힌츠페터 독일 기자가 세상을 떠난 날

인천투데이=현동민 기자│오늘로부터 8년 전인 2016년 1월 25일, 1980년 광주의 참상을 영상에 담아 외국에 알린 ‘진실을 기록한 푸른 눈’ 위르겐 힌츠페터(1937~2016, 향년 78세)가 세상을 떠났다.

위르겐 힌츠페터는 독일의 기자이자 언론인으로 독일 제1공영방송(ARD) 북부독일방송 특파원이었다.

광주 민주화 운동을 현장에서 취재했던 위르겐 힌츠페터 기자와 택시운전사 김사복 씨 (사진제공 문화체육관광부 해외문화홍보원)
광주 민주화 운동을 현장에서 취재했던 위르겐 힌츠페터 기자와 택시운전사 김사복 씨 (사진제공 문화체육관광부 해외문화홍보원)

위르겐은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에서 시민과 계엄군이 충돌했다는 짧막한 소식을 듣고 사태가 심상치 않음을 직감했다.

위르겐은 곧바로 김포공항으로 입국했고 택시로 광주에 잠입해 당시 상황을 취재했다. 그는 광주 취재 허가를 정식적으로 받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해 잠입을 선택했다.

위르겐을 광주까지 잠입하게 도와 준 사람은 외국인 전용 호텔 택시 기사 김사복(1932~1984, 향년 52세) 씨이다.

그 결과 위르겐은 광주의 참상을 기록할 수 있었다. 위르겐의 영상은 당시 언론에서 보도한 '폭도가 점령하여 아비규환이 된 광주시내'와 같은 계엄군의 주장에 정면으로 반박할 수 있는 확실한 증거 영상이었다.

현재 영상으로 접하는 대부분의 광주 민주화운동 자료들은 위르겐이 촬영한 것이다.

위르겐의 취재와 영상자료는 5.18 민주화운동을 폭동으로 날조하려는 시도를 저지하고 오늘날의 역사적 평가를 재정립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2016년 1월 25일, 위르겐은 심장병으로 생을 마감했다. 그는 "광주에 묻어달라"는 생전의 유언을 남겼지만, 유족들이 반대했다. 이에 위르겐의 모발과 손톱, 유품을 담은 항아리 정도만 비석과 함께 5.18 구묘지 입구에 안치했다.

한편, 이들의 이야기는 2017년 개봉한 영화 '택시운전사'에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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