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투데이=김갑봉 기자 | 임금 노동자는 충분한 휴식을 취함으로써 자신의 노동력을 충전해서 다양한 유형의 노동 시장에서 다시 노동하고 그 노동의 일부 대가를 임금으로 받아 살아간다. 그래서 별다른 유동자산이나 부동자산이 없는 노동자에게 몸은 가장 소중한 자산이다.

그리고 그 노동자의 노동력이 나이 들면 물리적으로 쇠락하기 마련이다. 노동력 유지를 위해 병원도 다니고 약도 먹고, 건강식과 영양제, 면역향상제 등을 챙겨먹는다. 노동자는 아프면 안 되니까.

그런데 노동력을 회복하는 데 약이나 영양제 등도 중요하겠지만 가장 좋은 보약은 잠이다. 숙면만큼 좋은 보약이 없다. 특히 밤 11시~새벽 4시 이 시간대는 사람 몸 안에서 면역세포가 회복하는 가장 좋은 시간이다. 아직까지 사피엔스 인류에게 이 시간대에 자는 게 면역력 향상에 가장 좋다고 한다.

일찍 자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고, 늦게 일어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다. 일찍 일어난 김에 전 한국은행 인천본부장 김하운 현 사회적은행 (사)함께하는사람들 이사장님의 '김하운 경세제민' 칼럼을 데스킹 하다 보니 새벽 5시를 조금 지났다.

서울, 김포, 인천의 지도.(제작 홍지은 PD)
서울, 김포, 인천의 지도.(제작 홍지은 PD)

이번 연재부턴 노동경제를 다룬다. 노동경제의 핵심은 인구다. 소비인구, 생산가능인구, 노동가능인구 등등. 인천은 지역내총생산(GRDP)이 약 100조원에 이르는 국내 특광역시 중 세 번째 부자도시다. 그러나 정작 인천 시민들은 못사는 도시다. 왜 그런지는 먼저 쓴 ‘김하운 경세제민’ 칼럼에 잘 정리 돼 있다.

ㆍ[관련칼럼] [김하운 경세제민] 인천은 그런대로 잘사는데 시민은 가난한 이유

최근 ‘김포시, 서울시 편입’ 문제로 정치권이 시끄럽다. 내년 총선을 겨냥한 전형적인 포퓰리즘 정책이다. 오죽하면 여당인 국민의힘 내 중진으로 통하는 유정복 인천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이 나서 쓴 소리를 했을까 싶다.

그랬더니 이번엔 국민의힘이 소란스럽다. 두 중진 인사의 발언이 당혹스럽고 불편한 모양이며, 일부는 불쾌하다고까지 했다고 한다.

그러자 이번엔 국민의힘 조경태 김포시 서울시 편입 특위 위원장이 나서 서울, 부산, 광주 메가시티 정책을 발표했다. 행여 대전과 대구가 섭섭할까봐 대전과 대구도 메가시티로 같이 키우겠단다.

국민의힘 발 ‘김포시 서울시 편입’ 정책으로 여론이 사나워 지고 당내 중진급 인사조차 '정치쇼'이자 '포퓰리즘'이라고 쓴 소리를 하니 나름 진화에 나서는 모양새다.

내년 4월 22대 총선이 불과 5개월여 남겨두고 서울과 그 주변 지역에서 정부와 여당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으니 그 민심을 달래려고 김포시 서울시 편입 카드를 꺼냈는데, 그게 더 화를 키우자 특광역시 중심의 메가시티 육성 카드를 꺼냈다.

그러나 진단과 해법이 틀렸다. 여전히 서울 중심적인 사고로 사태를 바라보고 있다.

대한민국은 초고령사회로 진입한지 오래고 인구는 인구 절벽을 찍고 이미 추락하기 시작했다. 통계청 추계인구는 현재 0.7인 출산율이 하락하지 않고 유지하는 선에서 긍정적으로 추산했을 때 25년 후인 2048년께 한국 인구가 약 3800만명이라고 추산했다.

현재 한해 태어나는 신생아가 약 20여만명이라고 한다. 이렇게 만이라도 꾸준히 태어나더라도 50년 지나면 50세이하 인구는 1000만명에 불과하다. 글을 쓰는 나 역시 50년 후엔 이 세상에 없을 가능성이 무척 높다.

저출산 대책으로 그동안 정부가 투입한 예산이 약 150조원이라고 하는데 출산율은 그 대책이 무색하게 현격하게 떨어지고 있고 인구는 감소하고 있다. 왜일까. 실효성이 없기 때문 아닌가.

다들 서울에 살려고 하고, 지금도 대놓고 서울에 살라고 강요하고, 서울로 끼워줄게 하질 않는가.

노동자가 서울에서 살면 고임금 고소득을 누릴 순 있지만 대신 그만큼 부담을 해야 하거나 포기해야 할 게 있다. 비싼 주거비와 사교육비, 의료비를 감당해야 한다. 맞벌이로 벌어도 집 장만하는 게 여의치 않으니 육아엔 신경 쓸 겨를도 없다.

그런데 출산을 위한 지원금은 계속 서울 중심 수도권에 집중된다. 출산이 가능한 세대가 서울 주변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비서울 지역은 서울의 식민지나 다름없다. 그 사이 비수도권 지역은 인구 소멸에서 절멸, 지방 소멸에서 절멸로 이행하고 있다. 이 악순환을 끊는 것은 서울을 더 크게 확대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서울을 해체하는 것이다.

수도를 세종시로 완전히 이전하고 과감하게 지방분권을 실시해야 한다. 강원특별자치도, 제주특별자치도가 출범했고 전북특별자치도가 내년 출범하며, 경기북부특별자치도도 출범을 앞두고 있다. 부울경과 광주전남도 특별지자체를 추진 중이다.

이참에 연방제 수준의 과감한 행정체제 개편과 함께 강력한 지방분권으로 서울이 잠식하고 있는 인력, 자본, 기업, 산업, 에너지 등을 분산하고, 해당 지방정부에 분권을 쥐어 주는 게 타당하다.

"경제에서 소비-생산-소득 증가가 순환하면서 서로가 물려있는 점을 고려하면, 이 순환과정 내에서 발생하는 내생적 소득 증가만으로는 소비를 증가시키는 데 한계가 있다. 따라서 외생적으로 소비를 증가시키는 것이 생산과 소득을 동시에 증가시키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된다. 여기서 소비를 증가시키는 가장 큰 외생적 요인은 인구증가이다(김하운)"

김포시 서울시 편입 '정치쇼' 얘기를 하려다보니 인구 얘기, 지방 인구소멸, 지방소멸 얘기를 안 할 수가 없었다. 이미 한국의 비서울 지역은 모두 서울의 식민지다. 인천도 마찬가지다. 경기북부특별자치도와 경기도만 분리할 게 아니라, 이와 맞물려 김포는 인천시와 부천시, 시흥시와 500만 광역경제권으로 묶어 강력한 지방분권을 실시하는 게 바람직하다.

경기남부 지역도 안산, 수원, 화성, 평택, 오산 등은 또 하나의 광역경제권으로 묶어 강력한 지방분권을 실시함으로써 지식정보화시대 4차 산업시대를 살아가는 복잡하고 고도화 된 다양한 시민의 이해와 요구를 수렴하고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 이젠 20세기 산업화시대 중앙집권 사회에서 지식정보사회 지방분권으로 과감하게 전환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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