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 황제가 즐겨 사용
백범 김구를 살린 전화기

인천투데이=현동민 기자│오늘로부터 126년 전인 1898년 1월 28일 한국 최초의 전화기 ‘덕률풍’이 개통했다.

서울 덕수궁을 시작으로 각 정부 부처 평양과 인천 등에 총 12개를 설치했다. 이때 전화기를 설치한 회사는 지금도 정보통신 기술로 유명한 스웨덴의 ‘에릭슨’이라는 기업이다.

최초의 전화기 덕률풍의 모습 (사진제공 KBS 다큐 생활의 발견 유튜브 갈무리)
최초의 전화기 덕률풍의 모습 (사진제공 KBS 다큐 생활의 발견 유튜브 갈무리)

'승정원일기'에 보면 “전어기(전화기)가 있어 시시각각 소식을 신속하게 전할 수 있다”라고 쓰여 있다. 전화기는 점점 퍼져나가 1902년에는 서울과 부산이 연결되고, 누구나 쓸 수 있는 공중전화기도 설치됐다. 한국 통신의 역사는 이렇게 시작했다.

옛날에 전화기를 부를 때 덕률풍(德律風)이라고 했다. 전화기는 영어로 텔레폰(Telephone)이라 하는데, 먼 곳의 목소리라는 뜻이다. 이 텔레폰이라는 말의 소리를 따서 처음에는 전화기를 덕률풍이라고 부른 것이다.

과거 대한제국의 고종 황제(1852~1919, 향년 66세세)가 덕률풍을 즐겨 썼다고 하는데, 고종 황제가 전화를 걸면 임금님의 목소리가 곧 임금님이라고 생각했기에 신하들은 옷을 바르게 고쳐 입고 절을 세 번 올린다음 무릎을 꿇고 전화를 받았다고 한다.

고종 황제가 죽고 아들인 순종(1874~1926, 향년 52세)은 창덕궁과 고종의 묘인 홍릉에 전화를 뒀다. 그리고 순종은 홍릉에 전화를 걸어 돌아가신 아버지를 생각하며 아침마다 울었다고 한다.

여담으로, 김구(1876~1949, 향년 72세) 선생의 백범일지를 보면, 김 선생이 '치하포 사건(무장상태의 일본인을 살해한 사건)'으로 사형을 선고받아 형이 집행되기 사흘 전, 고종 황제가 당시 개통된 첫 시외 전화로 김 선생을 사면해 살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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