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견이 있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목판 인쇄물'

인천투데이=현동민 기자│오늘로부터 35년 전인 1989년 2월 2일,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목판 인쇄본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이 복원됐다.

1966년 도굴꾼들이 불국사의 석가탑을 파헤치는 일이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석가탑은 손상을 입고 붕괴 위기에 몰리자, 긴급하게 유지·보수하기 위해 해체작업을 하던 중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이 발견됐다.

무구정광대다나리경 (사진출처 국가문화유산포털)
무구정광대다나리경 (사진출처 국가문화유산포털)

그러나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은 당시 기술력 부족으로 최초 발견 후 23년이 지난 1989년 2월 2일에서야 복원된다.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은 자세한 제작 시기를 알 수 없지만, 8세기 초 남북국시대 간행된 신라의 목판 인쇄본으로 추정 중이다. 탑을 세우고 다라니(석가의 가르침의 정요, 신비적 힘을 가진 것으로 믿는 주문)를 염송하는 공덕을 두고 설한 경전이다. 8세기 초 신라에 전해진 후 탑의 조성에 큰 영향을 미쳤다.

크기는 너비 약 8㎝, 전체길이 약 620㎝이며 1행 8~9자로 구성된 다라니경문이 두루마리 형식으로 적혀있다. 아울러, 본문 가운데 중국 당나라 측천무후 집권 당시만 썼던 글자들이 발견돼, 간행연대를 추정할 수 있다.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은 도화라국(都貨邏國)의 승려인 미타산(彌陀山)이 법장(法藏)과 함께 704년경에 한역한 것이다. 죄를 없애고 수명을 늘리기 위한 법을 구하기 위해 옛탑을 수리하거나 조그마한 탑을 만들어 그 속에 공양하며, 법에 의해 신주(神呪)를 염송하면 수복을 얻고 성불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이로 인해 목판 인쇄술의 성격과 특징을 완전하게 갖추고 있는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이야말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목판본이라는 점에서 세계 인쇄사에서 가치가 있는 자료라고 할 수 있다.

한편, 국내의 언론이나 서적 등에서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목판 인쇄물'임을 거의 확신하고 있으며, 이러한 내용으로 해외에 소개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론(異論)의 여지 없이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과는 달리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의 경우 제작연도와 저자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 때문에 아직 국제적으로 공인 받지는 못하고 있다.

한국은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을 세계기록유산에 등재하기 위해 유네스코로부터 심사를 받았으나, 아직 공식 인정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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