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풍토에 알맞은 농법을 모아 편찬한 책

인천투데이=현동민 기자│오늘로부터 594년 전인 1430년 3월 17일, 조선 최고 명군인 4대 임금 세종대왕(1397~1450, 향년 52세)이 농민을 위해 조선 풍토에 알맞은 농법을 모아 편찬한 책인 ‘농사직설’을 반포했다.

농사직설은 조선 풍토에 알맞은 농법을 조사해 책으로 정리한 농업서이다. 세종이 주도해 1429년 편찬하고 1430년 반포했다. 농사직설은 그 뒤에도 1492년, 1656년, 1686년 세 차례 수정을 거쳤다.

1430년에 반포된 농사직설 (사진제공 경상북도산립과학박물관)
1430년에 반포된 농사직설 (사진제공 경상북도산립과학박물관)

산업화 이전 전근대 사회에서 농업은 국가 경제를 지탱하는 요소 중 가장 중요한 일이었다. 민생을 넉넉하게 하는 것은 물론이며 국가 재정 확보에도 큰 도움을 줬다.

이에 세종은 정초 (?∼1434년), 변효문(1396년∼?) 등에게 기존 농법 중에서 조선 땅에 가장 적절하고 중요한 방법만을 모아 책을 만들라고 명했다. 세종은 조선이 중국과 기후, 풍토 등이 다르다는 점을 인식하고 조선 땅에 알맞은 농법을 마련하려 한 것이었다.

농사직설의 내용은 곡식 종자의 선택과 저장, 논밭갈이, 벼·기장·조·수수·콩·팥·보리·밀 등 곡식의 재배 방법을 담고있다. 아울러, 농사직설에선 땅을 가는 방법, 씨앗을 마련하는 방법 등도 함께 다루고 있다.

특히 벼 재배 방법을 직파법(볍씨를 논 또는 밭에 직접 파종해 재배), 건답법(직파법 중 마른 논에 볍씨를 파종후 장마철에 물을 대 논벼처럼 재배), 묘종법(못자리에서 키운 모를 논에 옮겨 심어 재배), 산도법(밭벼를 길러 재배) 등을 소개하며 날씨와 지형 등 조건을 반영해 재배 방식을 선택할 수 있게 했다.

농사직설은 헌반도 각 지역의 농법을 조사해 정리한 농서였다. 세종은 조선 풍토와 기후에 알맞은 농법을 찾기 위해 경험 많은 농사꾼들을 상대로 방문조사를 실시했다.

세종은 나이들고 경험 많은 농사꾼의 경험과 지식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1428년 세종은 경상도 감사에게 명해 경상도 농사 비법을 노농에게 물어 책을 만들어 올리라고 했다.

이렇게 농사직설은 기존 중국 중심의 농법에서 벗어나 우리 실정에 맞는 농법을 적용해 경작할 수 있게 만들었으며, 이후에 등장하는 ‘금양잡록(1492)’, ‘구황촬요(1554)’ ‘농가집성(1655)’ 등 여러 조선 농서에 큰 영향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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