지 않으면서 70% 정도는 다시 매립이나 소각되는 게 현실인데, 재활용률을 80%까지 높이는 것이 목표”라며 “서구가 앞장서서 국내의 모범이 될 선진화 모델을 만들고 수도권을 넘어 국내 곳곳에서 쓰레기 선진화 열풍이 일어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로e음으로 경제활성화, 최초 공공배달앱 도입

이재현 인천 서구청장.
이재현 인천 서구청장.

이 구청장은 2019년 5월 1일 지역화폐인 인천e음 플랫폼을 활용한 서구 지역화폐 서로e음을 도입했다. 관내 점포에서 결제하면 서구가 투입한 예산으로 10% 캐시백을 주는 파격적인 혜택이라 주목을 받았다. 도입 두 달여 만에 충전액이 1000억원을 돌파하는 등 성공을 거두자 인천 다른 기초자치단체에서도 지역화폐를 도입했다.

인천의 지역화폐인 인천e음은 선불 충전형 카드로 어디서나 결제가 가능하고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으로 충전과 캐시백 사용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또한 역외 소비가 역내 소비로 바뀌어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 데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2020년 1월 국내에서 최초로 선보인 서로e음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공공배달앱 ‘배달서구’는 1년 만에 주문액 100억원을 돌파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공공배달앱은 그동안 상인들이 높은 수수료를 내야하는 민간배달앱과 달리 수수료와 마케팅 비용 부담을 덜어주는 장점이 있다.

서구에서 시작한 공공배달앱은 올해 연수구로 확대됐고, 7월부터 인천e음 플랫폼을 기반으로 인천 전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 구청장은 “서구 인구 55만명 중 40만명이 서로e음을 이용하고 있다”며 “40만명 소비자가 지역 소상공인을 만나 매출이 신장되고 고용이 상승하는 효과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소비 100% 중 60%가 역외 소비였다면, 역외 소비가 역내 소비로 바뀌고 있다”며 “민간배달앱과 달리 거의 수수료 없이 혜택을 주는 ‘배달서구’는 배달앱 시장 20%를 점유하며 계속 성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구 100만 앞둔 도시, 광역교통망 반드시 필요

인천 현안의 80%가 몰려있다고 할 정도로 서구에는 많은 현안이 있다. 최근 가장 많은 민원이 나오고 이슈가 되는 것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D 노선과 루원시티 학교용지 복원 문제이다.

이 구청장은 현안 문제 해결을 위해 발로 뛰고 있다고 밝혔다. GTX-D 노선 반영을 국토교통부 고위직도 만나 설득했으며, 루원시티 학교용지 복원 관련해선 인천시교육청·인천시·주민들과 대안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했다.

이 구청장은 “국토부 관계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해보니, 서구가 인구 100만명 도시가 된다는 것을 잘 모르고 있어 100만명에 걸맞는 교통망을 갖추게 해달라고 강조했다”며 “지금도 서구에서 서울로 가기위해선 혼잡률 200%가 넘는 도시철도를 이용하다보니 서울시민들도 불편을 겪고 있다. 인구 100만명이 되면 더 심각해질 것이라 광역철도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루원시티 학교용지 복원 문제는 이미 학교용지가 상업용지로 변경된 뒤 매각이 이뤄져 어려운 점이 있다”며 “외국의 경우 수직형 초등학교를 세운 사례도 있기에 인천시교육청 학교시설 전문가와 함께 방안을 만들기 위해 고민 중이다. 주민들과도 논의해서 건축위원회 심의 전에 절충안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로 직접 만나 소통 못해 아쉬워
‘소통1번가’로 소통력 높이기 위해 노력

이재현 인천 서구청장.
이재현 인천 서구청장.

당선 후 3년 동안 구정 활동의 평가를 이 구청장은 긍정적인 변화와 혁신을 위해 끊임없이 시도한 3년이었다고 했다.

3년 활동을 평점으로 매겨달라는 질문에는 지난해 말 한국공공자치연구원이 실시한 한국지방자치경쟁력평가에서 서구 최초로 종합경쟁력 1위를 한 점과 최근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주관한 공약 이행 평가에서 최우수등급(SA)을 받은 점을 말하며 대신했다.

아쉬운 점으로는 코로나19로 구민들을 직접 만나 충분히 이야기를 나눌 수 없던 점을 꼽았다. 당선 후 중요시 여겼던 ‘소통과 현장 중심 행정’에 맞게 구민들과 직접 만나지 못한 아쉬움이 크다는 것이다.

다만, 비대면 소통을 위해 서구 홈페이지를 민원 소통 플랫폼인 ‘소통1번가’를 만든 점은 성과가 있다고 밝혔다. 모바일을 기반으로 제작해 구민들이 구청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여러차례의 인증할 필요없이 쉽게 민원을 남기고 답을 들을 수 있는 홈페이지이다.

소통1번가에는 간단한 민원이나 질문을 인공지능(AI)이 답하는 챗봇기능도 있다. 올해 안에 스마트폰으로 문자를 치기 어려운 노인들도 쉽게 질문할 수 있게 음성 지원을 추가할 예정이다. 비대면 시대에 맞게 소통1번가로 소통력을 높이겠다는 의지도 전했다.

이 구청장은 “그동안 추진한 정책 공약이 구민들의 행복에 얼마나 보탬이 됐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며 “지난달부터 구민들의 평가를 받기 위해 ‘행복실태 분야’와 ‘정책만족도 분야’ 등의 내용으로 설문조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구민 행복지표를 만들고 거기에 정책 공약이 접목될 수 있게 할 것”이라며 “올해는 구민들과 약속한 성과를 완성하는 해로 삼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서구에 몰려있는 인천 현안은 서구 역할보다 상위 기관 역할이 많은데, 서구에 기능과 권한이 없더라도 구민의 대리인 역할로 적극 대응하고 문제를 푸는 주도적인 역할을 하겠다”며 “구민의 목소리를 듣고 소통하는 행정가로서 서구 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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