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회 숙청이 대대적으로 시작되다

인천투데이=현동민 기자│오늘로부터 31년 전인 1993년 3월 8일 당시 대한민국 14대 대통령이었던 김영삼(1929~2015, 향년 86세)전 대통령이 군부 내 비밀 사조직인 ‘하나회’를 숙청한다.

‘하나회’는 한국 육군 내 비밀 사조직으로, 12.12 군사반란과 5.18민주화운동 유혈진압 등 온갖 만행을 저지른 부패 군인 세력이다.

12.12 군사반란으로 주동 세력인 하나회 (사진제공 KBS 역사저널그날)
12.12 군사반란 주동 세력인 하나회.(사진제공 KBS 역사저널그날)

이 중심엔 12.12 군사반란으로 대통령직을 찬탈한 전두환(1931~2021, 향년 90세)과 그 뒤를 이어 대통령이 되는 노태우(1932~2021, 향년 88세)가 있었다.

군부독재 시절부터 하나회는 ‘무소불위’의 권력 집단이었다. 육군참모총장, 기무사령관, 수경사령관, 특전사령관 등 모든 군 요직엔 하나회가 자리를 차지했다. 또한, 전두환을 도와 12.12 반란에 가담한 하나회 세력들은 군부를 넘어 국회의원, 장관, 청와대 요직 등에 진출했다.

화무십일홍 권불십년(花無十日紅權不十年), 영원할 것 같았던 그들의 권세는 1993년 제14대 대통령에 취임한 김영삼 전 대통령에 의해 끝을 맞이했다.

김 전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 11일만에 하나회 주요 인물들을 숙청했다. 김 전 대통령은 하나회 숙청 3일 전인 1993년 3월 5일 육군사관학교 49기 졸업·임관식에 참여해 연설을 했다.

김 전 대통령은 연설에서 “올바른 길을 걸어온 대다수 군인에게 당연히 돌아가야 할 영예가 상처를 입었던 불행한 시절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오늘 이 자리에서 국군의 명예와 영광을 되찾아 주는 일에 앞장설 것을 다짐한다”고 덧붙였다. 즉 군을 향한 대대적 개혁을 예고한 것이다.

3일 뒤인 3월 8일, 김 전 대통령은 하나회 출신이었던 김진영 육군참모총장과 서완수 기무사령관의 보직을 해임했다.

그렇게 하루아침에 국군 의전서열 2위와 육·해·공 통틀어 최고 요직인 기무사령관이 군복을 벗었다.

“놀랬제?”

첫 숙청 다음날인 김 전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실에 나가 “놀랬제?”라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의 ‘깜짝’ 숙청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는 특전사령관과 수방사령관, 야전사령관들도 과감하게 숙청했다. 

아울러, 같은 해 4월 13일 하나회 명단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비하나회 군인과 국민들은 ‘하나회 척결’에 동의를 표했다.

김 전 대통령의 대대적인 하나회 숙청으로 1993년 3월 8일 최초 숙청날부터 같은 해 5월 23일까지 장군 18명이 군복을 벗었다.

이에 잔존 하나회 세력들은 “무신정변이 왜 일어났는지 아는가” 등 망언을 내뱉었고, 김 전 대통령은 “개가 짖어도 기차는 달린다”라고 말하며 부패군인들의 입을 다물게 했다.

이러한 김 전 대통령의 하나회 숙청 작업은 문란해진 군 기강을 다시 바로 잡고, 군부의 정치 개입을 일절 차단하며 완전한 문민정부를 완성하게 만들었다.

이뿐만 아니라, 하나회 숙청의 영향으로 1995년 전두환과 노태우는 내란죄, 횡령, 살인죄로 구속기소돼 전두환은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노태우는 징역 22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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