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21주기

인천투데이=현동민 기자│오늘로부터 21년 전인 2003년 2월 18일, 대구 도시철도 1호선 중앙로역에서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가 발생했다.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는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역대 최악의 지하철 사고로 꼽힌다. 지하철 사고 사망자 수가 두번째로 많기 때문이다. 이 사고로 사망자 198명, 부상자 151명이 발생했다. 

화재 진압 후, 그을린 대구 도시철도 뎔차의 모습 (사진제공 KBS 유튜브 갈무리)
화재 진압 후, 그을린 대구 도시철도 뎔차의 모습 (사진제공 KBS 유튜브 갈무리)

참사는 한 50대 남성으로부터 시작됐다. 방화 범인 김대한(56세)은 뇌졸중으로 장애를 얻게 돼 사회에 불만을 품고 휘발유와 라이터를 1079호 열차에 반입해 방화 테러를 일으켰다.

화재는 순식간에 열차 내부를 불지옥으로 만들었다. 참사 당시 열차는 의자부터 바닥까지 전부 불에 잘 타는 가연재 소재였고, 이로 인해 불이 번지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대구지하철공사(현 대구교통공사)는 열차 내부 설비 비용 절감을 위해 불이 잘 붙는 값싼 소재를 선택했고 그 결과 열차 자체가 ‘불쏘시개’가 되버렸다. 방화를 한 김씨는 막상 화재가 번지자 열차에서 내려 몸을 피했다. 

아울러, 화재가 발생한 열차 1079호 반대편 선로에 1080호 열차가 들어오면서 화재가 더 커졌다. 1080호 열차가 선로로 들어오면서 몰고 온 바람은 화재를 더 확산시켰다.

화재 발생 후, 1079호 열차 기관사는 화재발생 사실을 운전사령에게 보고하지 않았고 중앙로역 역무원도 화재사실을 운전사령에게 부실하게 보고했다. 

운전사령 3명은 근무태만으로 CCTV 주시를 소홀히 해 화재사실을 알지 못하고 1080호 기관사를 중앙로역에 진입시켰으며, 1080호 열차 마스콘키(열차 제어키)를 뽑아 대피하게 지시해 출입문이 닫혀 대형참사를 불렀다. 

더욱 안전한 사회를 위해

중앙로역 위치한 대구지하철 참사 추모공간에 적힌 글귀 (사진제공 KBS 유튜브 갈무리)
중앙로역 위치한 대구지하철 참사 추모공간에 적힌 글귀 (사진제공 KBS 유튜브 갈무리)

이 사건 이후로 철도 안전 체계가 크게 개선을 거쳤다. 열차 내장재를 불에 잘 타지 않는 소재인 불연재로 바꾸고, 도시철도 재난·화재 관련 대응체계·법령 정비, 열차 내 비상정지 버튼 구비, 소방방재청 설치 등 국가적 재난 관리 지침과 여러 대응체계를 갖추게 됐다.

그러나, 안전을 바라보는 한국 사회는 여전히 개선돼야 하는 부분들이 많다. 인재형 참사는 계속 되풀이되는 중이며, 참사의 고위 책임자들이 아닌 말단 인사들의 ‘꼬리자르기’식 처벌 행태도 지속 중이다.

이에 더해 기업들은 경쟁 속에서 비용 절감에만 혈안이 돼 안전을 도외시하고 있다. 또한, 국가 체계는 이 모든 것을 방관하기만 하고 있다.

지난 2022년 '이태원 압사 사고'라는 또 다른 비극을 겪은 만큼, 억울한 희생들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 참사에 대한 진상 규명과 사회 전체 우선 순위를 바꾸기 위한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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