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 황제가 즐겨 사용
백범 김구를 살린 전화기
인천투데이=현동민 기자│오늘로부터 126년 전인 1898년 1월 28일 한국 최초의 전화기 ‘덕률풍’이 개통했다.
서울 덕수궁을 시작으로 각 정부 부처 평양과 인천 등에 총 12개를 설치했다. 이때 전화기를 설치한 회사는 지금도 정보통신 기술로 유명한 스웨덴의 ‘에릭슨’이라는 기업이다.
'승정원일기'에 보면 “전어기(전화기)가 있어 시시각각 소식을 신속하게 전할 수 있다”라고 쓰여 있다. 전화기는 점점 퍼져나가 1902년에는 서울과 부산이 연결되고, 누구나 쓸 수 있는 공중전화기도 설치됐다. 한국 통신의 역사는 이렇게 시작했다.
옛날에 전화기를 부를 때 덕률풍(德律風)이라고 했다. 전화기는 영어로 텔레폰(Telephone)이라 하는데, 먼 곳의 목소리라는 뜻이다. 이 텔레폰이라는 말의 소리를 따서 처음에는 전화기를 덕률풍이라고 부른 것이다.
과거 대한제국의 고종 황제(1852~1919, 향년 66세세)가 덕률풍을 즐겨 썼다고 하는데, 고종 황제가 전화를 걸면 임금님의 목소리가 곧 임금님이라고 생각했기에 신하들은 옷을 바르게 고쳐 입고 절을 세 번 올린다음 무릎을 꿇고 전화를 받았다고 한다.
고종 황제가 죽고 아들인 순종(1874~1926, 향년 52세)은 창덕궁과 고종의 묘인 홍릉에 전화를 뒀다. 그리고 순종은 홍릉에 전화를 걸어 돌아가신 아버지를 생각하며 아침마다 울었다고 한다.
여담으로, 김구(1876~1949, 향년 72세) 선생의 백범일지를 보면, 김 선생이 '치하포 사건(무장상태의 일본인을 살해한 사건)'으로 사형을 선고받아 형이 집행되기 사흘 전, 고종 황제가 당시 개통된 첫 시외 전화로 김 선생을 사면해 살렸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